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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비판 WSJ 사설을 완곡한 내용으로 희석시켜버린 중앙일보의 오역

WSJ 사설과 중앙일보의 ‘온도 차이’ 혹은 ‘오역’, 중앙일보의 사설인가, WSJ의 사설인가?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이 지난 7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한국, 베이징에 고개 숙이다(South Korea’s Bow to Beijing)’라는 제목의, 문재인 대통령을 ‘못 믿을 친구(unreliable friend)’라고 지칭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 유력지 중 하나인 WSJ 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대중 행보에 대해 비판을 넘어 냉소에 가까운 신랄한 논조를 보였다는 것은 한국으로서는 정말 큰 위기의식을 느껴야할 사안이다. 

하지만 한국의 주류 언론이라는 중앙일보가 WSJ 의 통렬한 논조를 완곡한 논조로 왜곡 전달해 한국 독자들 호도하며 사실상 어용언론의 행태를 드러내고 있다. 중앙일보도 계열사인 손석희 JTBC 가 그간에 보여온 외신조작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WSJ 는 한국이 중국에게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MD)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이 없다는 3不 외교원칙을 약속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부터 받은 대가는 고작 ‘시진핑과의 회동 기회(A meeting between Mr. Moon and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on the sidelines of this week’s APEC summit in Vietnam, , as well as a trip to Beijing this year)’와 ‘암묵적 금수 조치 해제 동의(China tacitly agreed to stop its embargoes on South Korean products)’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즉 금수 조치 해제 동의도 암묵적인 것일 뿐이지 명시적인 것이 아니므로 언제든 중국이 한국에게 무역 보복을 재개할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처럼 WSJ 은 문재인 정권의 대중국 굴욕 외교의 불평등 문제를 통렬히 비교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중앙일보는 WSJ 의 사설을 인용한 “WSJ, 한미 정상회담 끝나자 ‘문 대통령은 못 믿을 친구” 기사에서 “반면 한국이 이 거래로 받은 대가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다‘”며 문재인을 강하게 비판하는 WSJ 의 논조에 서려있는 통렬함을 한껏 희석시켜 놓았다. 오히려 문재인 정권이 균형 외교로 무슨 성과라도 낸 것처럼 포장해버린 것이다.

중앙일보는 WSJ 의 논조를 희석시키는 것을 넘어 완벽한 오역까지 범했다. 중앙일보는 기사에서 “WSJ 은 문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균형 외교'를 강조하지만 중국의 압력에 직면한 한국 및 동맹국의 ‘안보와 타협’하려는 건 균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중앙일보가 안보와 타협’이라고 번역한 WSJ 원문의 ‘compromise the security’에서 ‘compomrise’는 자동사(vi)로 타협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타동사(vtr)로 위협(jeopardize)이라는 의미다. 해당 부분을 정확하게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문재인 씨는 이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외교(balanced diplomacy)”라고 칭한다. 그러나 중국의 압력 앞에서 그의 나라(한국)와 동맹국을 안보위협에 빠뜨리는 것은 균형외교가 아니다“

 

“Mr. Moon has called for “balanced diplomacy” between the U.S. and China. But his willingness to compromise the security of his own country and its allies in the face of Chinese pressure is anything but balanced.“ 

 

즉 중앙일보는 ‘안보의 위협’을 ‘안보와 타협’이라고 톤을 한껏 낮춰버린 것이다. 






특히 WSJ 사설에서 “균형외교(balanced diplomacy)”라는 문구에 쓰인 인용부호(쌍따옴표)는 문재인 정권 대중국 외교에 대한 WSJ 의 냉소를 최고조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일종의 '우회적 공격(passive aggressive)' 화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일보에서는 이러한 함의도 애써 중국과 한국의 거래를 일상적 외교 행위로 희석시켰다.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WSJ 사설 내용을 희석시키려는 중앙일보의 의도는 기사 결론 부분에서도 확인된다. 중앙일보는 “WSJ 사설은 미국 조야의 보수적 시각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유력 매체가 문 대통령을 '못 믿을 사람'이라고 이례적으로 표현한 것도 미국 보수층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정세, 그리고 북핵에 관한 시각은 WSJ 뿐만이 아니라 미국 진보층이 읽는다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도 전부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재미 교포 중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다. 중앙일보의 기사는 WSJ 사설이 마치 미국 일부의 시각만을 반영한 것으로 오독케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암묵적 왜곡에 가까운 것이다.

중앙일보 기사는 WSJ 사설이 아니라 중앙일보 사설을 옮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차라리 WSJ 원문을 충실히 옮겨 싣고서 쟁점에 대해서 옳건 그르건 중앙일보의 정체를 드러내고 중앙일보의 입장에서 반박을 해줘야, 독자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유도할 수 있고, 이것이 언론의 정도(正道)가 아닐까?

WSJ 의 사설은 표면적으로 잔잔하지만, 내면에는 강렬한 지적 깊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기존 WSJ 사설과 비교해서도 금번 사설이 큰 온도 차이를 보이는 것도 한반도 정세가 그만큼 심각하고 위중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실을 중앙일보의 독자들은 알 길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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