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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최악의 대통령 만들었다" 자백한 유승민, 대선판에서 빠져야

유승민의 저조한 지지율은 박대통령과 진박 탓이 아니다.

유승민 의원이 결국 바른정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었다. 그런데 그 첫 일성으로 자신의 미약한 지지율에 대한 변명이 가관이다. 유승민 의원은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고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소위 진박들이 저에 대해서 씌워놓은 올가미가 사실 너무 질기다"면서 "그래서 그동안 고전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올가미를 걸어놓았다는 그 진박이란 사람들이 지난 총선 때 이한구 공천위원장 등등이라면, 필자가 얼마든지 대신 설명해줄 수 있다.

 

필자는 박대통령 탄핵의 첫 걸음이 되어버린 지난 총선의 참패에 절반은 김무성 대표, 절반은 이한구로 상징되는 이른바 진박세력이란 진단을 수차례 내렸다. 특히 유승민 공천 하나 갖고 질질 시간을 끌면서, 마치 무슨 공개처형쇼를 해댄 이한구의 작태는 상대편 뿐 아니라 지지세력 전체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그에 대한 후폭풍으로 유승민은 손쉽게 대구에서 당선된 것이고, 이는 필자를 포함 보수지지층의 공감 하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니 유승민의 미약한 지지율은 이런 진박의 올가미 때문이 아니다. 유승민보다 지명도 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김진태의 절반 수준도 안되지 않은가. 탄핵 전후로 친노포털, JTBC 등 탄핵선동 매체에서 유승민을 그렇게 띄워줬는데도 이 모양이다.


그보다는 그냥 너무나 당연한 정치적 상식의 차원이다. 유승민, 김무성, 하태경, 김성태 등등 바른정당 당원 전체가 지난 대선 때 경중의 차이만 있을 뿐 박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그리고 각자 서운함이 있을지 몰라도, 뱃지를 달고 있는 것 하나만 봐도, 박대통령 당선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것이다. 오히려 지난 한겨울 내내 박대통령 지키러 나온 태극기 부대, 그리고 그 최전방에 선 탄기국 지도부 등등이야말로 박대통령으로부터 뭐 하나도 받은 것 없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유승민, 김무성 등등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박대통령에 대해, 개관적으로 증거가 드러난 것도 없는데, 최순실과 공범으로 묶고 뇌물죄로 엮어 탄핵을 시켜버렸다. 이들은 이 때문에 잘못된 대통령을 만들었다며, 국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는 쇼를 연출해야만 했다.

 

건국 이래 최초로 탄핵을 당하고, 직에서 물러나자마자 검찰에 구속당할 만한, 역대 최악의 대통령을 선출한 죄과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지, 유승민 본인은 고민해본 적이라도 있는가. 국민들이 바른정당에 대해 냉소적 시각, 아니 사실상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바로 이들의 이런 무책임 때문이다.


요즘 바른정당의 실력자들 행태를 보면, 애초에 자당의 후보 유승민에 대해 별 관심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김종인이나 따라다니며, 김종인, 홍준표로 연결되는 빅텐트 운운하며, 또 다시 대권 놀음에 빠져있다. 김무성 등이 이런 짓을 해서, 기어코 김종인 대통령을 만들어냈다고 치자. 이 자들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대통령 잘못 만들었습니다”라고 이번에는 김종인 뒤에서 칼을 꽂지 않을지, 그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박대통령이 잘못했니, 김무성, 유승민이 잘못했니 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유승민 본인의 판단이 다 맞다 하더라도, 아니 맞으면 맞을수록, 본인이 져야할 정치적 책임의 무게가 더 커지는데도, 유승민 포함, 바른정당의 패거리들은 희희낙락하며, 대권놀음, 혹은 내각제 개헌놀음에만 빠져있다. 이 때문에 바로 유승민의 미약한 지지율로 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유승민 세력의 뒤통수 덕에 “박근혜 정권은 처음부터 들어서면 안되었다”고 주장해온 문재인 세력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되었다. 그러나 이에 맞서, 최소한의 승부라도 겨룰 수 있는 세력은 “박대통령이 탄핵과 구속을 당할 정도까지 잘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쪽이다. 지금 유승민은 “우리가 탄핵과 구속을 당할 만한 최악의 대통령을 뽑았지만 다음 대통령도 우리가 뽑아보겠다” 이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은 “너희들은 이미 스스로 잘못된 대통령 만들었다 자백했으니, 일단 빠져” 이런 답변을 주는 것이다. 유승민 세력 VS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탄핵의 정당성 논란은, 대선에서 결정되는게 아니라, 향후 태블릿PC조작, 고영태 일당의 농간 등 탄핵 탓에 덮어놓은 진실이 드러나면서 판가름 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유승민에게 2007년 대선 당시의 조순형, 이인제의 길을 가기를 권한다. 조순형, 이인제 모두 노무현 대통령 탄핵세력이었다. 특히 조순형은 후보 당시 노대통령의 선대위원장이었다. 그러다 제 손으로 노대통령을 탄핵했고, 탄핵은 성사가 안 되었지만, 2007년 대선 당시 노대통령은 지지율 5% 이하의 식물신세였다. 그 당시 조순형, 이인제 등은 후보단일화 구걸하는 대신 제3의 길을 혼자 갔다.

 

유승민도 후보단일화 운운하지 말고, 1%가 나오든 2%가 나오든 혼자 가라. 혹시라도 대권놀음의 욕심에, 자유한국당 인명진 세력과 단일화 협상이라도 시작하다간, 양자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경고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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