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엘브리지 콜비(Elbridge A. Colby)는 최근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유사시 대규모 파병 계획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에 이를 수정해야 한다(To the extent that we are currently planning on sending massive amounts of forces to Korea that would decrement from our ability to deal with the Chinese, I think we need to revise that)”고 밝혔다.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보다 중국의 침공으로부터 대만을 지키는 데 전략적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뉘앙스다.
이어 그는 “미국과 미국 대통령이 합리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한국 방위 계획이 필요하다(I think we need to have a plan for the defense of South Korea that the U.S. and the president of the U.S. could rationally implement)”는 언급도 했다. 이 발언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주한미군의 규모가 변하거나 한미동맹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가운데 나왔다.
칼럼은 서두에서 콜비 전 차관보의 발언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으려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며,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하려는 김정은의 공작에 본의 아니게 이용당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의 발언이 한국의 국방비 지출 증가를 위한 지렛대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칼럼은 “콜비는 미국 입장에서 대만이 한국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둘 다 중요하다”며 “전쟁을 막으려면 미국은 한반도와 대만해협 두 곳에서 모두 싸우고 이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콜비는 ‘미국은 그럴 힘이 없다’는 신호를 김정은에게 준 셈”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칼럼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과 지금은 다르다고 강조한 후 “주한미군의 주둔은 북한을 겨냥한 억지력으로서 작용하지만, 북한이 남침할 경우 남한을 위한 전투는 대부분 한국군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칼럼은 한국이 대량살상무기를 제외하고는 양과 질에서 월등한 첨단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대부분의 NATO 동맹국보다 더 높은 비율(GDP 대비)의 국방비를 할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칼럼은 “한국은 주한미군을 위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분담금을 납부하고 있는 유능한 국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 한미 양국에 이익이며, 미군의 주둔과 확장된 핵억제력이 북한의 선제공격을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한국을 지키기 위해서 미국을 핵공격 위협에 노출시킬 수는 없다”는 미국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렇다면 중국의 핵무기가 미국을 겨냥한 위협은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현실은 미국이 모든 핵위협에 대비해서 방어능력을 계속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칼럼은 콜비의 ‘신속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장에 대해서는 옳다고 인정하면서 “전쟁 발발 시 휴전선 북쪽에서의 군사 작전은 한국군이 주도해야 하며, 미국은 작전 계획에 따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야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된 한국이 장기적으로 정당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칼럼은 “만약 현실적으로 미군이 한국과 대만 모두를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둘 다 가능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며 동맹국과 친구들의 지원이 있으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둘 중 하나를 우선시하면 둘 다 희생시킬 가능성이 높다(Prioritizing one over the other will likely result in sacrificing both)고 강조하면서 칼럼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