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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의원의 비판에 대한 안랩의 초라한 변명

의심스러운 안랩의 글로벌 경쟁력. 애국심으로 물타기 하나?


개인용 컴퓨터 분야를 다루는 가장 오래된 권위의 전문매체 중 하나인 ‘피씨맥닷컴(PCMAG.COM)’

이 매체의 컴퓨터 보안 분야 수석애널리스트인 닐 루벤킹(Neil J. Rubenking)은 2012년 3월, 한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면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바이러스 방역 부분은 취약하고 수많은 보안 관련 요소들은 전혀 작동조차 하지 않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제품(this suite)이 그토록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I'm not sure exactly what makes this suite popular in Korea, as the antivirus component is weak and several other components do nothing at all)”
( 출처 : http://www.pcmag.com/article2/0,2817,2401819,00.asp )


5점 만점 중 1.5점을 받아 총 25개 제품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2012년 기준)한 이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의 이름은 무엇일까?

바로 'V3 시큐어 클라우드',

안랩 V3의 미국 진출판 버전이다.

홍문종 의원과 안랩 연구소의 논박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세계적인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 평가기관인 바이러스 불러틴의 테스트 자료를 인용해 안랩 안티바이러스 제품의 낙후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안랩은 지난 14일 반박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 내용의 핵심은 자신들의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인 V3 는 ‘바이러스 불러틴(VB100인증, RAP 테스트)’보다도 체계적인 백신프로그램 테스트를 한다고 하는 ‘에이브이테스트(AV-TEST)’와 ‘에이브리컴패러티비(AV-Comparatives)’, 두 기관에서 주요 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랩이 거론한 양 기관에서 V3 가 받은 실제 평가결과는 어떠했을까? 다음 도표를 통하여 알아보자.
 




위 도표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안랩의 V3 는 윈도우 7 환경하의 에이브이 테스트(AV-TEST Windows 7)에서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텍션(protection) 항목 관련 6점 만점에서 모두 3점 이하로 최저평가를 받았다.

또한 에이브이컴패러티브 파일 디텍션 테스트(AV-Comparatives File Detection)에서는 2012년 첫 참가이래 일반적인 수준(Tested, Standard)의 등급일 뿐 그 이상(Advance이상) 올라간 적이 없다.

즉, 안랩의 V3 는 안랩이 스스로 통과했다고 자랑하는 테스트에서마저도 간신히 인증을 받은 수준의 제품인 것이지 결코 높은 평가를 받은 적이 없는 제품인 것이다.

백신 프로그램에도 국적이 있나?

안랩은 16일 보도자료에서는 국가간 사이버공격 문제를 언급하며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의 필요성을 애국심에 기대 주장하기도 했다. 과거부터 써왔던 “국내 보안환경에 최적화된 신토불이 백신” 운운의 재탕이다.

하지만 안랩의 이같은 토종론은 세계적인 백신업체인 트렌드 마이크로(Trend Micro)의 사례를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트렌드 마이크로는 연 1조 2천억원이라는 매출을 보이고 있는 회사로, 설립자는 대만계인 에바 첸(Eva Chen, 陳怡樺)과 스티븐 창(Steven Chang, 張明正)으로 각각 최고경영자(CEO)와 의장(Chairman)으로 있다.

자, 트렌드 마이크로는 최고경영자와 의장이 대만계이니 과연 대만 회사인가? 아니, 일본에 본사가 있고 도쿄증시에 회사가 상장되어 있으니 일본회사인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설립되어 시작했으니 대만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가 아니라 미국회사인가?

IT분야에서 국적이라는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안랩보다 훨씬 늦게 2005년에 설립되었으나 뉴욕의 증권거래소 상장되어있는 퀴후(Qihoo)와 같은 신생 중국계 안티바이러스 업체의 괄목할만한 활약상을 보면, 안랩의 토종론은 패자의 변명처럼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사실 홍 의원이 국감에서 따로이 문제를 제기하기 이전부터 국내외의 IT업계에서는 안랩이 기술력에 비해 독점에 가까운 과다한 특혜를 누리지 않냐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 아랑곳않고 안랩은 ‘국내 SW 업계 리더로서 누구도 꿈꾸지 못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 진출해 왔다’, 또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와 좋은 성적을 내왔다’며 ‘국내 보안업계를 평가절하하지 말라’고 주장해오지 않았던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할 때는 언제이고 그 주장의 객관성이 의심받자 뜬금없이 국내에 특화된 백신이라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모습은 이율배반적인 느낌을 준다.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의 덕목은 애국심이 아닌 품질

서두부터 지적했듯이 안랩의 제품은 분명 글로벌 기준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난 2007년 한국을 방문했던 컴퓨터 보안 관련 세계적 선두기업인 카스퍼스키(Kaspersky)의 최고경영자 유진 카스퍼스키(Eugene Kaspersky)은 애국심을 강조해온 안랩을 겨냥한 듯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에는 다른 백신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있는데, 그들의 품질에 대해서는 의심이 듭니다. ...백신은 품질의 문제이지 자존심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 회사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카스퍼스키 랩 제품의 품질이 좋기 때문입니다."(조선일보, 2007년 11월 27일, ’카스퍼스키 CEO "백신은 품질이지 자존심 문제 아니다"‘)


안랩이 앞서 14일 보도자료에 밝힌 것처럼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이 모든 보안 위협을 해결한다는 인식이나 주장은 물론 경계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런 사실 지적 이전에 안랩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자신들이 만드는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에 대한 품질 개선 노력이다.

안랩의 V3 제품에 대하여 설명을 할 때 “국내에 특화된 신토불이 제품”이 아니라 앞으로는 전세계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안랩의 V3 제품의 특징은 품질”이라며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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