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윤승배 기자 | 서울시가 주택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등을 담은 10개 법령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시는 이번 건의사항이 충분히 받아들여지면 사업 기간 단축과 사업성 개선 등의 효과로 주택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관련 ▲규제 완화 ▲사업성 개선 ▲기간 단축 ▲주민 권익 보호 등 4개 분야 10개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번 건의안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및 정비사업 속도 제고’를 강조함에 따라, 시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개선안을 정부에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건의안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12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건의해 온 규제 완화 방안과 시가 추가로 확인한 제도 개선안도 포함됐다.
시가 우선 강조한 건의 사항은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에 관해서다. 현재 법령상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이주비 대출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하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받는다. 이에 시는 이를 7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주비는 집을 새로 사려는 돈이 아니라 공사기간 원활한 이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 자금”이라며 “규제를 따로 떼어내 사업 동력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완화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기존에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시행됐다. 다만 이로 인한 거래 위축 및 가격 왜곡이 정비사업 추진을 지연하고, 이동권과 재산권을 억누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소규모 정비사업의 제한 시점을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조정하면 주민 동의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시는 사업성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민간 정비사업 임대주택 제공비율 완화 및 법적상한 용적률 1.2배 완화,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임대주택 중복산정 완화, 택지개발지구 등 공원·녹지 확보 기준 면제 및 완화 근거 신설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또 공공 정비사업에 한정된 법적 상한 용적률 완화 혜택을 민간 정비사업에 확대해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0%까지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재개발 사업에서 용적률 완화를 위해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현행 50%)을 재건축 수준인 완화 용적률의 30%로 낮추는 방안도 제안한다.
시의 이번 건의안에는 사업 기간을 줄이기 위한 절차 개선 방안이 포함됐다. 현재 재건축에만 적용 중인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기준을 재개발까지 넓혀,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기로 했다.
이어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 주민 통지 기간도 60일에서 30일로 줄이는 내용을 건의했다. 시공사 등 주요 업체를 선정할 대 경쟁입찰이 2번 유찰돼야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이를 1번만 유찰하더라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 방안도 이번 건의 사항에 담겼다.
시는 주민 권익 보호를 위해 조합원 명부를 공개할 때, 조합원 개인 전화번호는 사전에 동의한 경우에만 공개하는 방안도 개선책에 포함했다. 그러면서 공공보행통로·주민공동시설 개방 등 인허가 조건이 준공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 근거를 마련할 것을 건의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내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현장에서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절차를 합리화해 보다 신속한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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