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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워치 (과학/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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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5일 미국에서 4번째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지고부터 2008년 광우병 파동 때‘미국소=미친소’라는 주장을 쏟아내던 단체들과 소위 전문가들은 예의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 발표된 논문이 근거라면서 내놓고, 프리온 전문가들이 광우병의 위험을 강조하고 있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지난주 소개한 2005년 12월16일자 사이언스지는 소에 생기는 프리온 감염과의 전쟁에 쏟은 공중보건 분야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어 신문지상에서 광우병이란 단어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국가들부터 광우병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입되던 재원(財源)를 다른 분야로 돌리고 있어 프리온 질환의 연구에 넘쳐나던 연구비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프리온을 연구해온 연구자들은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메리칸 스펙테이터의 편집주간 톰 베텔은“미래에 대한 무시무시한 경고를 바탕으로 하는 모든 과학은 의심해보아야 한다. 그런 과학은 대부분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왜곡되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학분야의 연구는 대부분 많은 돈이 필요하다. 따라서 연구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과학자는 이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사회적으로 주목을 끄는 분야에 연구비를 쏟아지는 것은 당연지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자신하는 연구가 사회적으로 주목받아야 한다는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과학자들은 희망뿐만 아니라 공포를 팔러 다닌다.”는 톰 베텔의 주장을 새겨들어야 하는 이유다.

평소 과학이 정치권에서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최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프리온학회에 참석해보니 많은 학자들이 이번에 미국에서 발생한 비정형 광우병의 확산위험성을 비롯해 프리온단백의 유전자 코돈 129번 MM이 인간광우병의 감수성과 관련된 유전자형이라는 주장 등을 트위터로 실시간 중계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PD수첩-광우병’편의 제작을 맡았던 조능희 CP 역시 트위터를 통해 비정형광우병의 안전성에 관한 실험결과를 요약해 위험성을 확산시키려 애쓰고 있다. 물론 이런 실험결과들에 대해 관련 분야 연구를 하고 있는 다른 연구자들이 얼마나 합의하고 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비정형 광우병소의 살코기에도 광우병 위험물질이 있고, 비정형 광우병의 인간전염을 밝힌 논문이 많다는 식이다. 조능희 CP 주장대로라면 국제수역사무국이 기준을 정하고 많은 나라에서 사용해온 특정위험물질 기준을 다시 정해야 할 것이다.

‘PD수첩-광우병’편이 방송한 내용 가운데 특정위험물질에 관한 사항에 관한 재판부의 판단을 검토해보자. 검찰은“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경우 특정위험물질(SRM)은 편도, 회장원위분 등 2가지뿐이고 이를 모두 제거한 후 수입되기 때문에 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경우 수입되는 특정위험물질(SRM) 부위는 전혀 없음에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방송에서”이번 협상결과 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경우 특정위험물질(SRM) 5가지 부위가 수입된다.”고 보도한 것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국제수역사무국은 광우병위험통제국가의 월령 30개월 이상의 소에 대하여,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 등 7가지 부위를, 월령 30개월 미만의 소에 대하여는 그 중 편도와 회장원위부 2가지만을 특정위험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나, 유럽연합(EU)은 월령 12개월 이상의 소의 경우 두개골, 척수, 척주, 배근신경절, 장 전체, 편도, 장간막을 특정위험물질로 분류하지만, 월령 12개월 미만의 소의 경우 그 중 장 전체, 편도, 장간막만을 특정위험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일본은 모든 소의 두부(혀, 볼살 제외), 척수, 척주, 회장원위부, 배근신경절을 특정위험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2007년 9월11일 제2차 전문가 회의에서 모든 소의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 등 7가지 부위를 특정위험물질로 분류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의 특정위험물질을 분류하는 절대적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나라 또는 분류기준에 따라 다양한데, 소의 특정위험물질이 모두 7가지라고 보도한 것은 우리정부의 종전 분류기준에 따른 것이라 볼 것이고, 30개월 미만의 경우 편도와 회장원위부만 제거하고 남은 다섯 가지는 들어오게 된다고 보도했으므로, 이 부분 SRM 관련 보도내용은 곧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에서도 1심 재판부가 인용한 근거에 더해 이 사건 방송 당시 시행되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2006.3.6 농림부장관 제정고시)에는“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쇠고기의 특정위험물질을‘모든 연령의 소의 뇌, 눈, 척수, 머리뼈,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 및 이들로부터 생산된 단백질 제품’이라고 분류”하고 있으므로, 30개월령 미만의 소에서 편도, 회장원위부를 제거하더라도 뇌, 눈, 척수, 머리뼈, 척주의 5가지 특정위험물질이 수입될 있다는 점 등을 인용해“이 사건 특정위험물질 관련 보도의 내용을 허위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동 건의 상고심을 심리한 대법원 제2부는“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원심의 사실인정을 탓하는 취지에 불과해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계 증거를 원심판결 이유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논리와 경험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고 판단,‘PD수첩-광우병’편의 특정위험물질 수입 관련 보도내용이 허위가 아니라는 점을 최종 확인한 셈이다.

한편 민사소송으로 진행된‘PD수첩-정정보도 신청’건에서도 특정위험물질에 관한 보도내용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대법원 역시“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반론보도청구권 행사의 정당한 이익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원심판단을 확정했다.

이와 같은 재판부의 판단은 기왕의 고시 혹은 전문가회의 등에서 7개 부위에 대해 연령제한 없이 특정위험물질로 규정해왔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하겠으나, 사실상 광우병에 대한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특정위험물질에 대한 기준 역시 수정·보완돼왔고, 이런 사항들이‘PD수첩-광우병’편이 방영되기 직전 타결된 한미 쇠고기협상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는데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면,‘PD수첩-광우병’편에서는 연령에 따라 특정위험물질 기준이 달라진다는 점을 시청자들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했을 것이다. 특정위험물질에 관한 기준 역시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정하고 보완한 것이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판결문에 담고 있는“현대의 과학기술 수준이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확실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과학 그 자체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하여 어제의 과학적 진실이 내일 허위로 판명된 사례를 역사상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기본취지를 바탕으로 내린 판단이라 해도 아쉽다는 느낌이 남는다. 과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특정위험물질에 대한 기준이 이미 바뀌었다고 한다면,‘PD수첩-광우병’편에서는 새로 바뀐 기준을 토대로 한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변경사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프로그램제작에 최선을 다하고 시청자들에게 최신정보를 제공해야할 언론으로서의 기본적 사명을 다한 것인가 생각해볼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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