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종전 우선’ 제안을 검토했지만, 핵 문제 해결 없는 종전 합의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 회의를 열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참모들과 함께 이란 측이 전달한 새로운 제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매우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이 사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란의 제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요구해 온 핵 관련 조건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고농축 우라늄 문제를 포함한 핵 프로그램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란, 호르무즈 재개방 제안… 핵 문제는 후속 협상으로 미루자
이란은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종전 합의를 우선 처리하고, 핵 프로그램 문제는 후속 협상으로 넘기자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 제안에는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를 해제하고 추가 군사행동을 중단할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분쟁 종식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은 중재국 파키스탄 등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법적 통제권 인정, 전쟁 피해 배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방지 보장, 이란 해상 봉쇄 해제 등을 종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도 절충안도 제시하며, 5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이후 5년간 저농도 민간용 농축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유 중인 우라늄을 희석한 뒤 일부는 국제 감시 아래 자국에 두고, 나머지는 러시아로 이전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트럼프, 이란의 종전 후 핵협상에 불만족… 해상봉쇄 유지 기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최신 제안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이 먼저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종전을 논의하자는 접근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핵 문제를 뒤로 미룬 채 봉쇄 해제와 종전만 먼저 처리할 경우, 미국이 확보한 협상 우위를 스스로 내려놓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이란에 대해 20년간 핵 프로그램 중단과 약 440kg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 전량 반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부에서는 해상 봉쇄를 유지할수록 이란의 협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판단도 나온다.
이란의 석유 수출과 항만 운영이 제한될수록 테헤란이 결국 더 낮은 조건으로 협상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란이 주장하는 방식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국제 해상 교통의 핵심 통로인 만큼, 이란이 해협 통과 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 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 통한 물밑 접촉은 계속… 장기전 대비하는 이란
다만 미국과 이란 사이의 물밑 접촉은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공개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한 외교 채널은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양국 간 협의가 이어질 경우 첫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 역시 장기전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해상 봉쇄를 쉽게 풀지 않을 것으로 보고, 파키스탄·튀르키예 방면 육로 무역과 카스피해를 통한 러시아 물자 이동 등 대체 경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양국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의 압박을 견디겠다는 메시지를 내면서도, 동시에 중재국을 통한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는 모습이다.
이란은 종전과 봉쇄 해제를 앞세우고 있고, 미국은 핵 문제 해결 없이는 봉쇄 해제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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