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思] 무너진 안보, 사법부의 자가당착… 평양 무인기 판결이 남긴 위험한 선례

  • 등록 2026.06.16 11: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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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이동수 기자 | 북한의 무인기와 오물풍선 도발에 대응한 ‘평양 무인기 작전’에 대해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징역 30년을 선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적의 도발에 대응한 군사 작전을 범죄로 규정한 이번 판결이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특히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 재판에서 내려진 법원의 판단과도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이른바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일반이적 혐의를 적용해 징역 3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북한 오물 풍선 공격 등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12·3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사적 목적의 작전으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이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도해 계엄 선포 요건인 ‘비상사태’를 조성하려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 결과 우리 군에 불필요한 군사력 소모를 초래하고 무인기 추락으로 북한에 우리 군 전력이 노출되는 등 일반이적죄의 구성 요건인 ‘군사상 이익 침해’ 요건이 충족됐다고 봤다.

 

필자는 국방의 의무를 다한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이날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 헌정사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선례로 남게 됐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직면했던 안보 현실을 복기해 보자. 지난 2022년 12월 26일, 북한은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을 보란 듯이 유린하며 무인기 5대를 서울·강화·파주 상공에 깊숙이 침투시켰다.

 

나아가 2024년 5월 28일부터 11월 28일까지 무려 반년에 걸쳐 33차례, 총 7000개 이상의 오물풍선을 대한민국 영토 전역으로 살포했다. 이는 단순한 도발을 넘어 국민의 생명·재산·일상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명백한 적대 행위였다.

 

주권 국가로서 이러한 적의 지속적이고 노골적인 군사 도발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는 것은 국군 통수권자의 당연한 헌법적 책무다.

 

그러나 특검은 국군이 감행한 정당한 방어적·보복적 성격의 무인기 작전을 ‘이적 행위’로 규정하는 주장을 늘어놓았고, 법원마저 한국의 안보적 특수성을 외면한 채 이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말았다.

 

무너진 ‘비례 대응’ 원칙 그리고 지휘 체계의 붕괴

 

과거 우리 군의 대응 기조는 이와 전혀 달랐다. 2012년 7월,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해병대 연평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적 도발 시 사격량의 10배까지도 가차 없이 대응 사격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는 적의 오판을 막고 추가 도발 의지를 분쇄하기 위한 ‘강력한 억지력’이 국가 방위의 핵심이라는 군사적 상식에 기반한 것이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필자는 김관진 장관의 발언을 뉴스를 통해 접하고 대한민국의 든든한 국방력이 자랑스럽고 앞으로 이땅에서 가족 모두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이러한 군의 교전 수칙과 억지력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해 버리는 건 동시에, ‘적이 도발하면 앞으로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낳게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군 지휘 체계의 붕괴다. 평양 무인기 사건 재판부는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의 작전 지시를 하달받아 드론 침투 작전을 실무적으로 수행했던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드론을 통한 병력·장비·보급체계 타격 양상으로 진행되는 양상을 간과하고 김용대 전 사령관을 파면하고, 드론작전사령부의 작전권을 박탈하기로 결정하였다.

 

군대는 ‘상명하복’과 ‘복무신조’를 목숨처럼 여기는 조직이다. 국가의 명령을 기계적으로 그리고 충실히 수행한 야전의 장성에게 훈장 대신 무거운 형사 처벌의 굴레를 씌운 것이다.

 

전장에 드리운 ‘사법 리스크’와 코미디가 된 안보

 

이러한 판결이 향후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우리 군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내일, 아니 오늘 북한이 대한민국에 국지적 도발이나 기습 공격을 재개할 경우, 전선의 지휘관들은 적의 동태를 살피기 전에 ‘사법 리스크’부터 계산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에 놓이게 된다.

 

초를 다투는 긴박한 교전 상황에서, 우리 군 장성들이 작전 수행의 위법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 군 법무관을 호출하거나 챗GPT 같은 인공지능에 묻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적군의 포대가 민간인 거주지역에 자리잡아 그곳을 포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이북 민간인을 죽인 혐의로 처벌을 받을까 염려하여 법률 자문을 받는 촌극이 빚어질 수도 있다.

 

현대전에서는 대포병 레이더와 관측용 드론의 발달로 포를 쏘면 그 위치가 금방 노출된다. 따라서 적이 사격후 진지변환(Shoot & Scoot)을 할텐데, 대응 사격의 위법성을 우려하여 군 법무관이나 상부에 물어볼 경우 대응 시간을 놓칠 수 있다.

 

대응 사격을 해도 좋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는 이미 적의 포병 전력이 다른 진지로 이동해버릴 것이다. 국가 안보의 골든타임이 법리 논쟁 속에 증발해 버리는 셈이다.

 

비슷한 사례를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1941년 6월 22일 독일이 바르바로사 작전을 통해 소련을 침공하기에 앞서, 독일군의 정찰기가 여러 차례 소련 영공을 침범했고 독일군 병력들이 소련과의 국경 지대에 대거 집결했다. 

 

그럼에도 소련의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은 독일을 자극하지 마라며, 국경 방어망 구축 금지·정찰 활동 통제·독일군에 대한 선제 공격 엄금을 명령했다.

 

공산주의 성향 독일군 병사 알프레드 리스코프(Alfred Liskow) 상병이 바르바로사 작전 하루 전 부크(Bug) 강을 건너 소련에 투항해 “내일 독일이 소련을 침공할 것”이라고 알렸음에도, 스탈린의 명령으로 인해 국경 지대의 소련군은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했다.

 

독일군이 다음 날 공격을 개시했을 때도, 소련군은 스탈린의 명령을 기다리느라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다가 대부분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었다.

 

결론을 정해놓은 재판부의 자가당착

 

무엇보다 이번 판결이 지닌 가장 큰 논리적 허점은 앞서 법원의 판결과 정면으로 모순된다는 점이다.

 

지난 2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1일에 계엄령 선포를 최종 결심했다고 판시했다.

 

반면, 평양 무인기 사건 재판부는 그보다 두 달이나 앞선 2024년 10월에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극단적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고자 무인기 침투 작전을 먼저 실행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계엄 결심은 12월에 했는데, 계엄을 위한 도발 유도 작전은 10월에 진행했다는 법원 내의 모순에 빠진 상황이다. 이는 결국 두 재판부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보다는, ‘현 정권이 원하는 정치 보복’이라는 목표를 미리 정해놓고 각자의 논리를 억지로 꿰맞추다 발생한 자가당착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사법부가 안보의 영역에 무리하게 개입해 정치적 판결을 내릴 때,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이동수 기자 if06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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