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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강남역’ 여혐논쟁…한 발자국도 진보가 없는 소모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4일 방송 후 시청자 항의 1천 500여건…“편파방송 말라” 항의 빗발쳐

지난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34회 ‘검거된 미제사건 - 강남역 살인사건의 전말’ 이 후 사건의 원인을 여성혐오로 보느냐 아니냐 논쟁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해당 방송 게시판에는 방송 직후부터 8일 오후 현재까지 1천 500여건의 시청자 의견이 올라왔는데, 대부분 방송에 대한 항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김씨의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강남역 사건을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을 포함, 대부분의 범죄 심리학자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김 씨의 직접적인 범행 동기를 ‘조현병에 의한 망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평소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김 씨의 피해망상적 발언에 더해, 일각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였다고 주장하며 ‘여성혐오’ 현상의 결과라는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일각의 주장대로 ‘여성혐오’가 환자의 망상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현병이 없는 일반 남성이 ‘여성혐오’만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리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범행의 직접적 동기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이다.

또, 이러한 논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상대 성(性)인 남성을 잠재적 범인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태도에 대응하는 역차별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장애인을 배려해 합리적인 해결안을 이끌어내야 함에도 불필요한 남녀 성대결만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역 사건 미끼 던지고 성범죄 사례…시청자 현혹?

4일 방송에 대한 시청자 의견들을 살펴보면, 게시글의 상당수가 방송이 제시한 메시지를 ‘남성이 잠재적 범죄자이다’로 보고 이에 대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었다. 여성이 사회적 약자이며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의견을 담은 게시물도 있었지만, 그리 많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방송이 지극히 편파적이었다는 내용도 조회수가 높았다.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과 이들의 주장만 방송에 반영됐다는 의견이다.

시청자 kk7***은 “과거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논리부재와 짜집기, 증명되지 않은 인터뷰들까지 정말 실망이다”라고 방송 내용을 지적했다.

실제로, 이 날 방송에서 전반부는 강남역 사건 원인을 김씨의 정신질환에 두는 듯 했다. 그러나 여성들의 입장을 들어보자는 후반부에서는 ‘여성혐오’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나온 것이 아니라, 범죄, 그 중에서도 성범죄를 당하고도 보호받지 못했던 사례들이 이어졌다.

방송은 비단, 강남역 사건 뿐 아니라 여성이 여러 형태의 범행에서 표적이 되고 또 확실하게 보호받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구성과 인과관계는 결과적으로 시청자 혼돈만 가중시켰다. 25년여를 이어가는 간판급 시사교양 프로그램이지만, 시청자들은 ‘현혹되지 말아야’ 했다.

시청자 xhs***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로 여성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분노하는 것에 남성들이 왜 공감을 못하겠는가. 공감의 정도는 다를지언정, 가해자를 욕하고 피해자에게 안타까움을 가지고, 우리의 어머니 자매 딸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하나다. 그런데 '여자라서 불안해요'가 아니라 '너는 남자라서 살았다'라는 반응이 나오면서 성대결이 시작된 것이다”라며 사건을 둘러싼 여혐 논쟁을 요약했다.

이어, “왜 여성이 피해자이고 남성이 가해자라는 이유로 모든 남성이 이에 책임감을 느껴야하는가. 이런 논리가 바로 이번 성대결의 핵심이었는데, 제대로 다루지도 않고 오히려 제작진이 이상한 방향으로 동어 반복”했다면서, 방송 내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 이번 논란을 다루지 말았어야 했다. 대단히 시끌시끌했지만 사실 속을 까보면 영양가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라며, 사건을 둘러싼 남녀 성대결이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임을 강조했다.

시청자 fr2***은 “방송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남자여서 죄송합니다 였나?”고 반문하며, “이 사건이 불행하고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그 주제에 벗어나서 인터넷 모 사이트에 남성 혐오 공간 회원들이 추모 중에 남혐을 유도 하였고 그후 여성혐오 사이트 회원들이 강남역으로 모여서 서로 혐오 하는 것이 인터넷에 화제가 되었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서는 방송에 보낼려고 했을 때에는 이 모든 것을 방송에 내보내야지 추모공간에 남자들이 가서 시위를 했다라고 방송에 보내는 게 맞는 건가?”고 평했다.

시청자 tns***은 “범죄자를 보고 저놈은 정말 나쁜 놈이구나 끄덕끄덕 공감하고 있는 데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너도 똑같은 남자라는 종족이니 공범이다. 그리고 방송이 끝나버렸다…결국 특정 집단이 만든 유아적인 남녀 편가르기를 제대로 생각도 안 하고 그대로 베껴왔을 뿐”이라며 편파적인 방송 구성을 비판했다.

시청자 jgy***은 “제작진들도 결국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을 자기들의 왜곡된 사상을 주입하는데 사용하는 도구로 사용한 것 아닌가”라며 제작진들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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