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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로칼럼] 손석희씨! 이제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과를 하시지요...

손석희의 모호한 주장에는 사심이 배어있고, 그 사심은 바로 책임회피다

3월 27일 저녁, 손석희 씨는 <희생양극법…'아연이 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앵커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책임과 관련하여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을 걸고 넘어졌습니니다.

그의 앵커브리핑 전반부는 평소의 그 답지 않게 암호문이 아닌 평문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인용합니다.

철은 산소를 만나면 녹이 슬게 마련입니다. 더욱이 산소가 섞여 있는 바닷물을 만나면 그 부식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집니다. 그래서 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도 이 철이 녹스는 것을 막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럴 때 전문가들은 '아연'을 사용합니다. 철보다 더 쉽게 부식되는 물질… 이 아연을 철 위에 덧대어 놓으면 철을 대신해 아연이 녹이 슬면서 신기하게도 철은 녹이 슬지 않는다고 합니다.

'희생 양극법'… 즉 아연의 희생으로 철은 녹슬지 않는다는 화학의 법칙.

세 번의 봄. 세월호는 그 길고 긴 시간을 견딘 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선체는 심하게 손상되었고 상한 곳마다 어김없이 녹이 슬었지요.

아연으로 덧댔다 하더라도, 녹슬지 않고 버텨내기엔 지난 3년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벌써 울면 안 된다. 다리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한다"

배는 녹이 슬고, 리본의 빛깔은 바랬지만. 가족들은 기억만큼은 녹이 슬지 않도록 지난 3년 동안 자신이 대신 아연이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기억만큼은 녹이 슬지 않도록… 그들처럼 아연의 길을 택한 이들은 또 있습니다.

차가운 바닷속에 수백 번 몸을 던졌던 잠수사들… 그리고 광장에서 세월호의 귀환을 기다려왔던 시민들…


이렇게 전반부 평문은 끝나고,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암호문 방송이 시작됩니다. 아래에 인용합니다.

돌이켜 보면 그 광장에서는 단식이 있었고, 폭식이 있었으며, 기도가 있었고, 조롱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그 광장에서 그 배, 세월호를 기다렸지요. 그들은 모두 기억이 녹슬지 않도록, 스스로 세월호의 아연이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기억은 일종의 윤리적 행위이자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가슴 시리고도 유일한 관계"

바로 그 윤리적 시민들이 지켜낸 이름들…

그리고 오늘은 세월호 피해자들의 그 이름을 불렀던 전직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 만감이 교차하는 날…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위의 암호문의 의미하는 바는 세월호의 사고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으며,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자는 것입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손석희 씨는 남을 조롱할 처지가 아닙니다.

그는 사고 직후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라는 자막방송에 모든 언론인과 함께 사과해야합니다.

JTBC는 구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던 “다이빙 벨”을 고집하여 구조를 지연시킨 책임이 있습니다.

또 JTBC는 민간인 <네티즌 수사대 자로>를 동원하여 한국해군 잠수함이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처럼 방송했습니다.

뉴스는 명확해야 합니다. 언론인이 모호한 문장을 사용하면 그가 사심(私心)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사심 속에는 책임회피가 들어있습니다.

손석희씨! 

이제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과를 하시지요...


2017년 3월 28일
미래미디어포럼
*미래미디어포럼: 바람직한 미디어세상을 연구하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입니다.
회장은 이상로(citylovelee@hanmail.net)이며 MBC출신의 대학교수로 <대한민국을 위한 겸손한 제안>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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