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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겁주기

반(反)과학주의에 흔들리는 공중보건정책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 글은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사이비의학 비판가인 스티븐 배럿(Stephen Barrette)이 에머슨대학 조교수인 밥 스프레이그(Bob Sprague), 치의학 전문기자인 매리 베르나르(Mary Bernhardt) 와 함께 ‘쿽워치(Quackwatch, http://www.quackwatch.com )'에 기고한 글을 작성자의 허락을 받고 번역 게재한 것(완역판)입니다. 원문제목은 'Fluoridation: Don’t Let the Poisonmongers Scare You’입니다. 김현우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학술특보와 황의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원장, 김진만 '합리주의자의 道' 운영자가 같이 번역했습니다.




불소는 대부분의 수자원에 포함되어 있는 미네랄 성분이며,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란 이러한 수자원에 이미 자연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불소의 농도를 1ppm (역주 : 우리나라는 0.8 ppm)으로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정책이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은 충치예방에 있어 아주 안전하고 효과적인 정책이다. 하지만 수돗물의 불소농도를 조정해주는 일을 마치 독극물을 넣는 것처럼 호도하는 반대론자들 때문에 아직도 많은 지자체는 이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 추진의 역사는, 원래 자연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아주 인상적인 일이다.

1900년대 초에 프레데릭 맥케이(Frederick S. McKay) 박사는 콜로라도에서 개원하여 치과의사로 일하던 중, 해당 지역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치아의 반점치(staining, 역주 : 치아에 하얀 반점이 생김)와 관련된 거의 30년에 걸친 연구를 시작하였다.

연구를 하던 중, 그는 이와 같은 반점치가 택사스 주에서는 “택사스 치아(Texas teeth)”로 불려진다는 것, 그리고 그밖의 다른 주((州)에서도 매우 흔한 현상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1928년에 맥케이는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이런 반점치는 치아의 하얀 반점과 동시에 “신기하게도 충치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하얀 반점과 충치에 대한 내성은 물 안에 있는 어떤 물질 때문일 것이라 추정했다. 이 물질은 1931년에 이르러 ‘불소(fluorine)’로 밝혀졌다.

미국 공중위생국(Public Health Service)은 음용수에 있어 어느 정도의 농도가 반점치의 문제가 없이 순수하게 충치 예방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맥케이의 연구를 이어받았다. 트렌델리 딘(H. Treandly Dean) 박사가 4개주 21개시에서 자연적으로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마신 7,000여명의 어린아이들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shoeleather epidemiology)” 수년간 조사했다.

1943년, 딘 박사는 가장 이상적인 불소 음용수의 농도는 1ppm 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농도의 불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마신 사람들은 충치가 다른 사람에 비해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건강하고 매력적인 치아를 가지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반점치가 생기지 않았다.

다음 단계는 수자원공학(water engineering)으로써 이 놀라운 자연적 치아 건강 증진법을 과연 구현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는 것이었다. 실험을 위해 선정된 여러 수자원 공급원에서 불소의 농도는 1ppm으로 설정됐다.

이 실험은 뉴욕주의 인접한 뉴버그(Newburgh)와 킹스턴(Kingston)에서 시행되었다. 우선 두개 도시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치아와 건강상태를 치과의사와 의사가 검사를 한 후, 뉴버그의 수돗물에만 불소를 넣었다.

10년후에 확인한 결과, 불소가 들어있는 수돗물을 마신 뉴버그 지역에 사는 주민에게서, 불소가 들어있지않은 수돗물을 마신 킹스톤의 주민보다 58%의 충치감소가 확인되었다. 또한 그 효과는 아주 어릴 적부터 불소가 포함된 수돗물을 먹은 사람일수록 더 효과적이었다.

또다른 연구를 통해, 그렇게 어릴 적에 불소농도조정된 물을 마셔 치아가 튼튼해진 사람은 평생 충치에 대해서 저항성을 가지게 되었음도 밝혀졌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지지하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모이면서 많은 지역사회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으로 큰 이익을 보게 되었다.
 



치아가 불소를 과다흡수하는 경우에 반점치(dental fluorosis)가 나타나며, 과다흡수 초기에는 작고 흰색의, 자세히 봐야 겨우 보이는 반점이 나타난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에는 치아에 갈색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점은 이러한 반점치들은 정작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을 통해 첨가하는 불소의 농도는 이런 현상을 일으키기에는 매우 극단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 덕분에 충치 발생률이 어린이의 경우 20-40% 감소했으며 성인의 경우는 15-35% 감소했다. 이것은 사실 예전의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에 의한 충치 감소율보다는 다소 줄어든 것이다. 그 이유는 오늘날 발달된 구강위생, 그리고 불소가 함유된 치약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현재 1억 4천만명정도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시행 지역에서 살고있다. 하지만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 때문에 아직 8천만명정도가 불소농도조정이 되지 않은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주장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소위 “안티”들)의 주장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담대한 거짓말이다. 히틀러의 주특기로 유명한 이런 거짓말은, 사용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의외로 효과적이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암을 발생시키고, 심장,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며 그밖에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들이 근거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거짓말이 계속 반복되면 사람들은 그런 거짓말에도 어쩌면 어느 정도 진실이 포함되어있다고 믿어버리게 된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또한 그런 거짓말을 상세하게 리스트로 만들어서 연속적으로 파상적으로 퍼뜨린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찬성론자들이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그런 “해약“ 몇가지에 대해서 반론을 할 수는 있지만 이 리스트 전체에 대해서 갑자기 한꺼번에 다 반론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론자들의 거짓말 물량공세는 토론회나 신문사설, 텔레비전 뉴스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하는 또 다른 형태의 거짓말은 (구강위생의 발전과 불소함유치약 등으로 인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충치예방에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서의 충치 발생률의 차이가 다소 좁혀지긴 했다. 하지만, 아직도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의 충치예방효과는 매우 크다. 미국의 공중위생국에 따르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에 1달러를 쓰면, 치과를 가는 비용 50불을 절약할 수 있을 정도다.

무언가를 반대하려는 사람들에게 제도권 매체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소통수단이 된다. 당연히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도 자신들의 주장이 제도권 매체를 통해 알려지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사실 제대로된 과학 학술지에서는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 부족의 문제 때문에) 거의 실리지 않지만, 묘하게도 상당수의 지역지가 단지 목소리만 큰 이러한 일부 소수의 주장을 근거 확인도 없이 기꺼이 실어주고 있다. 몇몇 지역지 편집자들은 이러한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주장으로 논란이 벌어지면 신문을 파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은근히 이런 일을 환영하기도 한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만들어낸 마치 “정식 보고서(document)”의 느낌을 주는 글들의 목적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둘러싼 논쟁이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마치 과학계 내부에서의 학설 논쟁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데 있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도 종종 학적 형식을 갖춘 인용을 하긴 하지만, 그 내용은 대부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거나 혹은 학적 맥락이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이상한 학술지, 또는 매우 찾기 어려운 학술지에서 무슨 근거라도 찾은양 인용을 하는 일도 흔하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또 다른 술책은 엄연히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찬성하는 과학자들의 글을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도 오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자신의 글이 잘못 인용되었다고 과학자들이 항의를 해도 이미 반대론자들의 글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다 전달될 리가 없다.

진실의 반쪽만 알리는 것도 볼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수법이다. 예를 들면,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불소가 쥐약의 성분이라는 것은 마구 부각시키지만, 무엇이 독극물인지 아닌지는 어디까지나 투여량에 달려있다는 진실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 무엇이라도 엄청나게 많이 복용하면, 심지어 순수한 물조차도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불소농도조정으로 수돗물에 첨가되는 불소의 농도는 매우 극단적으로 낮기 때문에 그 어떤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역주 : 자연적으로 음용수의 불소가 0.8~1ppm 을 넘는 경우도 많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전문가”의 말도 자주 인용한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에서라도 진짜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잘 정립된 과학적 진실에 대해서 그냥 무작정 반대하는,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불소농도조정에 반대한다고 그런다.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이 문제의 진짜 “전문가“가 아니며 알고보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에 반대하는 치과의사와 의사는 거의 없다. 사실 불소농도조정을 반대한다는 “전문가” 중 일부는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과학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단지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 정부의 개입이고 간섭이기 때문에 이념적 측면에서 반대를 하기도 한다.
 



언뜻 보아서는 흠없는 주장같지만 실제로는 빈정대는 것에 불과한 수사법도 널리 사용된다. 몇몇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지금까지는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안전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장기적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정책 추진을 반대한다.

즉, 정책 추진을 미루고 계속 기다리다보면 시민들의 불소농도조정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알고보면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한 그냥 작은 미끼에 불과하다. 말할 필요도 없이 그들은 앞으로 수백년동안은 계속 그같은 주장을 하면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반대할 것이 뻔하다.(역주 : 장기적 안전성 문제는 광우병 소동 당시에도 쟁점화됐던 문제이다. 잘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것들 중에서 장기적 안전성이 완벽하게 확인된 것은 단 한가지도 없기 때문에 이런 반대 논리라면 이 세상에 먹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즉, 우리가 삶을 영위하려면 어느 수준 이하의 불확실성이나 위험은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몇몇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상금을 모아 주겠다고 호언했다. 1970년대에 일군의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누군가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의 안전성을 입증해낸다면 자신들이 상금 십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공모전을 제안했다. 단, 안전을 입증을 하겠다는 이로부터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안전한다는 주장이 최종적으로 허위로 판명되었을 경우에는 모든 제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고 말이다.

하지만, 저같은 상금 제안은 도대체 누가 불소농도조정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지조차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물론 볼 것도 없이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지정한 사람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임이 확실하다. 만약, 누군가 안전성 입증에 성공해 상금을 타 내기 위하여 법정까지 가게 되면, 법정에서는 이러한 상금은 도박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판결을 내릴 것이다.

저 공모전에 참여하려면 최소 2만 5천달러의 공탁금과 별도로 변호사 비용도 필요하다고 한다. 안전성 입증을 하고 상금을 받아내기 위해서 판결까지 가서 승소하게 되어도, 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상금을 모아 주기로 한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들로, 미국과 캐나다에 넓게 분포하기 때문이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의 충치예방에 대한 이점은 과학적으로 확고하게 지지되고 있기 때문에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결국에 음모론을 내세운다. 음모론의 멋진 점은 그 대상이 누구라도 될 수 있으며,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증명할 방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점에 있다. 하기사 어떤 음모가 비밀리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절대 사실이 아니라는 증명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음모론의 타겟으로 미국치과의사협회(American Dental Association),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그리고 알루미늄 산업계를 가장 선호한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이들 집단들이 서로 하나가 되서 미국인들에게 독극물을 먹인다고 주장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러한 음모론이 광적인 사람에게나 주로 퍼졌지만 최근에는 대중에게도 널리 퍼지고 있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라는 식의 주장도 음모론의 일종이다. 수돗물에다 처음에는 불소를 넣겠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나중에는 수돗물에다 비타민을 넣을 수도 있고 피임약을 넣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음모론자들은 말한다. 과연 그런 것을 넣겠다고 할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도 분명치 않지만, 하여간 이런 음모론성 주장들은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원하는 소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섭게 보이는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도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암이나 심장병 같이 뻔히 보이는 단어뿐만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인 “다운증후군(mongoloid births)”이나 “겸형적혈구빈혈증(sickle-cell anemia)”도 사용된다. 또한 환경과 관계된 용어도 사용한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불소를 구태여 “화학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 미네랄, 즉 우리 몸에도 필수적인 무기영양소라고 부르지 않고 - , 일반인 대다수가 이미 우리 삶이 온통 화학물질로 가득차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더더욱 겁을 주기 위해서이다. 물론, 그냥 물조차도 알고보면 “화학물질”이고 - 물의 화학명은 일산화이수소이다 - , 우리 삶에 있어 필수적인 화학물질이 많다는 얘기를 뒤늦게 해봐야 일반인들을 다시 안심시키기는 힘들다.

또한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불소가 인공의 산물이며 산업 폐기물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이용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은 원래 자연 현상에서 영감을 얻어 그것을 그대로 모방해 이뤄지는 일일 뿐이다.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자연속의 불소와 화합물의 불소는 다르다고 말한다. 도대체 뭐가 다르단 말인가?

얼핏 그럴듯해보이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수법이다. 일부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조건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찬성론을 내세우며 지자체에서 자녀들의 음용수에 불소 첨가를 원하는 부모들을 위해 따로 불소 알약을 주면 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언뜻 민주적인 것으로 들리긴 하지만, 공중보건정책상 매우 좋지못한 방법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12살이 되도록 부모가 불소 알약을 4,000번 이상을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이런 대안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추진에 대한 “중립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관련 정책 추진이 주민투표에서 좌절되었을 경우 대신 지지할 수 있는 대안적인 프로그램인 것으로 여겨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하지는 마시라. 이런 위선적 찬성론은 거의 항상 선동적인 책략이다.

지역 사회에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시행된 다음에는 반대론자들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식의 주장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 좋은 예가 하나 있다. 1956년 6월 1일 미국의 클리브랜드에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이 시행되자 다음날부터 수많은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집 금붕어가 죽었어요.”, “우리집에 꽃이 시들어갑니다.”, “더이상 커피가 맛이 없어요.”, “우리집 개에게 변비가 생겼어요” 등등.

저같은 항의의 대부분은 실재하는 것보다 감정적인 것이긴 한데, 어떻든 이런 문제와 관련 클리브랜드의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은 전적으로 무죄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당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이 시행 직전에 문제가 생겨서 7월 이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주민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자"

불소농도조정 문제를 주민투표를 통하여 결정하자고 하는 주장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주장 중에서 행정가나 일반대중에게 가장 설득력있게 들리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겉으로는 마치 민주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선,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을 통해서 수혜를 입기 때문에 이 정책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투표권 없는 사람들(즉, 어린이)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 일반대중 사이에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겁주기 선전선동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도 지적되어야 한다.

일반대중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에 대한 찬성의 주장과 반대의 주장, 그리고 어떤 권위있는 집단의 주장들이 맞는지 등에 대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일반대중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하는 거짓 주장을 전부 다 수용하지 않더라도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반대할 수 있다. 즉,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그들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반대할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토론은 그들에게는 오히려 두려움만 가중시킬 것이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이 이 문제를 주민들이 결정하게 하자고 말할 때, 이것이 마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결정을 원하는 것처럼 보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도시에서는 그 반대의 경험을 하였다. 투표에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찬성의 결과로 나왔다고 해도 나중에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해서 같은 안건으로 다시 투표를 실시하기도 한다. 불소농도조정 정책이 시행되었다가 폐기되는 현상이 반복되면 어린이들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행정당국이 매우 번거로워진다.

해당 지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찬성하더라고 이상하게도 투표에는 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싫어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투표소를 향한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투표소에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투표의 결과는 불소농도조정 지지자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1998년에 미국치과의사협회의 의뢰에 의한 갤럽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중 불소농도조정을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 70%는 찬성을 하고 18%는 반대를 했으며 12%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목소리 큰 소수'는 많은 지역사회에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에 대한 조직적 방해에 열성이다.
 



암에 대한 두려움

1970년대 중반에 야무야니스(John Yiamouyiannis) 박사와, 또 한 사람의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은 암을 일으킨다는 보고를 했다. 전문가들은 이 내용이 통계를 잘못 해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불소농도조정이 된 지역과 불소농도조정이 안된 지역의 암사망률을 비교했다. 그러나 이들은 암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다른 요소(산업오염) 등은 간과했다. 1977년에 각각 다른 연구자에 의해서 이러한 내용이 부정되었지만 아직도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측의 주장에 위의 주장이 포함되곤 한다.

1990년에 쥐와 생쥐를 이용해 고농도의 불소를 노출시킨 실험자료가 비공식적으로 유출이 되었다. 그 실험은 미 국립환경보건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에서 수행한 실험으로 이 기관의 최종 보고서는 암컷 쥐와 생쥐의 암수에서는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었으며 수컷의 쥐에서만 약간 모호한 증거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뒤를 이어 미 공중위생국의 전문가 패널은 그 자료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 암이나 기타 병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끌려다니지 말라

사실 공중보건정책에 있어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만큼 (반대론자들의 조직적 음해 때문에) 이상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없다. 허나, 이것은 단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에서 영감을 얻어 그것을 그대로 모방해 이뤄지는 안전한 정책임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의 안전성, 유효성을 지지하는 수많은 연구 논문이 나와 있으며, 또 수많은 과학, 보건, 시민단체의 관련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그 어떤 공중보건정책 중에서도 이보다 더 검증된 것은 없다. 그럼에도,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여러 공중보건정책 중에서 오직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만이 주민의 투표를 거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불소농도조정지역에 살고 있다면 여러분은 운이 매우 좋은 것이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의 겁주기에 속지 말라.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은 여전히 현대 보건의료정책의 기적적인 정책 중 하나다.
 

※ 기존에 사용하던 '수돗물 불소화(water fluordiation)'라는 용어는 국민건강진흥법의 개정에 따라 새로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습니다. 본 원고도 국민건강진흥법의 개정 취지에 맞게 '수둣물 불소화'를 모두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으로 표기합니다.
    
 


인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논란, 미국산 소고기 파동과 유사?

인천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남동정수장에 불소를 넣는 것을 시작으로 이 사업을 시내 4개 정수장에 점차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좌익정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에 밀려 현재 정책추진이 보류된 상태다. 불소농도조정 반대진영은 치아건강과 관련해 전혀 전문가라 할 수 없는 이들로 구성돼있다.

인천시의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정책은 1995년부터 추진돼왔으며, 2010년 당선된 송영길 인천시장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인천시가 발표한 불소농도조정 사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에 찬성하는 비율은 58.7%였다. 이 설문조사는 시가 남동정수장 물을 받아 수돗물로 쓰는 시내 6개 구 34개 동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것이었다. 반대는 28.6%, 나머지 12.7%는 찬성 또는 반대 어느 쪽으로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듯 찬성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일부 불소농도조정 반대론자들은 설문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의회 역시 이 같은 반대론자들의 조직적 항의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현재까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소고기 논란과 유사한 패턴을 그리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과학적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며 이를 정치적 쟁점화 시키려 발버둥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아마 다음 순서는 인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 논란에 대해 MBC‘PD수첩’이 특집으로 다루는 일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또 누군가는“불소농도조정 된 수돗물을 마시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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