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희재·미디어워치 대표이사 ]
이번 일본 총선의 결과를 놓고 한국의 무능한 어용언론들은 아예 제대로 된 분석글 하나 내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자민당 연합 과반이 붕괴되면서 일본의 중도층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을 하는가 하면, 일본보수당의 원내 진입으로 혐한파, 극우파가 득세한다는 등의 앞뒤가 맞지 않는 분석이 판을 친다. 그만큼 한국의 언론들은 일본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오직 반일감정에만 편승한 이른바 국뽕식 거짓선동 보도만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2023년도에 창당된 일본보수당(日本保守党)은 미국 바이든 정권, 그리고 한국 윤석열 정권과 함께 신냉전식 한미일 동맹에 집착한 기시다 정권에 대한 반발로 새롭게 등장한 정치세력이다.
일본 기시다 정권은 미국 바이든 정권과 유착되어있어 기존 아베 지지 보수 세력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성소수자(LGBT) 특혜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에 일본보수당은 문화적 PC좌파 세력들과 싸워온 미국의 트럼프 노선과 함께 하면서 기시다 정권에 저항했다. 한마디로 일본보수당은 충성도 높은 아베 지지 보수 세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일본 내 가장 강력한 트럼프 지지 보수 세력이기도 한 것이다.
객관적 사실만 보도해야 할 연합뉴스를 포함하여, 조중동부터 한겨레, MBC까지 한국의 무능한 거짓선동 언론들은 일본보수당의 대표이자 작가인 햐쿠타 나오키(百田尚樹)가 “한반도 위기상태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재일교포를 죽일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그를 혐한론자로 음해하고 있다.
하지만, 햐쿠타 나오키 대표 발언의 정확한 맥락을 봐야 한다. 아베 신조를 지지해온 전통적인 일본의 보수층은 그동안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외교 사안에서 가장 1순위로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다뤄왔다. 일본의 보수층으로선 일본인을 수시로 강제납북해온 김일성 왕조, 그리고 이 강제납북 문제로 일본 내에서 간첩 역할을 해온 조총련을 적대시할 수밖에 없다. 즉, 햐쿠타 나오키가 언급한 재일교포는 바로 김일성 왕조의 하수인인 조총련을 지칭하는 것이다.
오히려 일본 보수층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온 한국의 제 정치사회 세력과는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즉 김일성 왕조와 조총련 등이 문제인 것일 뿐, 일본 보수층은 혐한은커녕 친한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실제로 일본보수당의 당대표 햐쿠타 나오키는 물론, 이번에 일본보수당 비례대표로 일본 국회에 입성한 후쿠이현립대학 교수 시마다 요이치(島田洋一)도 문재인 정권 당시 문 정권의 친북반일 노선을 비판하면서 미디어워치와 밀접하게 교류해왔었던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베 지지 세력으로서의 일본 보수층은 대부분 트럼프 노선을 지지한다. 이에 이들이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돈벌이를 위해 밀어부쳐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일본은 빠져나와야 한다고 일찌감치 주장해왔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시마다 요이치의 경우는 후쿠이현립대학 교수 시절부터 “일본 정부가 매년 거둬들이는 세금의 양은 제한돼 있으며, 정부의 책임은 일본 국민을 부양하고 국가를 방어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기시다 정권을 비판해왔다.
시마다 요이치는 일본에서 미국 정치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으며 제1의 트럼프통으로도 불리는 인사다. 그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데릭 플라이츠(Frederick H. Fleitz) 등 폭넓은 트럼프 측 인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총선으로 일본의 자민당 연합은 과반을 지키지 못해 군소야당과의 연합을 늘려야 한다. 그렇다면 그 제1세력은 햐쿠타 나오키와 시마다 요이치의 일본보수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필자는 진단한다. 특히 기시다 정권이 바이든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해왔다는 점에서, 만약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에 무능하고 덩치만 큰 자민당보다 오히려 원칙과 명분의 측면에서 일본보수당이 자민당 연립정권내 미국과의 외교정책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보수당은 비록 3석의 작은 신생 정당이지만 아베 지지 성향의 일본 보수 지식인들 사이에서 매우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다. 이 일본 보수 지식인들 상당수는 기시다류의 낡은 자민당과는 다른 관점에서 일본의 국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필자에 대한 이들의 지지 성명이다.
이번에 일본 국회에 진입한 시마다 요이치는 물론, △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 레이타쿠(麗澤)대학 특임교수, △ 다카하시 시로(高橋史朗) 모랄로지도덕교육재단 도덕과학연구소 교수, △ 아리마 테츠오(有馬哲夫) 와세다(早稲田)대학 명예교수, △ 에자키 미치오(江崎道朗) 정보사학자 및 레이타쿠대학 객원교수, △ 쿠보타 루리코(久保田るり子) 산케이신문 객원편집위원 등은, 태블릿 조작 사건 문제와 관련하여 윤석열 정권이 필자를 탄압하는 일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올해 8월에 공동으로 발표했던 바 있다.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이들 일본 보수 지식인들은 “공공이익을 위해 보도활동을 한 언론인들이 장기간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웃 일본에 사는 지식인으로서 깊은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태블릿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부가) 증거조사 절차를 재개하며 변희재의 요청대로 태블릿 감정 등을 통해 조작 여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윤석열 정권은 정권 초기부터 일본에 퍼주기 식으로 거의 모든 요구조건을 다 들어주면서 일본 국민들의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보수 지식인들이 만약 기시다류 낡은 자민당처럼 일본의 단기 국익만 생각한다면 태블릿 문제로 사실상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일본의 니시오카 쓰토무, 시마다 요이치 등은 한국의 미디어워치, 조갑제 대표 등과의 오랜 교류를 통해서 윤석열이 저질렀던 범죄행위와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일찌감치 잘 이해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이에 이들은 윤석열과 일본이 더 깊이 엮였다가는 한국 국민들의 반일 정서만 극단화되어 장기적으로 일본의 국익을 크게 해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본 보수 지식인들의 생각을 따르고 있는 일본보수당의 정체성을 고려해보면,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후에 차기 일본 자민당 연립정권은 일본보수당을 중심으로 하여 바이든 노선과 기시다 노선을 버리고 트럼프 노선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본 보수 진영은 트럼프 노선을 한반도에 구현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 바로 거짓과 날조, 조작 범죄자 윤석열이란 존재라는 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필자와 미디어워치는 일본에서 일본보수당이 주도하는 연립정권이 구성된다면 일본 보수 지성사회에 윤석열의 태블릿 조작범죄, 언론탄압, 야당탄압 현실을 다시 한번 강하게 알릴 것이고 미국과 함께 윤석열 정권 제거에 나서자고 제안할 것이다.
윤석열로서는 트럼프 정권이 들어설 경우, 그동안 무차별 퍼주기로 잘 챙겨놓았다고 계산한 일본에서부터 자신의 정권이 무너지는 경고음을 듣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