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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지상파, 스크린도어 사고 ‘박원순 지키기’ 보도

서울메트로에 한정된 비판, 박원순 시장 책임론 여론 비판도 무시, 지상파3사 사실상 ‘박원순 호위무사’

지난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를 고치던 19세 김모씨가 숨진 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서울메트로의 갑질 횡포와 불공정 계약 및 특혜비리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상파 보도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인 박원순 서울시장 책임론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박 시장의 직접적 영향이 미치는 산하 공기업으로, 수년 간 같은 사고가 반복돼 온데에는 박 시장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어서다.

또한, 서울메트로의 인사권을 가진 박 시장이 전문성과 무관한 측근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지상파가 이를 외면하고 있어서다. 이는 지상파가 사실상 박원순 지키기에 나선 셈이라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의 ‘박원순 사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논란이 된 인물은,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前 전국증권산업노조 위원장), 지용호 서울메트로 감사(前 새정치연합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오건호 서울메트로 비상임이사(前 정의당 심상정 의원 보좌관), 김종원 서울메트로 비상임이사(前 서울민주청년단체협의회 회장), 이숙현 서울메트로 비상임이사(前 안철수 대선후보캠프 부대변인)로, 대표적인 박원순 사람들이다. 또한, 서울메트로 조중래 비상임이사는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서울경제 등 언론은 서울메트로 사외이사들이 안전분야에 대한 식견이 없는 비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지하철 안전예산 확보가 늘 뒷전으로 밀려왔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비판한 바 있다.

실제 서울메트로 안전예산은 2010년 1,301억원이던 것이 2011년 644억원, 2012년 598억원, 2013년 561억원으로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여 왔다. 특히 2014년에는 안전관련 예산이 375억원으로 더 떨어졌다.

박 시장의 서울메트로 낙하산 인사가 이번 사고의 원인 가운데 하나이자, 서울지하철 안전의 위협 요소라는 언론의 지적에도 지상파가 박 시장을 비판하지 않는 것은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세월호 참사 대통령 공격 과격 여론 보도하던 지상파, 박원순 시장엔 ‘꿀 먹은 벙어리’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사고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선박회사 등 당사자들에 책임을 묻기보다 모든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리던 일부 과격 여론을 지상파가 받아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보도태도이다.

KBS 메인뉴스인 '뉴스9'은 5월 28일 사고 발생 후 다음 날인 29일 구의역 사고와 관련, 집중진단 2꼭지 리포트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집중진단 ①] 또 ‘나홀로 작업’ 사고…말뿐인 특별대책>, <[집중진단 ②] ‘퇴직직원 업체’에 하청…광고회사로 떠넘긴 ‘안전’>을 통해, 안전관리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서울메트로 퇴직 직원들을 챙기기 위해 이들이 세운 용역업체와 비전문 광고회사에 시민의 안전을 맡겼다고 지적했다.



30일에는 <뜯지 못한 컵라면…‘19살 청년’ 추모 물결>, <[앵커&리포트] 스크린도어 안전기준 ‘미비’…오작동 ‘빈번’>에서, 추모분위기를 전달하고, 스크린도어 자체가 안전시설로 규정돼 있지 않은 점, 저가 입찰제의 문제를 보도했다.

31일에도 2꼭지 리포트로 관련 보도가 방송됐는데, <“年 9% 수익 보장”…서울메트로 ‘수상한 계약’>에서 서울메트로의 외주화 정책 비판,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 찾은 정치권…‘뒷북’ 호통>에서 현장을 찾아 애도한 정치권의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서울시 책임론에 대한 야당의 온도차를 보였다는 점만 언급됐을 뿐, 박원순 서울시장은 뉴스에서 빠져 있었다.

1일에도 관련 소식이 2꼭지의 리포트로 방송됐다. <스크린도어 정비공의 하루…절반은 ‘나홀로’ 정비>, <[이슈&뉴스] 참사부른 ‘외주화’…대책은 ‘재탕’>로 관련 소식이 나갔다. 2일에는 <[단독] 나 홀로 수리…작업 일지엔 ‘2인1조’ 조작>, <서울메트로, 정부 지침 무시…‘용역 계약’ 강행> 등에서 서울메트로 측 작업일지 조작 의혹, 또한 스크린 도어 사업을 민간에 맡기지 말라는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민간사업자와 계약을 강행했다며 서울메트로를 비판했다.

3일에도 <전동차 정비도 ‘메피아 계약’…“메트로 퇴직자 우선 채용”>, <고개숙인 메트로…조작 인정·책임 부인> 등의 꼭지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KBS는 서울메트로의 문제를 수일간 다수의 리포트로 비판하면서도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을 언급하지조차 않는 보도행태를 보였다.

KBS·MBC·SBS 메인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책임론 빠진 부실보도로 일관

그렇다면 MBC 뉴스데스크는 어땠을까? 첫 보도는 29일에 나왔다. 뉴스데스크는 이날 2꼭지의 리포트로 소식을 전했는데, <스크린도어 또 사고, 이번에도 규정 무시>, <[심층취재] 용역업체 의존하는 '불통 시스템'>에서 이번 사고가 안전규정을 무시해 발생한 점, 사고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30일에는 <스크린도어 2인 1조 작업 규정 "애초부터 불가능했다">에서 사고 원인이 된 서울메트로와 용역업체의 불공정 계약을 지적했다. 1일엔 <서울메트로 "고인 잘못 아니다" 뒤늦게 사과> 리포트로 서울메트로측의 사과와 함께, “서울시는 사고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고 고용노동부는 서울메트로와 용역업체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의 책임론은 전혀 지적되지 않았다.

2일엔 <[집중취재] 낙하산 채용에 특혜 계약, 전횡 심각>이란 리포트를 통해 “서울 '구의역 사망사고' 이후 이른바 '메피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용역업체에 서울메트로 퇴직 인사를 우선 채용토록한 점 등 갑질을 지적했다.

뉴스데스크는 3일엔 2꼭지의 기사를 보도했지만 역시 박원순 시장의 책임론은 빠져 있었다. <외주업체마다 '낙하산', 안전 '위태위태'>리포트에선 용역업체에 채용된 서울메트로의 낙하산 인사를 지적했고, <"서울메트로 서류 조작 지시" 책임도 전가>에선 서울메트로의 책임전가와 갑질계약을 지적하면서 “서울시도 박원순 시장 주재로 비공개 토론회를 열어 사고 방지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박 시장의 이름이 거론된 대목이 책임론이 아닌 사고방지 방안 논의였던 것이다.

SBS 메인뉴스인 ‘8뉴스’에서 구의역 사고 관련 보도는 다른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29일이었다. <똑같은 사고만 3번째…스크린도어 수리 몰랐다> 리포트를 통해, 스크린 도어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 사실을 언급했고, 서울메트로와 협력업체의 책임 떠넘기기를 지적했다. 또한 서울메트로의 시스템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곁들였다.

30일에는 <뜯지 못한 컵라면만…"밥 먹을 새도 없었다"> 리포트로 김씨에 대한 추모와 사고 책임을 놓고 서울메트로와 유족의 입장을 전했다. 31일에는 <매뉴얼엔 '2인 1조'…현실은 인력 부족 '전쟁'>를 통해 ‘2인 1조’ 작업수칙이 최저가 입찰제를 통해 선정된 용역업체의 인력부족으로 지켜지기 어려웠다며 이 문제를 부각시켰다.



1일에는 <'10년간 300억' 황금알 챙기고 안전기금 '0원'>에서 스크린 도어 업체의 문제를, 같은 날 <승객 탈출 막는 광고판…뒷전 밀린 시민 안전>에서 “스크린도어 광고가 업체들의 배만 불려 주고 있는데, 정작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2일 방송에선 <서울메트로 퇴직자 '철밥통'에…밀려난 안전>에선 “지하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체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며 “이번에 숨진 청년이 일하던 업체의 직원 상당수가 정비업무와 관련이 없는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소식을 전했다. 서울메트로의 낙하산 인사를 지적한 SBS는 그러나 박원순 시장의 책임론도 낙하산 인사도 거론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상파 3사는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와 관련해 서울메트로를 사고 발생 후 여러 리포트를 통해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에 한한 비판이었다. 서울메트로에 측근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낸 박 시장의 인사 문제, 서울메트로의 지하철 안전예산 삭감 등 박원순 서울시장에 직결된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민단체와 언론, 새누리당 정치권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지상파는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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