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투고
후원안내 정기구독

자유통일강대국코리아 (역사/외교)


배너

일본과 삼성 앞에선 고무줄이 되는‘법(法)’

일본 대사관 앞 시위는 수수방관, 삼성 앞 시위는 엄격단속?

현재 삼성그룹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삼성별관 건물엔 싱가포르 대사관이, 삼성생명 건물엔 엘살바도르 대사관이, 삼성타워(국세청)건물엔 온두라스 대사관이 입주해 있다. 최신식,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이 건물들에 들어간 대사관들 공통점은‘미니 대사관’이라는 점이다. 미국, 중국, 일본처럼 인구나 경제규모가 큰 나라의 공관은 많은 인력과 공간을 필요로 하지만, 싱가포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의 경우엔 그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구나 경제규모와 상관없이‘외국공관’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온두라스나 미국이나 똑같다. 그 가운데 삼성 측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외국공관 100m 이내에선 집회와 시위를 금지한다’는 법률이다. 실제 삼성 계열사 빌딩들은 미니 대사관을 입주시킴으로써 거대한 자사 빌딩 근처에선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삼성 해고 노동자들이 시도했던 삼성그룹 빌딩 앞 시위들은 전부 불법이 됐고, 시위와 집회의 자유를 호소한 위헌소송도 2010년‘외국공관 앞 시위 금지는 합헌’이란 판결로 인해 사실상 패배로 막을 내렸다. 삼성 해고근로자 모임이나 일부 시민단체에선 집시법을 교묘히 이용한 꼼수라는 비판적 의견이 있었으나, 그래도 법의 해석과 적용을 뒤집지는 못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나라에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 해방구가 있다.

바로 일본대사관 앞이다.

일본대사관 앞에선 지난 20여 년 동안‘수요시위’라 불리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제재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찰, 공무원, 언론들도 수수방관할 뿐이다.

한국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위안부 문제’이기에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 못지않게 민감한 문제, 독도관련 항의시위를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이는 것을 허용해달라는 위헌소송은 헌법재판소까지 갔어도 결국 패소했다. 아무리 독도 시위라도 외국공관 앞 시위를 제재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내용이었다.

삼성 해고 노동자들이여 일본대사관으로 가라

“일본대사관 앞 독도 시위는 안 되는데 위안부 시위는 왜 가능한가?”라고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에 물어보니“원칙을 따지자면 불법이지만, 저 시위는 오래 전부터 해오던 것이기 때문에…”라는 대답을 들었다. 다시 말해 불법행위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예전부터 관습적으로 해왔다는 이유로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법을 지켜야 하는 경찰이 법보다 관습을 우선시 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그 관습에 구체적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란 점이다. 경찰이‘오래 전부터’라는 말하는 것이 1주일 전부터인지, 1년 전부터인지, 10년 전부터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야말로 적용기준이 엿가락인 것이다.

대규모 시위, 소요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적은 소규모 시위나 1인 시위 같은 것은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것이‘수요시위’를 허용하는 이유라면 삼성 해고 근로자들에게 수요시위 견학을 꼭 권하고 싶다. 수십 명의 경찰들이 보고도 방관하는 시위의 허용한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와 동일한 규모, 방식인데도 삼성 빌딩 앞 시위만 단속, 제재한다면 한국은 외국공관보다 삼성이란 특정기업을 우대하고 눈치 본다는 말이 된다.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에는 항의 피켓뿐 아니라 승합차와 옥외스피커, 노래와 춤까지 등장한다. 같은 방식으로 온두라스(삼성타워), 싱가포르(삼성별관), 엘살바도르(삼성생명)대사관 앞에서 춤추고, 스피커와 마이크를 동원해 삼성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면 되는 것이다. 이야말로 삼성을 비롯한 한국기업들이 특기로 삼고 있는‘벤치마킹’이 아닌가.

법치국가라면‘기준’이 명확해야

외국공관 앞 시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헌법재판소에서도 그것을 합헌이라고 판결하면서도,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는 수수방관하고 삼성 앞 시위는 단속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법보다는‘국민감정’ ’국민정서’라는 애매모호한 기준을 관행처럼 적용해왔기 때문이고, 둘째, 삼성이라는 거대권력이 공권력보다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공정한 법 집행이 이뤄지는 국가라고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경찰조차 지키지 않을 법이라면 폐기해버리는 것이 낫고,‘외국공관 앞 집회, 시위 금지’라는 법이 특정국가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라면 법치국가라는 간판은 떼버리는 것이 낫다. 그것도 아니라면 경찰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외국공관’ 과‘법’ 이 아니라‘삼성’과‘국민감정’이라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든지 말이다.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