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홍콩·캐나다 기반 언론 매체인 ‘아시아타임스(Asia Times)’와의 외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명백한 내란 행위”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insurrection)에 해당하는 것이냐”는 ‘아시아타임스’ 측의 질의에 대해서 “헌정 질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명백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호하게 답변했다.
내란 규정의 근거로서 송 대표는 “대한민국 입법부(국회)는 계엄령 하에서도 법적으로 건드릴 수가 없다. 계엄령이 행정부와 사법부는 그 지휘 하에 둘 수는 있지만, 국회는 자율성을 유지한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번에 이러한 법적 안전장치가 노골적으로 무시됐다. 군이 국회의사당에 바리케이드를 쳐서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무장한 군인들이 본관으로 강제로 진입하여 정치인들을 체포하려 했다”고 제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선 “영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특검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통과가 예정됐던 것이 핵심 문제라고 본다”며 “윤 대통령은 부인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해 사실상 ‘방탄(bulletproo)’ 방어막을 구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좌파를 반국가 세력으로 낙인찍고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고자 하는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일관된 접근 방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 계획된 행동으로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어 “윤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최측근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김용현[김 전 장관은 12월 4일 사퇴] 씨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12월 8일 사퇴], 여인형 방첩사령관[12월 6일 경질] 등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로 구성된 비밀 네트워크를 구축했는데, 이 그룹이 지난 2일 계엄령 선포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대통령은 정부 기관과 여당, 청와대에 친윤(pro-Yoon) 검찰 파벌을 포진시킴으로써 사실상 ‘검찰 공화국(republic of prosecutors)’을 만들었다”며 “그의 지휘 아래 운영되는 이 파벌은, 대통령과 그 가족을 형사 책임으로부터 보호하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반대파와 소수파를 침묵시키는 데 권력을 사용함으로써 한국의 민주적 규범을 훼손했다”고도 지적했다.
덧붙여 “저는 윤석열 검찰이 무너지더라도 윤석열 검찰과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한동훈이 여당의 지도자로 남아 있는 한 달라질 것이 거의 없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며 “윤 총장의 퇴진과 함께 시급히 필요한 것은 우리 검찰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번에 ‘아시아타임스’는 한국의 러시아통으로 꼽히는 송영길 대표에게 윤석열 정권의 적극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질의했다.
관련해 송 대표는 “나는 2022년 전쟁이 발발했을 때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비판했고, 우크라이나에 개인적으로 작게나마 기부금도 전달했다”며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문제를 포함하여) 외교에서는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송 대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한국이 어떻게 러시아를 적으로 만들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한국은 이미 북한과의 복잡한 문제를 독자적으로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미군 및 일본 자위대와의 협력에도 의존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러시아를 적으로 만드는 일은 신중한 행동이 아니다. 보다 균형 잡히고 건전한 외교 정책을 위해 이는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