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본 자료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 창립 기념으로 만든, 5대 한의학 치료법(침술, 뜸술, 부항, 한방물리요법, 한약)에 대한 과학적 평가 백서(White Paper) 중 ‘침술’ 편입니다.(2012년 11월 8일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황의원 원장이 작성하고, 유용상 이사(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남복동 고문(산업의학과 전문의)이 감수했습니다.
‘침술’(Acupuncture)
“침술은 사실상 의학적 이득이 없으며, 내재된 사상적 개념부터가 무의미하다.”
-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
정의 Descripition
침술(鍼術, Acupuncture)은 한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소위 경혈로 불리는 피부 지점 등에 가느다란 바늘을 찔러넣어 치료하는 방법으로 설명되고 있다.
배경지식 Background
대개의 토속대체의학이 그러하듯 침술 역시 정확한 기원은 불분명하다. 사가들은 침술에 관해 구체적으로 기록한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 기원전 2세기경 중국문헌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을 꼽고 있다. 비록 침술이 중국에서 고대로부터 긴 기간 전승돼오긴 했지만, 이 시술법은 중세 이후 청대부터는 본격적인 쇠퇴기를 겪었으며 20세기 초에는 존폐위기까지 겪기도 했다. 침술은 공산당 치하의 중국에서 다시 부흥기를 맞았고 데땅뜨와 함께 서방세계에서도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통상적인 침술은 가느다란 바늘을 경혈(經穴, acupoint)로 불리는 피부 지점에 꽂는 것이 시술법의 전부이다. 하지만 때로는 강한 자극을 주기 위해 피부에 꽂힌 바늘을 튕겨 진동을 시킨다거나, 바늘을 통해 저주파 전류를 신체에 흘리는 시술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밖에도 바늘이 아닌 레이저광선을 쏘는 레이저침술, 약물 등을 바늘 끝으로 삽입하는 약침술, 귓바퀴에만 침을 놓는 이침술, 손바닥에만 침을 놓는 수지침술 등 다양한 변형형태가 존재한다. 일부 한의사들은 사람 외에 다른 동물 역시 침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2011년 대한민국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방 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침술은 한방병원·한의원 등을 내원한 환자가 받은 시술법 중 첫번째로 높은 비중(48%)을 차지하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대상으로도 지정돼 국가보조를 받고 있는 시술법이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최근까지 대한한의사협회와 공동으로 금연침 무료시술 사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과학적 근거 Scientific Evidence
1. 효과
침술은 국내외 의학계에서 지난 수 십 년에 걸쳐 그 효과가 가장 철저히 연구된 대체의학 치료법 중 하나다. 관련 최종적인 분석결과는, 미약한 통증경감, 구역질·구토 등 ‘주관적 증상’을 줄여준다는 정도 외에 침술은 어떠한 질환 개선에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 침술 효과 중 수술을 위한 마취의 경우 완전히 난센스로 취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가장 신뢰할 만한 의학 연구방법론인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에 따르면 그간 효과가 있다고 거론되어온 뇌졸중(중풍) 치료,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치료, 요통 치료, 불임 치료, 금연 치료 등도 결국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지고 있다. 침술이 특정질환에 효과를 보였다고 보고한 논문들은 하나같이 연구설계의 질이 부단히 떨어지며, 대부분 중국을 출처로 하거나 중국인에 의해 발표된 것이다. 중국 의학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은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라 보고됐음에도 실제로는 전혀 무작위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는 지금껏 침술이 효과가 없음을 보고한 연구결과가 나온 적이 없는데, 이는 그 어떤 치료법일지라도 임상시험을 해보면 효과 유무가 항상 다소 혼재된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매우 기이한 일이다. 중국에서처럼 독특한 연구결과가 보고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주의자의 사전(Skeptic's Dictionary)'의 저자 로버트 토드 캐롤(Robert Todd Carrol)은 “동전을 던져 99번 연속으로 같은 면이 나올 확률과 비슷하다”고 한 바 있다.
2. 부작용과 위험성
침술은 비록 미소한 부위일지라도 생체 깊은 곳에 상해를 일으키는 침습(侵襲, invasion) 시술법이다. 따라서 그 부작용으로 실신, 경련, 봉와직염(cellulitis, 진피와 피하조직에 나타나는 급성 세균감염증), 국소혈종(haematoma, 혈관이 터져 피가 신체 한 곳에 고여 혹같이 된 현상), 기흉(pneumothorax, 폐나 흉벽의 손상으로 흉강(폐를 둘러싼 두 막 사이)에 공기가 차는 현상), B형 간염, 세균성 심내막염, 접촉성 피부염, 신경손상 등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흉의 경우 종종 사망사고까지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에선 노태우 전 대통령의 폐 안에서 침술용 바늘이 발견돼 국제적 화제가 되기도 했다.
3. 전문가 견해
이 치료법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를 주도했던 대체의학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는 “침술이 특정한 통증경감과 메스꺼움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그다지 확신할 수 없는 근거가 존재하긴 한다. 그러나 침술은 다른 모든 상황에 있어 아무런 의학적 이득도 제공하지 않으며, 내재된 사상적 개념부터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여러 대체의학 치료법과 관련 권위있고 신뢰할만한 권고사항을 밝히고 있는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도 “침술은 현재로서 구역질과 구토, 두통 완화 정도에만 그나마 믿을만한 과학적 기반이 존재한다”면서 “침술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을만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침술은 현기증, 실신, 국소출혈, 타박상, 내출혈, 경련, 피부염, 신경손상, 통증심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였으며 “드물지만 침이 폐에 구멍을 내 사망한 경우들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암협회는 특히 “암 치료를 위해 홀로 침술 치료를 시도하거나해서 제때 받아야 할 현대의학적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론 Conclusion
적합성이 의심되는 음양오행설과 실재성을 믿기 힘든 경혈·경락을 전제로 하는 한의학적 원리상 침술의 효과는 전혀 믿을 수 없다. 한의학적 원리를 떠나서도, 하나의 치료법으로서 침술의 효과를 확증할 만한 임상적 근거는 없으며, 환자는 단지 부작용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제 연구 가치조차 의심스러워진 이 치료법에 대해 의학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의 냉정한 시선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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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후 구역질을 완화하는데 침술이 효과 있다는 보고들이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에 의해 과장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 Chung RC. et al., Publication bias affected the estimate of postoperative nausea in an acupoint stimulation systematic review, J Clin Epidemiol, 2006 Sep;59(9):980-3. Epub 2006 Jun 19
- P6 경혈점을 침으로 자극하는 것이 수술 후 구역질과 구토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는 논문: Kimball C. Atwood IV, The P6 acupuncture point and postoperative nausea and vomiting,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 2004-05(Vol.8, No.2)
-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침술이 무조건 효과 있다는 보고만 양산되는 출판편향(publication bias) 문제가 심각함을 지적하는 논문: Andrew Vickers et al., Do certain countries produce only positive results? A systematic review of controlled trials, Control Clin Trials. 1998 Apr;19(2):159-66
- 긴장성 두통의 경우 경혈이라 불리는 곳뿐 아니라 그 어느 곳에 침을 놓아도 플라시보(위약)효과로 추정되는 치료 효과는 나타난다는 점을 밝히고 있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 Linde K. et al., Acupuncture in patients with tension-type headach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BMJ. 2005 Aug 13;331(7513):376-82. Epub 2005 Jul 29.
- 조장희 박사의 경혈점 관련 논문(자기공명영상장치를 활용해 경혈점에 의한 침 자극이 특정한 뇌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보고)을 비판하는 스탠포드 의과대학 교수 월러스 샘슨(Wallace Sampson)의 비평: Wallace Sampson, Evaluation of a Study on the Possible Validity of Acupoints,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 1998(Vol.2 No.2)
- 조장희 박사가 경혈점 관련 자신의 논문을 공식적으로 철회했음을 밝히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의 공고: Cho ZH. et al., Retraction. New findings of the correlation between acupoints and corresponding brain cortices using functional MRI, Proc Natl Acad Sci U S A. 2006 Jul 5;103(27):10527. Epub 2006 Jun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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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술(acupuncture)과 동종요법(homeopathy)에 대해 긍정적으로 서술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의 보고서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는 랜싯(Lancet)의 보고서: McCarthy M., Critics slam draft WHO report on homoeopathy, Lancet. 2005 Aug 27-Sep 2;366(9487):705-6
- 침술(acupuncture)에 대해 긍정적으로 서술한 2002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의 보고서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학 비평가 마이크 커밍스(Mike Cummings)의 비평: Mike Cummings, Acupuncture and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Focus on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Therapies, 2003(Volume 8, Issue 3)
- 미국국립약물오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Drug Abuse)의 침술 효과에 대한 긍정적 합의 회의 결과(국내에는 미국국립의료원(National Insitutes of Health)의 긍정적 합의 회의 결과로 잘못 알려졌음)에 대한 비판: Wallace Sampson, On The National Institute of Drug Abuse Consensus Conference On Acupuncture,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Vol.2 No.1)
- 침술의 여러 부작용에 대한 보고: Hagmeister H. et al., Incidence of adverse effects during acupuncture therapy-a multicentre survey, Complement Ther Med. 2003 Jun;11(2):93-7
- 일본에서 발생한 침술의 여러 부작용 문제: Yamashita H. et al., Systematic review of adverse events following acupuncture: the Japanese literature, Complement Ther Med. 2001 Jun;9(2):98-104
-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생한 침술의 여러 부작용 문제: Carlton AL. et al, Risks associated with the practice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 Australian study, Arch Fam Med. 2000 Nov-Dec;9(10):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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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사고와 관련된 침술 부작용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 (1): Ernst E. et al, Life-threatening adverse reactions after acupuncture? A systematic review, Pain. 1997 Jun;71(2):123-6
- 사망사고와 관련된 침술 부작용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 (2): Edzard Ernst, Deaths after acupuncture: A systematic review ,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isk and Safety in Medicine, 2010(Vol.22, N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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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대체의학 치료법이 효과 있다는 연구보고일수록, 인용지수(impact factor)가 떨어지는 의학 학술지의 보고이거나 방법론적 결함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는 논문: Ernst E. et al., Location bias in controlled clinical trials of complementary/alternative therapies, J Clin Epidemiol. 2000 May;53(5):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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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과 없는 치료가 효과 있어 보이거나 또는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 (2): Beyerstein B., Why Bogus Therapies Seem to Work, Skeptical Inquirer, 1997(Vol.21 No.5)
- 이해관계충돌방지(Conflict of Interest)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체의학 연구: Edzard Ernst, Conflics of Interest in Alternative Medicine, Skeptical Inquirer 2011(Vol.35 No.4)
- 침술을 이용한 심장수술 마취의 사기성을 고발하는 논문: Wallace Sampson, Chinese Acupuncture for Heart Surgery Anesthesia,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 1999(Vol.3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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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술에 대한 전문적인 과학적 논의를 다루고 있는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와 사이먼 싱(Simon Singh)의 대체의학 비판서: Edzard Ernst and Simon Singh, Trick or Treatment, W. W. Norton & Company,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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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한의학 치료법에 대한 과학적 평가 (과학중심의학연구원 백서) :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한약’편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한방물리요법’편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부항’편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뜸술’편
중국의 한의학 비판이론가 장궁야오 교수 관련 기사 :
한의학은 왜 퇴출되어야 하는가?
쇠퇴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한의학
허위의학으로서의 한의학(中醫)
대한민국 한의학 폐지론
중국인 의사가 한의대생에게 보내는 편지
한의학의 과학적 검증 관련기사 :
한약의 독성과 부작용 문제에 대하여
유럽에서의 '한약 원인 신장병' 위기
의과대학에서의 “보완대체의학” 교육이 낳은 파행
'속' 침술 미신에 일침 놓기
‘경혈’과 ‘경락’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주 로얄 멜버른 공대 '한의학과'의 진실
침술의 역사 : 엉터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중국산 '근거중심의학'의 문제점
침술로 불임(不姙)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엉터리 기사
침술은 ‘체외 수정’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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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 : 바늘침이 사용되는 엉터리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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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가지 종류의 ‘한약(herbal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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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번역판] 침술은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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