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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채널A의 ‘박유천 막장 보도’ 문제는 없나?

고소당했다는 이유만으로...박유천을 성폭행범으로 만들어버린 채널A의 선정적 보도행태

언론, 흉악 살인범죄자의 인권은 지켜줘야 하지만 유명연예인의 인권은 상관없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성폭행 피소 사실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박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고소 사건이 네 차례에 이어지자 대중문화 매체 뿐 아니라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들도 앞 다퉈 박유천 성추문 스캔들에 달려들고 있다.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네 명의 고소 사건으로 인해 박씨는 한류를 주도하는 국제적 인기스타에서 졸지에 대중으로부터 돌팔매를 당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 가운데 박유천 이슈로 시청률 장사에 나선 종합편성채널의 보도행태가 도를 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정 연예인 개인사를 주제로 패널들이 인격에 대한 훈수를 넘어 난도질식 품평은 물론 방송사가 조롱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특히 종편 채널A의 박유천 보도는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채널A는 17일 각종 프로그램에서 박씨의 성추문을 다뤘는데, 아직까지 사실 여부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성폭행 피소 사실만으로 박씨 개인에 대한 조롱을 담은 화면구성을 담아 일부 네티즌들까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아직 밝혀진 건 없는데...박유천 가해자 만들기 몰두한 채널A, 왜 이러나

이날 채널A종합뉴스는 <4번째 성폭행 고소…광팬들도 등 돌렸다?> 리포트를 통해, 박씨가 이 사건으로 열혈 팬들과 소속사로부터도 외면 받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채널A는 박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이 모두, 피해 장소로 화장실을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기자는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었다”며 최창호 심리학 박사의 코멘트를 전했다.

최 박사는 “첫 번째든지 아니면 어떤 경험에 의해서든지 이 경험이 굉장히 극도의 쾌감을 줬을 가능성이 있죠. 자신도 모르게 반복하게 되고, 기회가 되면 그런 행동을 하려고 하고.”라고 발언했다.



문제는 채널A 측이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었다며 전했을 뿐, 어떤 취지로 질문을 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방송에서 최 박사의 발언은 박유천씨의 성폭행 혐의를 사실로 단정한 것처럼 보이고, 더 나아가 박씨의 변태적 성취향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앞서간 일방적 보도인 셈이다.

채널A종합뉴스는 <[단독]박유천 줄 잇는 고소…전담수사팀 투입> 리포트에서 자료화면이라며, 남성과 여성이 밀폐된 공간에서 술잔을 나누는 화면을 흐릿하게 처리해 내보냈는데, 이 자료화면도 박씨 사건과의 무슨 관련성이 있는지 의문점이 드는 대목이다.



박유천 영화 대사장면까지 내보내 조롱한 채널A 문제는 없나?

이날 쾌도난마에서는 더욱 심각한 장면이 등장했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는 “이쯤 되면, 박유천 입장에선 성폭행이 아니다 부인하지만 하루 만에 계속 추가적으로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이 나오고 있으면 박유천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져 보인다.”며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여러분 기억하시는지요, 박유천이 영화 해무라는 영화에 출연에서, 조선족 처녀를 지키는 의로운 청년으로 출연했는데, 그 당시 모습 보시죠. 저런 모습이 또 알려지면서 박유천한테 실망하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영화 해무에 출연한 박씨의 대사를 자막으로 함께 내보냈다. 대사는 "아니여. 절대 아니여. 나는 애초에 그런 짓(섹스) 자체를 하덜(하질) 못해. 아, 그러니께(그러니까)", "그..., 할수는 있는디(있는데). 나가(내가) 남자잉께(남자니까) 건강한. 근디 막 여성을 고로코롬(그렇게) 거시기 해버리는"였다.



성폭행 고소 사건에 휘말린 박씨의 태도를 비꼬는 대사이지만, 역시 고소를 당한 사실만으로 박씨를 가해자로 단정해 매도한 대목이다. 언론이 할 수 있는 비판 수준을 넘은 과도한 인권 침해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채널A는 문제의 이 장면을 이날 오후 방송 김승련의 뉴스탑10에서 다시 내보냈다. 진행자가 박씨가 강남구청에 출근한 모습이라며 소개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장면은 앞선 프로그램 쾌도난마에서 내보낸 영화 해무의 박유천 대사 장면이었다. 진행자가 잘못 방송됐다고 곧바로 정정하긴 했지만 박씨에 2차 피해를 입힌 셈이 됐다.



채널A는 지난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내분을 소재로 시청률 장사에 혈안이 됐다가, 시민단체로부터 부적절한 방송이라며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목맨 채널A의 선정주의가 정치와 대중문화를 가리지 않고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만 양산해 내는 모양새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의 마을 주민과 학부모들이 20대 교사를 윤간한 충격적 사건의 여파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박씨의 성폭행 피소 사건이란 ‘호재’를 만난 언론은,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로 돌변했다.

박유천씨의 문란해 보이는 사생활 의혹이나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대체복무를 하던 박씨의 또 다른 의문점들은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박씨가 출입한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종업원 등과의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행 고소사건을 둘러싸고 많은 의문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성폭행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것만으로 아무것도 밝혀진 것 없이, 현재 시점에서 박씨가 종편 등 언론으로부터 다수의 성폭행을 저지른 범죄자처럼 단정적인 매도를 당할 이유는 없다.

일전에 대중의 분노를 폭발시켰던 신안군 섬마을 가해자 주민들은 DNA라는 범죄증거까지 확인됐지만 신원을 보호받았다. 흉악 살인마의 인권보호까지 고려할 정도로 언론윤리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채널A의 박유천 사건 보도에서 보듯, 언론의 상업주의는 무분별한 선정적 보도를 양산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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