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스타벅스가 인기 신메뉴로 내세우고 있는 ‘스위트 밀크 커피’가 화제가 되고 있다. 언론 미디어는 이 메뉴에 대해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국내에서 ‘3주 만에 50만 잔’을 판매했다는 점을 부각해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수년 전 일본 스타벅스에서 판매해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행이 지난 메뉴를 이제 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 신제품처럼 마케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6일 출시한 ‘스위트 밀크 커피’가 출시 3주 만에 50만 잔 판매를 기록하며 새로운 데일리 커피로 자리 잡았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다수의 언론 미디어는 관련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반영해 기사를 쏟아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해당 메뉴가 출시 3주 만에 50만 잔의 판매를 올렸고, 국내 브루드 커피 판매량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 그리고 일본 스타벅스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는 점 등을 기사에서 강조했다.
그런데 해당 제품은 일본 스타벅스에서 이미 수년 전부터 판매되던 메뉴다. 엄밀히 말해 신규 개발 상품이라기보다 기존 해외 메뉴를 도입한 사례라는 점에서 해석이 엇갈린다.
특히 ‘조용한 열풍’과 ‘인기 메뉴’ 등으로 강조되는 마케팅 표현과 달리, 실제 소비 구조는 보다 복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객 입소문에서 자리잡은 日 스타벅스 ‘스위트 밀크 커피’
‘스위트 밀크 커피’는 지난 2024년 4월 10일 일본 스타벅스에서 신메뉴로 출시됐다.
당시 일본 스타벅스도 이 메뉴를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다만 이것이 특별히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거나, 무엇보다 ‘3주 만에 50만 잔’ 등과 같은 기록적인 판매를 올렸다는 소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내에서는 주로 일본을 관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달달한 커피’로 입소문을 탔다.
이 같은 흐름은 ‘스위트 밀크 커피’가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히트 상품으로 인기를 끌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어졌다기 보다, 국내인들의 일본 관광에서의 소비에 따른 SNS 후기 등을 통해 퍼진 ‘외부 유입형 인기’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日에서 ‘지나친 단맛’과 ‘고칼로리’ 평가… 출시 2개월 만에 저칼로리 커스텀 확산
‘스위트 밀크 커피’는 일본 스타벅스에서 출시 당시 호불호가 뚜렷한 메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일본 현지 소비 반응을 보면 주로 젊은층 사이에서 호평이 적지 않았지만, ‘달고 칼로리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한다. 실제로 본지가 확인한 이 메뉴에 대한 일본 뉴스 코멘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너무 달다” “살찌기 쉬운 메뉴다”라는 반응이 상당했다.
이에 출시 약 2개월 만에 이를 저칼로리로 커스터마이징해 마시는 방법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공유됐다.
제품 자체의 완성도보다 소비자가 직접 보완해 소비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인기 메뉴라고 할지라도, ‘오직 하나(Only One)’라기 보다 ‘다른 맛있는 메뉴 중 하나(One of them)’라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전한 히트 상품의 국내 출시인가, 유행 지난 메뉴의 신제품 포장인가
‘스위트 밀크 커피’를 두고 신제품이라고 표현하는 것 역시 엄밀히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자체 개발이 아닌 사실상 일본에서 이미 유행이 식은 메뉴를 그대로 도입한 것임에도, 마치 일본에서도 여전한 히트 상품이자 신제품을 국내에서 새 기획 상품으로 출시한 것처럼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신규 인기 메뉴’로 포지셔닝한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 국내 소비자 반응도 일본 소비자들의 과거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국내에서는 출시 직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지만, 제품의 높은 당도로 인해 역시 호불호가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인싸잇>은 지난 19일 ‘스위트 밀크 커피’ 5잔을 주문(메뉴 이름 미공개)해 회사 구성원들에 마셔보게 했고, 이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20대 여성 직원은 이 음료를 마셔본 뒤 “처음에는 우유 풍미가 진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지만, 몇 모금 지나자 단맛이 강하게 올라오면서 부담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마신 메뉴가 ‘스위트 밀크 커피’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일반 라떼보다 맛이 더 진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너무 단’ 커피라는 인상이 더 강하게 남는다”며 “톨(Tall) 사이즈 기준 5700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차별화된 만족감은 크지 않았고 다시 사 먹을 정도의 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같은 음료를 마신 또 다른 20대 여성 직원은 “마시자마자 단맛이 급격히 오르는 느낌으로, 단 음료가 필요할 때 몇 모금 마시면 좋을 것 같다”며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기본 커피 맛에 더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판매량 부각하는 홍보성 기사 쏟아져… 의문스러운 ‘신메뉴 효과’
이처럼 단맛과 칼로리에 대한 부담을 지적하는 소비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일부 보도에서는 실제 맛 평가보다 판매량 지표를 강조하는 경향이 보인다.
특히 ‘3주 만에 50만 잔 돌풍… 일본서 건너온 스타벅스 신메뉴’ 등 판매량 중심의 제목이 이어지면서, 소비 경험에 대한 균형 잡힌 정보 제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해당 메뉴는 매장에서 추출한 아이스 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브루드 커피 구조로, 사용 원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소비자가 경험하는 맛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동일한 제품으로 묶어 단기간의 판매량으로 인기 메뉴라고 평가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원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구조라면 소비자가 경험하는 제품 자체가 매번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를 동일한 상품으로 전제하고 ‘히트 상품’으로 규정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 메뉴에 대한 소개 문구에도 ‘주기적으로 달라지는 브루드 커피 원두와 함께’라고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일본에서는 관광객 중심의 입소문을 통해 확산된 뒤 소비자 커스터마이징 문화가 형성되는 등 복합적인 소비 양상이 나타났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맥락이 배제된 채 ‘히트 상품’으로 단순화돼 전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례는 새로운 제품 개발이라기보다 기존 해외 메뉴를 재도입한 전략에 가까운 만큼, 실제 소비자 경험과 마케팅 메시지 사이 괴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히트 상품이라는 표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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