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과수, "태블릿을 최순실이 사용했다고 결론내린 적 없다" 증언

국과수 보고서 작성자, 최순실2심 증인출석해 확정 발언...JTBC 추가 피고소 위기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2018.05.23 19:56:46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JTBC가 검찰에 제출한 태블릿과 관련, 최순실의 것이라고 특정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JTBC 손석희는 지난해 최순실 1심 재판부에서 국과수 보고서를 회신하자마자 “국과수도 최순실의 것이라고 확인했다”며 보고서의 내용과 전혀 다른 거짓선동 보도를 쏟아냈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국과수가 태블릿PC 증언한 날, ‘김필준은 방청, 손석희는 침묵’)

태블릿을 직접 분석했던 국과수의 나기현 연구관은 23일 최순실 2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 제403호 법정에서 열린 이날 국과수 증인신문은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됐다. 



이날 변호인 측은 나 연구관에게 “JTBC는 국과수 보고서를 회신한 당일 “국과수도 최순실의 태블릿이라고 확정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국과수는 보고서에서 ‘최순실의 태블릿’이라고 확정한 사실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나 연구관은 이에 “없다”고 분명히 답했다. JTBC가 그간 “국과수도 태블릿은 최순실의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한 기사는 모두 거짓선동보도로 명확하게 확인된 것. 국과수는 보고서 어디에서도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사용자가 단수이거나 복수일 가능성 모두를 제시했을 뿐이다. 

최순실 변호인 측은 국과수는 태블릿의 사용자가 누구라고 판단하는지 대답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나 연구관은 “포렌식을 통해서 태블릿에서 나온 자료를 모두 재판부에 제출했으니,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이 자료를 토대로 재판부가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나 연구관은 또 셀카는 사용자를 특정하는 단서가 될 수 없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최서원(최순실) 셀카는 1장이 있는데, 셀카라는 것이 곁에 있는 사람이 태블릿을 들고 (전면 카메라로) 최서원을 찍어도 ‘셀카’가 되는 것이 맞는가”라고 물었고, 나 연구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국과수 보고서에 따르면 최순실의 셀카는 단 1장인데 반해, 장승호의 딸 셀카는 7장이나 된다. 셀카가 곧 사용자라는 JTBC 논리대로라면 태블릿의 주인은 장승호의 딸이거나 그 아빠인 장승호라고 봐야 타당하다. 실제 검찰은 이날 최순실 셀카에 관해 질문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셀카=태블릿PC 주인? 손석희 '기적의 논리'...그럼 장승호 딸 셀카 7장은?)


나 연구관은 이날 사진폴더 삭제에 관해선 질문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사진폴더는 업데이트와 같은 단순한 구동만으로는 삭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단독] JTBC, 태블릿PC서 사진폴더 통째로 삭제)

장승호 사진의 EXIF 정보가 누락된 이유에 대해선 나 연구관은 회전가설을 제시했다. 사진을 회전하면서 정보가 누락됐다는 것이다. 다만 나 연구관은 회전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확언하지 못하고 가설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전문] “장승호 사진 수사해야” 이경재변호사 국과수회보 의견서)

증인은 또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공개된 카카오톡에 대해서도 "국과수는 카카오톡을 복구할 수 있고, 암호화된 카카오톡도 알아볼 수 있도록 복구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현재 카카오톡이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공개된 것은 사용한 디지털포렌식 소프트웨어가 그렇게 표시되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나 연구관의 증언으로 최씨 측은 태블릿의 사용자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인 카카오톡의 복구를 국과수에 재차 신청해볼 여지가 생겼던 셈이다. 

이날 방청석에는 변희재 본지 대표고문과 JTBC 김필준 기자, 우종창 기자, 주진우 기자, 염순태 애국시민 등의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모두 같은 시간에 진행된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으로 몰려, 주요 매체 기자로 보이는 사람은 김필준 기자 외 1~2명 정도였다. 

김필준 기자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건물 앞으로 나와 핸드폰을 꺼낸 후에 누군가와 한참을 통화했다.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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