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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진실위, 표절 논문 관련 허위 조사 결과 발표했나?

백석예술대학 소속 L교수의 석사논문 표절 검증 관련 세종대 진실위가 허위성 결론을 낸 사례가 발견돼


세종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자교 학위논문 표절 문제와 관련 허위성 조사 결과를 발표한 사례가 확인됐다. 각 대학교의 학적 윤리를 책임진 연구진실성 관련 기구들이 허위성 결론을 낸 사례가 최근 잇따라 연구진실성검증센터에 제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끈다.

24일, 국내 유일 연구부정행위 전문검증기관인 연구진실성검증센터(센터장 황의원)는 “세종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최근 백석예술대학 L교수가 세종대에서 취득한 석사논문의 연구부정행위를 조사해 결과를 발표한 문제와 관련하여, 해당 논문에 명백하게 다량의 표절이 있음에도 표절 논문이 아니라는 허위성 내용을 공식 발표한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이어 “L교수의 연구부정행위는 L교수가 소속된 백석예술대학이 총장 명의로 세종대학교에 조사를 공식적으로 의뢰한 문제임에도 허위성 결론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학교간 진실게임이 벌어질 공산도 커보인다”고 전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 “L교수의 논문은 명백한 표절 논문”

이번에 표절 시비에 휩싸인 백석예술대학 L교수의 석사논문은 2010년 세종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에서 석사자격으로 승인된 것으로, 롯데월드에서 공연됐던 퍼레이드의 안무연출자였던 L교수가, 해당 공연의 제작노트를 중심으로 이론적 구성을 시도하기 위해 작성된 뮤지컬 관련 내용의 학위논문이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L교수의 석사논문에서 핵심인 이론적 구성에 해당하는 부분이 사실상 모두 ‘짜깁기 표절’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논문 전체 88페이지 중에서 27페이지가 본격적인 연구내용인 이론적 구성 부분을 서술하는 부분인데, 이 27페이지 중 무려 21페이지에서 수십 여 군데의 표절이 발견됐다”면서 “실무기획서인 ‘공연제작노트’와 연구논문으로서의 ‘학위논문’의 본격적 차이가 바로 이론적 구성이라고 본다면, 그 이론적 구성 부분에서 표절이 대거 발견된 논문을 과연 학위논문이라고 부를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본지 추가 확인 결과로도 L교수의 석사논문은 제리 L. 크로포스 등의 '연기', 김찬자의 '코메디아 델라르테', 마가렛 크로이든의 '현대연극개론' 등 10여개 이상의 뮤지컬 및 연극 관련 연출서와 논문에서 완전히 동일하거나 거의 유사한 문구가 수십 군데에서 발견됐다. 논문의 29페이지와 30페이지는 아예 내용 전부가 타 문헌의 내용이었지만, 학문적으로 적절한 출처표시나 인용부호(“”)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L교수가 석사논문 작성 과정에서 특히 '인용 후 표절'과 '간접인용 표절'을 많이 범했다고 지적했다. '인용후 표절'은 많은 내용을 타 문헌에서도 가져왔음에도 인용표시를 일부에만 제한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타 문헌의 기여분을 마치 자신의 기여분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표절 기법이다. '간접인용 표절'은 타인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직접인용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인용부호(“”)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표현을 자신의 표현인 것처럼 사칭하는 표절 기법.
 



세종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허위성 조사 결과

백석예술대학은 L교수의 석사논문에서 일부 표절 혐의를 발견해 금년 5월 경에 L교수의 논문 표절 검증을 세종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이하 세종대 진실위)에 공식 의뢰했다. 세종대 진실위는 지난 6개월간 조사를 실시한 후 10월 28일 공식 본조사 결과를 백석예술대학에 통보했다. 심사 결과는 L교수의 논문은 표절 논문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세종대 진실위는 표절심사 결과문을 통해 "(L교수의 세종대 석사논문에) 인용근거를 명시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또다른 일부내용에서는 인용근거를 명시하고 있으며, 참고문헌에도 인용문헌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 ”고의적인 의도로 표절을 했다기 보다는 논문작성상의 오류“로 판단된다는 점, ”표절의혹이 제기된 내용도 일반적 연기양식 개론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논문주제에 대한 독창성에 영향을 미치치지 않는 일반적인 내용“이라는 점을 들어 L교수의 논문이 ‘표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심사결과를 통보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세종대 진실위 심사결과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연구윤리의 이해와 실천’을 비롯해 교육부가 발간한 연구윤리 교재들에서는, 타 문헌을 인용했으면 매 인용한 부분의 각주에서 인용근거(출처표시)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전부 표절이라는 점, 또 인용근거를 밝히지 않으면 그냥 무조건 표절인 것이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불문이라는 점, 그리고 일반적인 내용이라도 ‘복사해서 붙여넣기’ 식으로 내용을 가져오면 다 표절이라는 점을 모두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다른건 그렇다치고 각주에 정확히 출처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논문 뒷편에 있는 참고문헌에 서지정보 적은 것도 논문에서의 출처표시라는 것은 학문적 상궤를 완전히 벗어나는 얘기로, 세종대학교가 앞으로 대학원생들 논문 지도를 어떻게 하겠다고 마음먹고 저런 엉터리 결론을 공식자료로 남겼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세종대 진실위의 표절 조사 결과가 정말 충격적인 것은 그것이 L교수의 소속대학인 백석예술대학이 공식적으로 L교수에 대한 표절 검증을 세종대에 의뢰해 도출된 조사 결과라는 점”이라면서 “백석예술대학은 세종대 대학원의 권위를 믿고 L교수를 채용한 것이고, 또다시 세종대 진실위의 권위를 믿고 L교수 논문의 진실성 검증을 의뢰한 것인데, 이번 일은 한 학교가 다른 학교를 철저하게 바보 취급하고 농락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세종대 진실위는 백석예술대학에 L교수 석사논문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본조사위원회 7인의 명단은 물론, 관계자 청문 등을 실시했는지 여부 등 조사과정과 조사방식에 대해서도 일체 알려주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간 공식 조사 의뢰와 공식 조사 결과 통보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세종대학교와 백석예술대학, 학교간 진실게임으로 번지나

세종대 진실위의 허위성 조사 결과 발표 문제와 관련, 본지는 연구진실성검증센터를 통해 세종대학교 연구지원과 장성환 담당에게 심사 결과 발표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장성환 담당은 “실무자로선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릴게 없고, 세종대 진실위가 절차상 규정상 문제없이 조사를 진행했었다는 점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현재 백석예술대학 쪽의 재심의 요청에 따라 재심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므로 결과를 지켜보시면 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세종대학교에 L교수의 논문 표절 검증을 의뢰한 백석예술대학의 기획부처장 김경호 교수는 “여하간 세종대학교가 재심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그 결과를 지켜봐야지 지금 단계에서는 이 문제로 뭐라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면서 짧게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세종대 진실위 사태는 학교 사이에 공식적으로 표절 시비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학교 간에 연구부정행위 문제와 관련 믿을 수 있는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례로서 기록될만하다. 현재 대한민국 대학교들의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진실성을 보장할 수 있는 그 어떤 견제장치도 없다는 데서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사례라고 할만하다는 것이 연구윤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종대 진실위는 작년에 자교 보직 교수의 표절 문제와 관련해서도 봐주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 황의원 센터장은 “세종대 진실위뿐만이 아니라, 그간 조국 교수 표절 관련하여 서울대 진실위, 장낙인 방심위 위원 표절 관련 한양대 진실위, 오거돈 전 부산시장후보 표절과 관련 동아대 진실위 등 학교의 진실성 검증 기구들이 거짓 결론을 내는 사례들이 숱하게 쌓이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가 누적된다면 학교 진실위의 공신력이 결국 완전히 무너지고, 상아탑의 자정능력, 갈등중재능력이 상실되어 제보자들은 과거 황우석 교수 관련 제보자처럼 언론이나 인터넷 등 여론의 힘을 빌려서라도 상아탑의 연구부정행위를 응징하고 교정하려는 풍조가 만연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25일 중으로 공문을 통해 세종대학교의 허위성 결론의 문제점을 백석예술대학에 공식제보하고 백석예술대학의 세종대학교에 대한 차후 조치를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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