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 내에서는 반도체 강국인 대만이 중국 공산당의 손아귀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매사추세츠 주 하원의원인 세스 몰튼(Seth Moulton)은 한 싱크탱크 포럼에서 “만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은 TSMC를 폭파해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미국에선 대만을 주권국보다는 전략자산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많다. 1950년대 초반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이 대만을 ‘불침항모(unsinkable aircraft carrier)’라고 묘사하는 발언으로 주목을 끈 적도 있다.
하스 연구원은 서두에서 미국해군정보국(ONI)이 최근 “중국이 대만을 장악한다면 중국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일부 대만인들에게는 미국의 이런 접근법이 안심이 될 수 있지만, 미국이 정책 논의 과정에서 대만을 자산으로 간주할수록 자신들의 전략적 목표를 위해 대만을 도구화하려는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스 연구원은 대만의 미래는 미국 관료들이 아니라 대만 국민들이 결정한다고 강조하면서 “대만인들은 대만이 단순히 강대국 경쟁의 볼모가 아니라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서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하스 연구원은 최근 대만 차이잉원 정부가 “대만 수호에 집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공화당 조쉬 홀리(Josh Hawley) 상원의원의 발언을 일축하고 “우크라이나의 성공이 대만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사실도 소개했다.
또 그는 “대만 반도체에 의존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고 지속 불가능하다”는 미국 내 일부 인사들의 주장에 대해 대만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시정을 요구했고, 이후로 미국에서 이런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스 연구원은 “미국과 대만은 이렇게 상호 존중의 건전한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비록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양측은 상대방의 최우선 순위와 관심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대만을 불침항모나 반도체 공급라인으로 취급하기보다는, 미국과 유사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하스 연구원은 “대만이 미국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공헌은 대만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것(The most valuable contribution Taiwan can make to the United States would be to become the best version of itself)”이라며 대만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민주적 제도를 강화할수록 미국에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한 후, 대만을 단순히 미국의 전략적 자산으로 보는 것은 이러한 목표와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스 연구원은 “그렇기에 대만을 전략적 자산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은 항상 미국 내 정책 논쟁에서 패배하고 있다(That is part of the reason why advocates of treating Taiwan as a strategic asset have always ended up on the losing side of America’s policy debates)”고 지적하면서 칼럼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