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코그라드 호텔 사태를 둘러싼 순천시 등 주요기관이나 언론, 나아가 순천시장 후보들의 시각이 양비론(兩非論)에 머물러 있다.
흔히 양비론은 어떤 주장이 대립되는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로 사회적 주장이 양분되어 있을 때, 어느 한편에도 동의하지 않는 제 3자가 별 할 얘기가 없을 때 사용하는 수법이다.순천에코그라드 호텔 사태를 대하는 기관들의 태도도 이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선거를 불과 두달 앞둔 시점에서 순천시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호텔 사태에 대해 애써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양비론의 함정은 문제의 진실을 파헤치지 않은 채 이런 주장을 펼친다는 데 있다.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 사태 역시 순천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남의 재산권 다툼이라는 이유로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관심을 두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 따지고보면 사태의 진실을 파헤칠 능력과 노력이 없는 것도 한 이유다.
일단 순천시가 문제다. 남의 재산권 다툼에 괜히 끼들었다가 손해볼 것 같으니 애초에 관망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도 함부로 나섰다가 나중에 후회하느니 애초부터 끼어들지 않는 게 낫다 싶다는 그간 경험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순천시의회도 조용하다. 다른 때 같으면 통진당 소속 의원이 벌떼 같이 나서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끼어들만 한 데 조용한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筆者가 이 시점에 이 문제를 거론한 이유는 과거 순천시장 선거 때만 되면 말도 안되는 문제를 이슈로 삼아 선거쟁점이 된 기억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정원박람회 개최 여부를 두고 당시 민주당 시장 후보들이 박람회를 추진한 순천시장 출신의 노관규 후보를 파상공세로 몰아붙였던 경우다.
당시 순천의 서갑원 국회의원까지 나서 '순천시가 정원박람회로 인해 순천시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며 노 전 시장을 공격하자, 민주당 후보로 나선 출마자들이 여기에 동조하면서 순천 시장선거는 정원박람회 추진여부를 놓고 노관규-서갑원 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았고 이로인해 극심한 혼탁양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그 뒤 5월 중순께, 순천역 앞 '화상경마장 개장'을 앞두고 시민단체와 당시 시장출마자들이 개장책임에 대해 서로 책임전가를 하며 뒤질세라 개장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당시 법원서 개장허가까지 받은 한국마사회는 결국 건물 입주를 하지 못했고 여기에 반발한 건물주가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이 지금까지 진행중이다.
그 뒤 노관규 시장이 국회의원 출마로 인해 치러진 2012년 4월 순천시장 보궐선거에선 '순천만 PRT' 가 선거최대 쟁점이 됐다. 상당수 시장 출마자들이' PRT가 순천만 환경을 해칠 우려가 있다' 는 좌파 시민단체의 입장에 동조해 PRT도입 반대입장에 가세했던 것이다.
포스코와 MOU까지 체결하며 투자유치에 나선 순천시도 순천시장 선거를 앞두고 PRT의 실체는 물론이고 관련 현황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이해도 못하는 좌파 시민단체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자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덕분에 筆者는 PRT 현황과 기존 MRG방식과 달리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투자위험분담방식은 물론이고 지방재정법 등과 관련한 법률을 나름 습득하게 됐고, 시장후보들을 불러다가 토론회까지 개최했지만 일부 후보들이 불참한 탓에 반쪽 토론회로 전락한 경험도 있다.
시장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느닷없이 이런 쟁점들이 불거진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특정후보 측에서 이슈화를 통해 정치쟁점화를 시켜 선거판세를 뒤집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내재되어 있다.
筆者는 이런 이유로 선거기간 중 사안의 본질적인 측면보다는 현상을 부각시켜 대중을 선동하고 나아가 표퓰리즘을 불러일으켰던 행위를 여지껏 ' 파쇼' 와 다름없다며 규탄했던 것이다.
문제는 과거의 이런 행태와 달리 작금의 에코그라드 사태는 선거쟁점으로 떠올라도 될만한 중대한 지역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후보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순천경찰서, 순천검찰, 순천법원,순천소방서 등 관련기관 앞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집회와 시위가 일어나고 순천시 관계부서는 호텔 사태를 수습하는라 골머리를 썩고 , 135억원을 떼인 공사채권단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방송차량이 순천시 전역을 뒤덮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순천시장에 출마한 후보 그 누구도 침묵만 지키고 있다.
남의 재산권 다툼에 함부로 나서길 꺼리는 점도 있지만, 이보다 주된 이유는 아마도 양측 중 어느 쪽 표가 더 많은지 계산이 안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누구 편을 들어서 주장할려면, 사태의 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확인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과 노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나설 엄두조차 못내고 있는 후보도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筆者는 순천시장에 나선 후보 모두에게 순천시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에코그라드 호텔사태 해법에 관한 숙제를 4월 한 달간 내주고 이후 관련 토론을 개최해 후보들의 입장을 들어보려 한다.
적어도 순천시장에 나선다면 순천시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이 문제에 대한 현황파악 능력은 물론이고 해법제시, 나아가 갈등조정 능력까지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토론결과 그런 능력과 자질도 없이 순천시장에 출마한 후보들은 순천시민의 이름으로 과감히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나아가 순천시도 오는 4월 20일 정원박람회장을 개장한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순천시 관내 유일한 특급 숙박업체인 에코그라드 호텔 사태에 관한 해법과 비전제시 없는 정원박람회 개장은 순천시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숙제>
숙제1. 순천에코그라드 호텔 사태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인 동원산업과 공사채권단 현황과 입장
숙제2. 1호텔 8층을 점유하고 있던 지금의 동원산업 실질적 오너인 한 모씨는 왜 굳이 파산을 신청한 것일까?
숙제3. 파산과정과 그로 인한 최대피해자는 누구인가?
숙제4. 135억원을 떼인 공사채권단의 호텔에 대한 담보용 부동산 신탁등기 현황파악?
숙제5. 공사채권단은 왜 뒤늦게 유치권을 주장하며 호텔 점유를 하게 됐나?
숙제6. 경매에서 낙찰자인 동원산업과 시중은행 6곳이 출자한 유암코의 관계와 유착설?
숙제7. 동원산업은 왜 최저가인 164억원보다 80억원이 많은 245억원에 경매가를 써냈나?
숙제8. 공사채권단의 유치권 성립여부에 관한 후보들의 입장?
숙제9. 호텔 향후 처리방향을 둘러싼 후보들의 견해?
숙제10. 에코그라드 호탤 사태 해결 위한 후보들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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