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YT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은 이란의 전략에 이용당하는 것”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세상에 많은 기여를 해야 하는데, 복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미디어워치 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23.10.18 10:45:50

이스라엘이 이슬람 테러집단인 하마스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공격을 진행 중이다. 일주일 가량 진행한 폭격에 이어서 조만간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로 진입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확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보복의 수위를 조절해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하마스의 테러와 학살을 규탄하는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이번 사태가 중동전쟁으로 이어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민주당 성향 매체인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16일(현지시간) 중동문제 전문가이며 퓰리처상 3회 수상으로 유명한 토마스 L.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이 기고한 “가자지구 침공과 ‘발본색원’ 사고방식이 이스라엘의 실수인 이유(Why a Gaza Invasion and ‘Once and for All’ Thinking Are Wrong for Israel)” 제하의 칼럼을 게재했다. 



프리드먼은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군 내부에 하마스를 제거하고 가자지구의 위협을 ‘발본색원(once and for all)’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발본색원은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용어”라고 언급했다.

프리드먼은 탈레반, 하마스, ISIS, 알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집단이 각각의 국가에서 문화적,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무직자가 대부분인 젊은 무슬림들로부터 끝없이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이들 중 어느 테러집단도 발본색원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프리드먼은 “하지만 하지만 미국이 ISIS와 알카에다에게 했던 것처럼 그들을 고립시키고 축소하고, 그들의 명분을 박탈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와 정교한 접근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먼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큰 실수”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동의한다고 언급하면서 “하마스의 야만스러움을 감안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장기적인 도덕적, 군사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점령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발이 묶이면서 미국을 또 한 번의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이 현재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 정책 3가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첫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벗어나 서방에 합류하도록 돕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을 포위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집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와 온건한 아랍 국가들을 아우르는 친미 블록을 형성하여 중동에서 이란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프리드먼은 이스라엘이 지금 가자지구에 진입하면 아브라함 협정은 파기되고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이집트와 요르단)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교 정상화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결국 이스라엘은 귄위주의적인 체제가 될 것이며,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려는 이란의 전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프리드먼은 가자지구 침공 이후 도덕적으로 명분을 잃고 경제적·군사적으로 약해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과 중동 패권의 야망을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자지구 시가전은 이스라엘의 국제적 지위를 무너뜨릴 것”

프리드먼은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이 무엇을 해야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이스라엘이 예비군 36만명을 동원해서 인구밀도가 엄청나게 높은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벌이는 것은 절대로 답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는 이스라엘의 경제와 국제적 지위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드먼은 “오히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침공을 포기한다고 발표하고서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할 더 정교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발표하면 이스라엘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지지를 얻고,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ISIS라는 인식을 얻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과도한 보복을 하면 전세계가 이스라엘에 대해 가졌던 좋은 감정이 모두 고갈될 것이라고 프리드먼은 지적했다. 그는 “하마스는 바로 이걸 노리고 큰 도박을 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세상에 너무나 많은 기여를 했고 앞으로도 기여할 것이 훨씬 더 많은데, 복수나 분노를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프리드먼은 “만약 이스라엘이 오늘 당장 가자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 이란은 완전히 좌절할 것이고, 헤즈볼라는 실망할 것이고, 하마스는 망연자실할 것”이라며 “반면 이스라엘 군인들의 부모와 인질로 잡힌 이스라엘인들은 안도할 것이고, 분쟁에 휘말린 가자지구의 모든 팔레스타인들이 안도할 것이며, 바이든 대통령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있는 이스라엘의 친구와 동맹국들이 안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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