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반복되는 “확인하겠다”… 국방부 대변인 브리핑 도마

  • 등록 2026.07.15 23: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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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사망 사건은 한 달째 “조사 중”
장관 의혹 보도에는 법적 조치 경고
반복된 “확인하겠다”… 공보 기능 다시 시험대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국방부 정례브리핑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발생한 해군 부사관 사망 사건에는 “조사 중”, “확인 후 말씀드리겠다”는 답변만 반복된 반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는 “허위 사실”이라며 재인용·보도 시 법적 조치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장병 사망 사건에는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채 장관 의혹에는 강경 대응을 예고한 국방부의 공보 방식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취재진은 지난달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해군 함정 내에서 부사관이 쓰러진 뒤 숨진 사건의 조사 진행 상황을 물었다. 해군 측은 “조사 진행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고,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부검 여부조차 즉답하지 못했다.

 

해군 공보 담당자가 “해군이 모르는 게 아니라 제가 모르는 것”이라며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하자 취재진은 “공보 담당자가 나와 있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정보를 들어야 하느냐”고 항의했다.

 

핵심은 수사 결과의 공개 여부가 아니다.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지나도록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실조차 공보 라인이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사의 독립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부검 여부와 현재 진행 중인 절차조차 즉답하지 못하면서 공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남겼다.

 

브리핑에 나온 담당자가 “제가 모른다”고 답하고, 질문이 이어질 때마다 “확인하겠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국방부 공보 조직이 한 달 동안 무엇을 준비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 “더 답변이 제한될 것 같다”는 표현이 거듭 나왔다. 안 장관의 병적기록 원본을 직접 확인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추가 설명이 제한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브리핑이 불편한 질문을 차단하는 자리로 비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같은 자리에서는 지난 12일 해군 장병 실종 당시 안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쳤다는 의혹도 다뤄졌다. 정 대변인은 안 장관이 당시 공관에서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사고 보고를 받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허위 사실을 재인용하거나 보도할 경우 법적 조치될 수 있음을 유념해 달라”며 최초 게시글은 삭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과 다른 의혹에는 단호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했던 것은 법적 대응 가능성이 아니라 안 장관이 언제 최초 보고를 받았고, 이후 어떤 지시와 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었다. 과거 국가적 재난이나 안보 상황에서 책임자의 동선과 보고 시점이 분 단위까지 검증됐던 이유도 위기 대응 과정이 공적 책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해명에서는 “공관에서 통상적인 업무를 했다”는 설명 외에 구체적인 보고 시점이나 후속 조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장병 사망 사건에는 “조사 중”과 “제가 모른다”는 답변이 이어진 반면, 장관 의혹에는 즉각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국방부 공보의 우선순위가 적절했는지 의문을 남겼다.

 

영상이 공개된 뒤 온라인에서는 “모른다고만 할 거면 브리핑은 왜 하느냐”,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경고가 아니라 설명이다”, “확인하겠다는 말만 반복할 거면 서면으로 답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는 “장병 사건에는 모른다고 하면서 장관 의혹에는 법적 대응부터 꺼냈다”며 공보 대응을 비판했다.

 

 

비슷한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정 대변인은 앞서 전쟁기념사업회의 ‘항미원조’표현 논란 당시에도 국방부의 6·25전쟁 공식 입장을 묻는 질문에 “확인 후 답변하겠다”는 취지로 답해 즉답 능력 논란을 빚었다. 당시에도 세부 경위가 아닌 국방부의 기본적인 역사 인식을 왜 즉시 설명하지 못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장병 사망 사건과 장관 의혹 대응에서도 “확인하겠다”와 “답변이 제한된다”는 대응이 반복됐다. 공보의 역할은 불편한 질문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된 사실과 기관의 입장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있다.

 

같은 논란이 이어진다면 문제는 특정 대변인 개인의 답변 능력을 넘어 국방부 공보 시스템 전반의 설명 역량과 대응 체계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 완벽한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설명해야 할 것을 설명하고, 책임 있게 소통하는 국방부를 기대할 뿐이다. 그 기대마저 저버린다면 흔들리는 것은 대변인 개인이 아니라 국방부 전체의 신뢰다.

전혜조 기자 agadany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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