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지역화폐 지급 철회해야… 국회의원 세비부터 적용하라”

  • 등록 2026.07.10 13: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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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일부 지역사랑상품권 지급 허용 법안에 반발
한국노총·민주노총도 철회 촉구… 노동계 반대 확산

인싸잇=전혜조 기자ㅣ성과급 등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두고 노동계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은 해당 법안이 임금 지급의 기본 원칙을 흔드는 시도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으면 성과급 등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임금 지급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역사랑상품권이 통화와 다를 바 없다고 확신한다면 이 실험적인 시도를 근로자의 임금에 적용할 것이 아니라 발의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들의 세비에 적용하길 바란다”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나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 통화 이외의 수단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통화로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개정안은 이 원칙에 예외를 둬,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나 단체협약이 있을 경우 성과급 등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법안 발의 취지와 관련해 대기업 근로자의 성과급 일부를 지역 내 소비로 연결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부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이 해외로 송금되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근로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더라도 노사 간 교섭력 차이로 인해 동의 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사용처와 지역이 제한된 상품권을 임금으로 지급하면 근로자의 임금 사용 선택권도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성과급 등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삼성전자 노조를 비롯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까지 모두 철회를 요구하면서 노동계 전반으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전날 해당 개정안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의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맞물려 기업 경쟁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 검토 중단과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계의 반대가 삼성전자 노조를 넘어 양대 노총으로 확산한 만큼, 개정안은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임금 지급 원칙과 근로자 선택권 보장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혜조 기자 agadany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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