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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가디언,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은 중국의 핵실험 중단 선언 모방한 것”

조슈아 폴락, “북한은 핵 보유국인 중국이 1996년도에 핵실험 중단을 선언했을 당시에 베이징이 사용했던 언어를 그대로 모방하여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영국의 유력 좌파 일간지가 북한의 핵 및 ICBM 실험 중단 선언은 사실상 핵보유 선언이라면서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4일, ‘가디언(Guardian)’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기대감에 있어서 상호 충돌 징후(US and North Korea expectations over denuclearization appear to collide)’ 제하  줄리안 보거(Julian Borger) 외교 전문기자의 기명 기사를 게재했다.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이 외교적 승리?

가디언은 기사 서두에서 “북한의 지도자가 후대를 위해 핵무기 보유를 결심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정상회담과 관련하여 미국과 북한의 서로에 대한 기대감은 상호 충돌 징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동안 북한은 핵실험 현장에 대한 폐쇄, 또 핵 및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테스트 중단 의사를 밝혔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외교적 승리로서 자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와우, 우리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고, 그들은 비핵화(전 세계에 굉장히 좋은것), 핵실험 현장 폐쇄, 그리고 더 이상 핵과 ICBM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에 동의했다”는 낙관적 내용의 트윗을 남겼다.

가디언은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미국 국방부 장관도 북한의 ‘실험 중단(the testing moratorium)’을 앞으로 미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전했다.

지난 월요일, 메티스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 상황에서, 내 생각에는 그 회담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낙관하는데 많은 이유가 있다. 일단 두고 보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 “핵무기로써 우리 후손들을 위한 보험을 든 것”

하지만 가디언은 미국과 북한이 그동안 밝혀온 궁극적인 목표인 ‘비핵화(denuclearisation)’가 같은 말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비핵화’에 대해서 양국이 생각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특히 지난 주말 동안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개념에 대해서 서로 해석이 다르다는 것이 더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일단 북한은 핵 및 ICBM 에 대한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조선노동당의 같은 보고서에서 사실은 정권이 실행 가능한 핵 억지력을 구축하는 작업을 완료했기 때문에 바로 그러한 실험 중단과 같은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핵 및 ICBM 실험 중단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전 과정이 끝났기 때문에 그러한 실험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음을 전체회의에 참석한 북한 소식통이 전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핵무기가 성공적으로 개발됨으로써 이제 북한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 보험을 든 것이며, 이는 평화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보검으로써 우리 자손들이 세계에서 가장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이 확고하게 보장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은 중국의 핵실험 중단 선언을 모방한 것” 

한편, 김정은은 핵무기 없는 미래 세계의 목표를 향한 “세계적 차원(world-level)”의 공헌으로써 실험 중단을 발표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관련해, 가디언은 예일대학교 로스쿨(Yale Law School)의 ‘폴 차이 차이나 센터 (Paul Tsai China Center)’ 미라 랩-후퍼 (Mira Rapp-Hooper) 선임연구원의 의견을 구했다.

"지난 주말에 북한이 ‘선제적 양보(preemptive concession)’를 선언한 것이 유혹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선언은 협상에서 우위에 서있는 쪽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다.“

‘핵확산방지평론(Nonproliferation Review)’ 紙의 편집인이자 몬트레이(Monterey) 소재 ‘미들베리국제연구소(Middlebu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수석 연구원인 조슈아 폴락(Joshua Pollack)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했다.

“북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이란 자신들만의 일방적인 군축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비핵화란 세계적 차원에서 강대국들이 같이 핵무기를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가디언은 계속해서 조슈아 폴락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북한은 핵 보유국인 중국이 1996년도에 핵실험 중단을 선언했을 당시에 베이징이 사용했던 언어를 그대로 모방하여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주말과 오늘, 백악관은 북한의 입장이 담긴 발표문 읽을 때 일대 혼란을 느꼈고,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백악관이 지금까지 생각해온 비핵화가 완전히 같지 않다는데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비핵화’란 과연 무엇?

가디언은 미국의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인 존 볼턴(John Bolton)을 비롯한 미국의 당국자들은 지금껏 미국이 미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완벽하게 또 빠르게 북한의 군축이 이뤄지기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해온 점을 짚었다.

하지만 가디언은 정작 백악관 대변인의 말은 또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월요일, 백악관 대변인인 사라 샌더스(Sarah Sanders)는 미북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목표에만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라는 용어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여러 차례 질문들에 대해서 답변을 피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북 회담이 열렸을 때 그 내용들이 어떻게 드러날지 대통령과 김정은이 검토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들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이 6월초나 그보다 조금 더 일찍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전에 문재인과 김정은이 만날 예정이고 두 정상은 공식적으로 한국전쟁의 종전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평화협정을 맺고자 한다면 1953년 휴전협정에 서명한 미국 주도의 유엔 동맹 국가들을 포함시켜야 하지만, 한국은 북한과 별도의 협정을 맺어 양국 관계를 재설정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승리 선언에 집착하면 회담의 성과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가디언은 여러 전문가들이 북한의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솜씨 좋게 함정에 빠뜨릴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음을 전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완전히 무장 해제 될 때까지 평양에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이 말하는 압박은 중국과 한국의 지원 없이는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며, 베이징과 서울은 제재완화 조치와 일단 실험부터 중단시키는 일을 맞바꾸는 일명 ”동결을 위한 동결(freeze-for-freeze)”에 대한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이런 형태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섣부르게 외교적 승리를 주장하고자하는 욕망으로 인해서 오히려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은 성과에 만족해야만 할는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랩-후퍼 선임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트럼프 팀은 승리 선언만을 노리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좌우간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 골 포스트를 기꺼이 뒤로 이동하는 식으로 목표를 재설정할 수도 있다."


비핵화 회담에서 전 세계 군축을 논의하겠다? 중국식 허장성세?

이번 가디언 기사에서 특히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북한이 핵실험 중단을 선언하면서 현재 핵 보유국인 중국이 1996년에 핵실험 중단을 선언했을 당시에 베이징이 사용했던 언어를 그대로 모방했다는 조슈아 폴락의 지적이다.

조슈아 폴락은 북한의 모방술을 중국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추측했으나, 김정은이 사상 처음으로 북한을 떠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공산권 핵 보유국 선배로부터 어쩌면 관련 사항 일체를 코치 받았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핵실험 중단이 미국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중국과의 공모를 통한 전략적인 언어구사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의도는 한편으로는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리 선언적인 모습을 보여서 자연스럽게 혈맹인 중국을 끌어들이는 식으로 6자회담 분위기를 조성한 후, 이를 통해 북한과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핵군축을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불만을 가진 나라들을 어떻든 자극해 자국을 정의로운 나라로 포장해보려는 북한의 망상적 의도가 과연 성공할는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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