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탐사가 장시호 회유 의혹과 관련 “사실무근의 허위사실”이라는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 1과장(부장검사)의 반박에 대해 “4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녹취록에는 김 검사의 부적절한 행적을 보여주는 흔적이 한 두개가 아니어서 쉽게 덮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재반박했다.
앞서 지난 8일 뉴탐사는 이른바 '장시호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국정농단 사건 당시 김영철 검사가 장시호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장 씨의 증언을 연습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영철 부장검사는 입장문을 내고 “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입장문에서 김 부장검사는 “저는 장OO를 외부에서 만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도 전혀 없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그 어떤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며 “보도 매체들은 장OO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허위로 진술한 대화만을 근거로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표현을 사용했는데,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번 보도는 허위보도 프레임을 이용해, 가능하지도 않은 부존재 사실의 입증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중요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를 사회적으로 사장시키려는 비열한 공작의 일환이므로 도저히 좌시할 수 없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해당 매체와 발언자, 유포자 전원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명예훼손 등 형사고소, 보도금지 가처분, 언론중재위 제소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뉴탐사도 당일 즉각 재반박 보도를 냈다. 뉴탐사는 “수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녹취록에는 김 검사의 부적절한 행적을 보여주는 흔적이 한 두개가 아니어서 쉽게 덮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뉴탐사가 입수한 장시호 녹취록에 따르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공판 검사였던 김영철 검사가 피고인 장시호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장면이 여러군데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뉴탐사는 “녹취록에 따르면, 2020년 1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QR코드 인증이 필수였던 시기에 두 사람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에어비앤비를 통해 밀회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녹취에는 ‘너가 방을 잡아놓고 간 거지. 내가 거길 쓰는 거지.’, ‘CCTV 안 찍히게 조심해야 해’ 등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김 검사의 항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탐사는 “뉴탐사의 보도 이후 인터넷언론 KPI(옛 UPI)가 장시호와 김영철 검사가 나눈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며 “KPI는 장시호와 김영철 두 사람의 반론도 들었다. 장시호는 문자 교신 사실을 인정한 반면, 김영철 검사는 처음에는 연락 자체를 부인하다 뒤늦게 '사적 연락은 없었다'고 주장을 바꿨다. 김 검사는 장시호에게 '오빠'라고 부르게 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사적 만남은 없었다고 했다”고 짚었다.
KPI뉴스는 8일자 “[단독] 尹사단 검사, 국정농단 재판 중 장시호와 부적절한 관계 의혹” 제하 보도를 통해 “장씨는 김 검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자체는 대부분 인정했다. 그러나 김 검사와 공유형 숙박시설에 함께 있었다는 점은 부인했다”며 “장씨는 KPI뉴스에 ‘김 검사를 멋있게 봤고 호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2, 3년 전까지 연락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봤던 것도 사실’이라고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 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싶어 거짓말 한 것이라는 장시호 씨의 입장도 전했다.
이 매체는 “김 검사는 지난해 11월 7일 '장씨와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느냐'는 질문에 ‘제가 연락을 하겠느냐’고 부인했다”며 “KPI뉴스가 김 검사와 장 씨 사이의 문자메시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자 김 검사는 ‘아까는 사적인 것이라고 해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검사는 자신을 장씨가 '오빠'라고 부른 것에 대해서는 ‘제가 편하게 하라고 한 건 맞다’며 ‘장 씨는 참고인이었고 이것저것 많은 도움을 주는 상태였기 때문에 호칭을 편하게 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보도를 거론하며 "검사들의 행패가 아주 만연해 있다"며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