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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후쿠시마]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는 핵폭발을 한 것인가?

후쿠시마에서의 폭발이 ‘핵폭발’이라고? “영상에서 느낀 인상만으로 선정적인 농담을 해서는 안돼”



※ 본 콘텐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각종 유언비어, 괴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웹사이트인  ‘팩트체크 후쿠시마(「Fact Check 福島」)’에서 2017년 11월 10일자로 업로드된 기쿠치 마코토(菊池 誠)와 고미네 고코(小峰公子)의 대담 자료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는 핵폭발을 한 것인가?(福島第一原発3号機は核爆発していたのか?)  팩트체크 후쿠시마 측의 허락을 얻어 완벽게재한 것이다. 미디어워치는 향후 ‘팩트체크 후쿠시마’의 콘텐츠 일체를 번역 소개할 예정이다. 아래 첨부한 일부 사진과 캡션은 미디어워치 편집부가 덧붙인 것이다. (번역 : 박재이)





[대담자 소개] 


고미네 고코(小峰公子). 일본의 뮤지션으로 일본의 유명 프로그레시브 록밴드인 ZABADAK그룹의 작사가이자 정식멤버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기쿠치 마코토(菊池 誠). 일본 오사카대학 물리학과 교수로 생체와 사회를 연구하는 통계물리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다. 대중적으로는 사이비과학 문제 비판에도 매진해왔으며 음이온 건강제품 문제를 지적하면서 한국에서도 꽤 알려졌다. 프로그레시브록, 브리티시 하드록 애호가다.



방사선에 관한 책을 쓴 이유

[고미네] 사람들이 제가 여기 기쿠치 마코토 씨와 책(‘처음부터 듣고 싶은 방사선의 진실(いちから聞きたい放射線のほんとう)’)을 집필한 이유에 대해 질문을 자주 해서 먼저 잠깐 소개하겠습니다.

[기쿠치] 제가 여기 고미네 고코 씨의 밴드 ZABADAK의 콘서트를 보러 간 게 계기가 되어 서로 알고 지냈죠.




[고미네] 맞아요. 뒤풀이 자리에서 기쿠치 마코토 씨가 필립 K. 딕의 책을 번역하는 물리학자이면서, 또 테레민(theremin, 두 고주파 발진기의 간섭에 의해 생기는 소리를 이용하하는 신디사이저 악기) 연주자이기도 하다고 소개를 받아서 재밌을 것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장발이었으니까요.

[기쿠치] 대체로 제 첫인상은 ‘장발남’이군요. 그 후에도 서로 트위터로 바보 같은 대화를 자주 나눴죠.

[고미네] 아, 평화로운 시절이었어요. 그럴 때 지진 재해가 일어나서…….

[기쿠치] 여러 가지가 달라지고 말았어요.

[고미네] 저는 후쿠시마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고리야마(郡山)에 있는 본가가 지진으로 엉망이 됐고 방사선 문제도 심각했어요. 원래 원전 문제에 관심이 있었는데 우려하던 사고가 현실로 일어나서 그때의 절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엄청 불안에 떨었죠.

[기쿠치] 지진, 쓰나미, 또 원전 폭발, 저도 텔레비전 앞에서 망연자실했습니다.

[고미네] 이런저런 정보가 쏟아졌는데 기쿠치 마코토 씨가 인터넷을 통해서 방사선과 그 영향에 관해 친절하게 설명해줬어요. 덕분에 이상한 정보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고마워요. 기쿠치 마코토 씨가 개최한 방사선 연구회에 참가해서 조금씩 과학적으로 사물을 보는 관점이 생겨 큰 도움이 됐어요.

[기쿠치] 소수 인사로 제한해야 제대로 전달될 것 같아서 소규모 연구회를 여러 번 열었죠. 고미네 고코 씨도 한 번 개최했잖아요.

[고미네] 네. 그때부터 흥미로운 연구회에도 참가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정보라도 요점을 빗나간 것이 있음을 알 수 있었죠. 제 주위에도 점점 위험한 쪽으로 선동당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서……. 아, 그래도 나중에 알았는데 꽤 냉정하게 판단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앞서 언급한 책 ‘처음부터 듣고 싶은 방사선의 진실’을 출간한 후에, ‘사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커밍아웃(?)한 친구도 많아서 조금 놀랐습니다. 원전이나 방사선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할까, 그런 이야기는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거든요.

[기쿠치] 다만 극단적으로 발언하는 아티스트도 눈에 띄었죠. 온갖 이야기가 오고 갔고 수치와는 별도로 기분 문제도 있으니까 어렵기는 하네요.

[고미네] 반원전을 내세운 이벤트도 많았고, 그래도 지진 피해 지역을 위해서 뭔가 하고 싶다는 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서 참가하는 거겠죠. 하지만 표현 활동과는 별개로 유언비어 같은 말을 믿는 사람이 꽤 많다는 사실도 알았어요.

[기쿠치] 원전 사고는 여러 가지를 밖으로 드러냈다고나 할까요?

[고미네] 그래서 처음에는 친구들이 이상한 정보를 믿으면 “원전에서 연기가 난다고 올라오는 사진은 폭발이 아니라 이와키(いわき) 지역의 명물인 해무(海霧)야”, “옛날부터 비가 오면 방사선량이 올라갔어. 사고와는 무관해”, “방사선을 지우는 돌은 없어, 그런 건 노점상으로 오지 않아” 등을 말을 하면서 개별적으로 연락해 정정해준 시기도 있었습니다.

[기쿠치] 인터넷에서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저도 여러 가지를 설명했지만 그중에는 헛수고로 끝난 경우도 있어요.

[고미네] 맞아요. 대단했잖아요. 옆에서 봐도 위가 쓰린 적이 있었어요. 노력도 필요하고 시간도 들여야 했고.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려워서 힘들어요. 그런 경위도 있어서 기쿠치 마코토 씨와 문과 출신도 이해할 수 있게 일본에서 가장 알기 쉬운 방사선 책을 목표로 삼아 ‘처음부터 듣고 싶은 방사선의 진실’이라는 책을 출판했지요. 방사선과 관련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유언비어가 돌아도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느꼈죠.

[기쿠치]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 이만큼 시간이 지나면 공부할 마음이 드는 사람은 직접 공부해서 지식을 얻을 거예요.

[고미네] 맞아요. 전보다 심해지지는 않았나 싶었는데, 음, 그렇지도 않아요.

[기쿠치]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이야기도 모습을 바꿔서 몇 번이고 되살아나더군요.

[고미네] 전에 미생물로 방사선을 제거한다는 이야기를 과학자들이 왜 부정하지 않느냐고 기쿠치 마코토 씨에게 물어봤잖아요. 그랬더니 ‘애초에 그건 말도 안 되니까, 그렇다’라고 해서 그걸로 끝이었어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 ‘말도 안 되는 정도’를 몰라요. 그러니까 믿는 거예요.

[기쿠치] 미생물 제염 방법은 책에서도 다뤘는데 말도 안 되는 정도가 무엇인지 최대한 짧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고미네] 하지만 누군가가 한번 철저하게 검증해서 부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기쿠치] ‘누군가가’라고 해도 ‘도대체 누가’라는 문제도 있어요. 애초에 진지하게 부정하는 것도 어리석은 행동이 되면 말이죠.

[고미네] 상대하고 싶지 않아요. 이뿐만 아니라 사고 이후 ‘과학자라면 이런 말에는 책임지고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꽤 무책임하게 말하더라고요. 그건 확실히 딱하다고 할까요?

[기쿠치]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를 타파하는 건 원래 과학자의 의무나 책임도 아니에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건 쉽지만 이를 타파하려면 엄청 번거로워요.

[고미네] 지진이 일어난 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무료 봉사해준 수많은 과학자가 있는 것도 분명해요. 진심으로 감사해요. 더 이상 그들의 시간을 헛되이 빼앗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핵’의 이미지 ~체르노빌과 핵폭발

[고미네] 최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데 한 사람이 ‘후쿠시마는 사실 체르노빌보다 심각한 사고였다’고 말했어요.

[기쿠치] 확실히 그런 설이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죠.

[고미네] 그래서 다른 친구가 ‘후쿠시마의 3호기는 사실 핵폭발했다’고 하는 거예요. 실망했지만 반론하면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듣기만 했습니다. 그때 반론해야 했나 싶어서 나중에 고민했어요.

[기쿠치] 대응하기 곤란한 상황이네요.

[고미네] 폭발이 일어났을 때 연기의 모양이 버섯구름이었기 때문에 핵폭발이라고 하더라고요. 버섯구름은 원폭과 같다는 이미지가 역시 강렬하네요.



[기쿠치] 버섯구름이라고 해서 핵폭발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화산 폭발에서도 버섯구름을 볼 수 있잖아요? 핵폭발설을 처음에 누가 말을 꺼냈는지 알 수 없어요. 그런데 도쿄전력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 반 후에 영국의 크리스토퍼 버스비(Christopher Busby)와 미국의 어니 건더슨(Arnie Gundersen)이라는 사람들이 각각 3호기의 사용 완료 연료 수조에서 핵반응이 일어났다고 발표했죠. 그래서 그 영향이 클지 모릅니다. 크리스토퍼 버스비는 핵폭발이라는 설, 어니 건더슨은 즉발임계(Prompt Criticality)라는 설이라서 조금 다르지만, 어떻든 둘 다 근거로 든 것은 단순히 ‘폭발이 심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고미네] 즉발임계라는 건 핵폭발과 다르나요?

[기쿠치] 다르지만 핵분열 연쇄 반응의 폭주죠.

[고미네] 그 사람들은 이른바 전문가잖아요?

[기쿠치] 크리스토퍼 버스비는 유럽방사선위험위원회(ECRR) 과학사무국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직함을 가진 사람이고, 어니 건더슨은 전 원자력 기술자로 둘 다 원전 사고 직후부터 잡지에서 자주 의견을 발표했어요. 책도 출판했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일부 매스컴에서 원전 사고의 전문가로 취급한 사람들’이라고 하면 좋겠네요. 핵폭발설은 원래 난센스였지만 그 후 3호기 옥상의 잔해를 정리하며 원자로가 폭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 누구의 눈에도 확실히 보였어요. 사용 완료 연료 수조 안의 모습도 촬영했는데 사용 완료 연료가 파손되지 않은 것도 확인했어요. 원자로 안이든 수조든 핵폭발설은 확실히 부정당했습니다.

[고미네] 증명했군요.

[기쿠치] 지금은 3호기의 사용 완료 연료 수조에서 순조롭게 연료를 꺼낼 준비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 모습은 도쿄전력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고미네] 핵폭발설은 이미 끝난 이야기네요.

[기쿠치] 핵폭발이나 즉발임계도 마찬가지예요. 애초에 그들은 왜 핵폭발이었다고 하고 싶었을까요? 결국 그들은 인터넷에서 본 3호기의 폭발 영상만을 근거로 핵폭발이네, 즉발임계네 했을 뿐입니다.

[고미네] 그런 설들이 살아남은 건 기분 나쁩니다. 부정당했는데. 아, 그때 그 말을 확실히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그 폭발 영상을 봤을 때는 큰일이다 싶었습니다. 종말이 왔다고. 수소폭발과 핵폭발 모두 아무런 지식이 없었고 원전에서 폭발했다는 말만 듣고도 무서웠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체를 알고 싶었습니다.

[기쿠치] 수소폭발도 큰 사고는 분명하니까요. 게다가 원자로가 몇 개나 있으니.

[고미네] 그…… 우리 세대는 줄리(사와다 겐지(沢田研二))가 주연한 ‘태양을 훔친 사나이(太陽を盗んだ男)’라는 영화를 봤잖아요.

[기쿠치] 저도 봤어요. 주인공이 도카이 원전에서 플루토늄을 훔쳐서...

[고미네] 그 무렵의 로큰롤러는 대체로 그 영화를 좋아했어요. 컬트 같은 게 인기였잖아요. 줄리가 연기하는 교사는 직접 만든 원자폭탄을 방패로 정부에 야구 중계와 롤링스톤스의 일본 공연을 요구하죠.

[기쿠치] 실제로는 원자로에서 방사성 물질을 그대로 가져와도 핵폭탄은 만들 수 없어요. 원전에서 훔친 플루토늄을 집에서 정제해 원자폭탄을 만든다는 건 영화에서만 할 수 있는 황당무계한 설정이죠. 폭탄으로 방사성 물질을 퍼뜨리는 이른바 더티 밤(Dirty Bomb)이라면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하지만 그 영화의 줄리는 멋있었습니다.

[고미네] 이 영화에서 원자로의 방사성 물질에서 쉽게, 개인도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준 것 같아요.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나 보다 하고. GS세대(Golden Sixty’s, 일본판 베이비부머인 1947~1949년 출생자로 마지막 부유층으로 손꼽힌다)가 가장 오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기쿠치] 플루토늄 폭탄은 구조가 어려워서 영화처럼 쉽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우라늄을 사용한 원자폭탄이라면 개인이 만들 수도 있다고 하지만 원전의 우라늄을 훔쳐도 쓸 수 없거든요.



[고미네] 원전에서는 원자폭탄을 만들 수 없나요?

[기쿠치] 원전과 원폭은 둘 다 핵분열의 연쇄 반응을 사용한다고는 해도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핵분열을 제어해서 연쇄 반응을 천천히 지속시키는 게 원자로, 단번에 폭발시키는 게 원자폭탄입니다. 그 때문에 사용하는 핵물질의 순도도 전혀 다르죠. 그래서 원전의 연료에 사용하는 우라늄으로 원폭은 만들 수 없어요. 핵폭발을 시키려면 순도가 높은 우라늄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3호기 핵폭발설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아요.

[고미네] 물리학자 앞에서 말하기가 꺼려지지만 원전 사고로 하늘에서 내린 방사성 물질‘끼리’ 지면 등에서 접촉하면 반응이 일어나고 그것이 연쇄적으로 이어져서 방사선을 계속 내보낸다, 플루토늄이라면 2만 년 이상 지속된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기쿠치] 이것저것 다 섞인 얘기군요. 2만 년 이상이라는 건 플루토늄의 붕괴 반감기이며 원자로 안에서 일어나는 연쇄반응은 핵분열이 지속되는 것이라서 다른 현상입니다.

[고미네] 연쇄반응이 일어난다는 핵반응 지식도 어쩐지 원자로에 관한 방송에서 예전에 자주 봤습니다. 방사성 물질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방사선이 점점 나오는 이미지도 여러 가지 오해를 만드는 게 아닐까 싶네요. 처음 보는 것 뿐이라서 어렴풋이 아는 것을 단편적으로 연결하고 맙니다.

[기쿠치] 원전 사고 전에는 붕괴로 방사선이 나오는 건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방사성 물질에서 방사선이 나온다고 하면 핵분열로 중성자가 나오는 것만 떠오르지 않았을까요?

[고미네] 맞아요, 그런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방사성 물질은 붕괴해서 줄어들고……. 방사선을 내보내면 다른 방사선을 내보내지 않는 원소로 바뀌는 건 몰랐습니다.

[기쿠치] 그 점은 반감기에 대한 오해와도 통하네요.

[고미네] 맞아요. 여기서 반감기에 관해 다시 한 번 복습해도 될까요? 가장 많은 게 방사성 물질이라는 건 계속 방사선을 ‘내보내는’ 것이고 ‘그 힘이 반으로 약해질 때까지의 시간이 반감기’라는 오해……. 이건 아까 플루토늄도 그렇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아직 그렇게 생각해요. 틀림없어요!

[기쿠치] 그렇게 확신하면 곤란합니다.

[고미네] 이 오해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신 있어요. 반감기가 길수록 무서운 것 같아요. 자, 그럼 설명해주세요.

[기쿠치] 쉽게 말하자면 방사성 물질의 원자가 하나씩 붕괴해서 줄어들고 그 수가 반으로 감소할 때까지의 시간이 반감기입니다. 방사선을 내보내면 다른 종류의 원자로 변화하기 때문에 수가 줄어드는 거예요.

[고미네] 수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게 핵심입니다. 무려 세슘136은 β선과 γ선을 내보내서 안정적인 바륨이 되었죠. 이걸 알았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기쿠치] 안정된 바륨은 더 이상 방사능을 보유하지 않아요. 즉 방사성 물질이 아닙니다. 우라늄처럼 변화한 후의 원자에도 방사능이 있고 그 후의 그 원자에도 방사능이 있으면 방사선을 내보내는 원자가 몇 단계나 지속되는 물질도 있어요. 그래도 방사선을 계속 내보내면 최종적으로는 방사능을 상실합니다.

[고미네] 방사성 원자 하나가 있었다고 해서 이게 언제 방사선을 내보낼지 모릅니다. 당장 내보낼지도 모르고 한참 후일 수도 있어요. 그건 예측할 수 없죠.

[기쿠치] 하지만 그런 원자가 많이 모여 있으면 어떤 비율로 줄어드는지는 알 수 있어요.

[고미네] 잔뜩 있으면 거기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세서 언제 양이 반으로 줄어들지 예측할 수 있지요?

[기쿠치] 그래요. 또 그 길이는 물질마다 정해져 있어요.

[고미네] 이번 사고에서 문제가 된 요오드131은 8일 만에 반으로 줄었죠. 세슘134는 2년, 세슘137은 약 30년이었어요.

[기쿠치] 천연 우라늄 235의 반감기는 7억 년입니다. 반감기가 길수록 안정적이어서 잘 붕괴되지 않아요.

[고미네] 반감기가 긴 것은 무섭게 느껴지기 쉬운데 사실은 그만큼 방사선을 내보내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긴 반감기를 어떻게 조사할 수 있었나? 하고 의문이 생긴 사람은 ‘처음부터 듣고 싶은 방사선의 진실 – 지금 알아두어야 할 이야기 22’를 읽어 보세요) 여기서 오해를 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조심을 하게 되어버리니까요. 

[기쿠치] 반감기가 길어서 무섭다거나 짧아서 무섭다는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방사선을 내보내느냐가 문제입니다. 양이 많은가 적은가를 나타내는 단위가 베크렐(Bq)이에요.

[고미네] 1초 동안 붕괴하는 원자의 수죠. 반감기가 길든 짧든 양이 1Bq이면 1초에 1개가 붕괴해요.

[기쿠치] 한편 원자 수가 똑같으면 반감기가 길수록 베크렐은 줄어듭니다.

[고미네] 무엇을 문제로 삼느냐에 달려 있군요.

[기쿠치] 플루토튬239는 반감기가 2만 4천 년이나 되기 때문이라고 걱정하는 사람을 확실히 볼 수 있는데 베크렐로 말하면 정말로 미미한 존재예요.

[고미네] 무엇에 조심해야 하고 무엇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방사선의 기본적인 것은 알아두어야 해요.

[기쿠치] 반감기에 대해서 오해가 많다는 건 전문가의 생각이 좀처럼 일반인들에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반감기의 2배가 지나면 전부 사라진다는 오해도 눈에 띄었어요. 반감기란 무엇인지 지금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상의 ‘후쿠시마’

[고미네] ‘3호기는 핵폭발했다’고 해도 핵폭발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답하지 못할 거예요.

[기쿠치] 영상에서 느낀 인상만으로 선정적인 농담을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일본에서 ‘핵폭발’이라고 주장하는 게 얼마나 중대한 일인지 알아야 해요.

[고미네] 불확실한 정보에 직면했을 때 무책임하게 하는 말이 얼마나 큰 피해를 어디에 주는지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이 연재의 1회 때 하야시 토모히로(林 智裕) 씨가 한 말인데 ‘후쿠시마에서는 1년 후에 사람들이 픽픽 쓰러져 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믿고 이혼까지 한 사람도 있다고 해요.

[기쿠치] 아이를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습니다.

[고미네] 실제로 누가 상처를 받는지 루머를 확산시키는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잖아요. 헤이트 스피치(증오 발언)도 그러한 것인데, 저한테는 한국인 친구와 중국인 친구도 있으니까 한데 묶어서 차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요. 친구들 얼굴이 하나씩 떠올라서요.

[기쿠치] 개인이 보이느냐의 여부는 중요하죠.

[고미네] 루머를 쉽게 흘린다는 건 그 말로 상처 입는 사람을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기쿠치] 자주 내세우는 ‘후쿠시마의 아이들’이라는 말도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표현이기는 합니다. 후쿠시마라고 해도 여러 지역과 생활이 있으니까요. 히라가나(일본 고유어일 경우 사용)가 아닌 가타카나(외래어일 경우 사용)로 표기한 ‘후쿠시마(フクシマ)’는 애초부터 일본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 속의 고장을 의미하잖아요. 

[고미네] ‘사람이 픽픽 쓰러져 죽는다’, ‘은폐되었다’며 후쿠시마에 대해서 선동을 했던 사람들이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유언비어를 또다시 흘립니다. 그런 행위는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환상 속의 후쿠시마가 아니라 현실의 후쿠시마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 생각하면 좋겠어요. 얼마 전 미나미소마(南相馬)의 오다카(小高)에서 열린 이벤트에 초청받아서 콘서트를 했습니다.

[기쿠치] 오다카의 피난 지시 해제 준비 구역에서 말이군요.

[고미네] 아직 그곳에서 생활할 수는 없지만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진 재해 전부터 있었던 축제를 하나씩 부활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아이들도 콘서트가 열리는 거리에서 놀았죠. 이런 축제에 사람들이 계속 와서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 알아주면 좋겠다 싶었어요.

[기쿠치] 그럼 먼저 고미네 씨가 술집에서 반론하지 못한 ‘3호기 핵폭발설’부터 살펴볼까요?

[고미네] 네, 부탁드려요!


* * *

‘3호기는 핵폭발했을까?’

3호기가 수소폭발이 아니라 핵폭발이었다는 설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종종 눈에 띈다. 누군가가 주장한 설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한 말일 것이다. 이 핵폭발설의 근거를 철저히 파헤쳐보니 딱 한 가지였다. ‘다른 원자로보다 격렬하게 폭발해서 버섯구름이 피어올랐기 때문’이라는 말뿐이었다. 영상을 보면 확실히 1호기에서는 흰 연기가 옆으로 퍼지듯이 나오는데 3호기는 검은 연기가 버섯구름처럼 급격하게 피어오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핵폭발이 아니라도 버섯구름은 생긴다. 연기가 까만 것은 폭발했을 때 어떤 가연 물질이 불에 탔음을 암시한다. 사실 핵폭발설을 주장한 사람들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인상만 말할 뿐이다. 건물에 축적된 수소가 폭발한 것만으로는 그런 폭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핵폭발이라는 엉뚱한 설을 말한다면 그 전에 수소폭발이 아니라는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핵폭발이라는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즉시 ‘말도 안 된다’고 판단한 이유부터 설명하겠다. 확실히 원전과 원자폭탄이 똑같다는 조잡한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다. 둘 다 핵분열의 연쇄 반응을 이용한다는 의미에서 똑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원전이 핵폭발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핵분열을 천천히 지속시키는 원자로와 급격하게 반응하는 원폭은 사용하는 우라늄의 순도가 전혀 다르다는 점에 있다.

천연 우라늄은 대부분이 우라늄238이라는 동위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라늄235라는 동위원소가 조금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 미량의 우라늄235가 핵분열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우라늄235의 원자핵에 중성자가 닿으면 원자핵이 두 개로 분열하고 그와 동시에 중성자 여러 개가 나온다. 이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235 원자핵에 닿으면 또다시 핵분열이 일어난다. 이런 과정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연쇄반응(Nuclear chain reaction)이다.



연쇄반응을 지속시키는 데 방해되는 요소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라늄235에서 나온 중성자가 그 상태로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다음 우라늄235에 거의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천연 우라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238이 중성자를 흡수해버린다는 점이다. 핵폭탄에는 방해물인 우라늄238을 제거한 순도 높은 우라늄235를 사용한다. 우라늄235를 충분히 모으면 고속의 중성자라도 연쇄 반응을 급격하게 진행시킬 수 있다.

한쪽의 원자로에서는 순도가 낮은 우라늄235를 연료로 사용해 ‘감속재’로 중성자를 느리게 해서 중성자가 우라늄235에 닿을 확률을 높인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과 같은 경수로에서는 물을 감속재로 사용한다. 그러므로 원자로의 연료로는 애초에 핵폭발을 일으킬 수 없다.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핵폭발설’에 대해서는 이 설명만으로 충분할 것이다.[1] 핵폭발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방증으로 중성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이겠다.

이 3호기의 핵폭발설을 주장한 사람은 여러 명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사람으로 ECRR(유럽방사선위험위원회) 과학사무국장인 크리스토퍼 버스비를 예로 들겠다. 그는 도쿄전력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 반 후인 2011년 4월 25일에 러시아 투데이(Russia Today)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3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서 핵폭발(nuclear explosion)이 일어났다고 말했다.[2]

이 설에는 위에 쓴 이유로 상당한 반론이 있었던 듯하다. 1년 이상 지난 2012년 7월 말에 출판된 저서 ‘봉인된 ‘방사능’의 공포(封印された「放射能」の恐怖)’에서는 일부러 핵폭발설의 ‘개정판’을 선보였다.[3] 그 책의 내용에 따르면 사용후 핵연료 수조가 아니라 압력용기 안에서 플루토늄으로 인한 핵폭발이 일어났다고 한다. ‘대포를 공중에 수직으로 발사하는 것처럼 3호기에서는 연기가 격렬하게 분출했다’는 것이 3호기에서 압력용기가 폭발한 증거라고 한다. 거기에서 핵폭발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근거다운 근거는 이 개정판에서도 딱히 찾을 수 없다.

확실히 3호기는 산화 우라늄에 산화 플루토늄을 섞은 MOX연료였기 때문에 크리스토퍼 버스비처럼 플루토늄 핵폭발을 가정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플루토늄은 원자로 안에서 우라늄238이 중성자를 흡수해 만들어지므로 실제로는 MOX가 아닌 다른 원자로의 연료에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에 플루토늄239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연료 안에서 플루토늄을 꺼내 모아야 하고 이를 위한 재처리라고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크리스토퍼 버스비는 플루토늄의 끓는점이 우라늄보다 낮기 때문에 압력용기 안에서 플루토늄이 먼저 증발하고 농축된 ‘플루토늄 증류액이 생겨서 그것이 핵폭발을 일으키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즉 재처리하지 않아도 플루토늄이 저절로 빠져나왔다는 말인데 여기에는 확실히 무리가 있다. 증발해서 모인 것만으로 핵폭발한다면 분명히 플루토늄 폭탄도 훨씬 더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핵폭발설을 이제 와서 철회할 수 없으니까 난처한 나머지 설명을 생각해낸 것이 아닐까?

어쨌든 원전은 핵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 히로세 다카시(広瀬 隆)는 ‘슈칸아사히(週刊朝日)’ 2011년 5월 6일호에서 체르노빌 사고를 ‘원자로의 원폭화’라고 표현했다. 물론 원자로는 원자폭탄이 되지 않는다.

한편 미국의 원자력 기술자 어니 건더슨도 거의 비슷한 시기인 2011년 4월 26일에 3호기 폭발은 수소폭발이 아니라 즉발임계였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4] 핵폭발로는 너무나도 어이없으니까 즉발임계라는 낯선 말로 현혹시켰다고 할까?

그렇다면 이 즉발임계란 무엇일까? 운전 중인 원자로 안에서는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를 임계상태라고 한다. 임계상태를 만들어내려면 엄격한 조건이 있는데 바로 적절한 간격으로 놓인 연료 사이에 앞에서 말했듯이 감속재로 사용하는 물이 들어 있어야 한다.

사실 중성자에는 핵분열과 동시에 나오는 즉발중성자와 핵분열보다 훨씬 늦게 핵분열 생성물에서 나오는 지발중성자가 있다. 원자로에서는 양쪽을 맞춰서 임계상태가 되도록 제어봉으로 제어한다. 즉발임계라는 것은 즉발중성자만으로 임계상태가 되는 일종의 폭주 상태를 말하는데 만약 원자로 안에서 이 상태가 일어나면 연쇄반응을 제어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한도 끝도 없이 폭주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종식한다. 예전에도 1999년에 호쿠리쿠(北陸)전력 시가(志賀) 원전 1호기에서 제어봉이 빠진 사고가 일어났을 때 즉발임계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즉발임계였다고 해도 연료 파손 등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끝났다.[5]

어니 건더슨의 주장에 따르면 3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수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나 저장되어 있던 핵연료가 그 충격파로 모여서 즉발임계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수소폭발을 부정하는 이유 역시 격렬한 폭발로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점 뿐이다. 히로세 다카시는 이 설을 ‘슈칸아사히’ 2011년 5월 27일호에서 “논리적이며 이해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억측에 지나지 않으며 논리다운 논리는 어디에도 없다. 어니 건더슨은 2012년 2월에 발행한 저서 ‘후쿠시마 제1원전 진상과 전망(福島第一原発 真相と展望)’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6]

사실 일본국회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도 3호기 수조 안의 사용후 핵연료가 수소폭발의 충격으로 모여서 재임계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는 했다.[7] 하지만 그것이 즉발임계였다거나 폭발이 일어났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일로 수조의 수온이 올라간 것은 아닐까 하고 추측했을 뿐이다. 물론 원래 사용후 연료 수조는 핵연료가 멋대로 임계 상태가 되지 않게 설계해 놓았기 때문에 약간의 사고로 우연이 겹치지 않는 한 임계 상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확실히 사용후 핵연료 수조의 연료봉이 수소폭발의 충격으로 변형되어 재임계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닌 듯하다.[8] 그러나 재임계가 일어나 다시 즉발임계에 이르렀다고 해서 수소폭발보다 더 격렬한 폭발이 일어났다는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실제로 이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할 가치는 진작 사라졌다. 어니 건더슨의 책 ‘후쿠시마 제1원전 진상과 희망’에는 “사용후 핵연료가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 놓여 있으면 내 주장은 틀린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 말대로 됐기 때문이다.

뉴스를 주시하는 사람이라면 알다시피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벌써 결론이 나왔다. 크리스토퍼 버스비와 어니 건더슨은 3호기의 모습을 알 수 없다는 것을 핑계로 엉뚱한 예상을 전개해 보여줬다. 하지만 2013년 10월에 3호기 상부에 있던 잔해를 철거해서 상황을 볼 수 있었고 그에 앞서 2013년 2월에는 수중카메라로 사용후 연료 수조 안을 촬영해서 연료를 격납한 랙 등이 손상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당연히 그 후에도 사용후 연료 수조의 모습은 여러 번 촬영했다. 격납용기를 날려버리는 핵폭발이나 수조에서의 즉발임계는 물론 단순한 재임계도 일어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2015년이 되어도 아직 3호기 핵폭발설을 계속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히로세 다카시는 최근 저서인 ‘도쿄가 괴멸하는 날 후쿠시마와 일본의 운명(東京が壊滅する日 フクシマと日本の運命)’(한국에도 출간되었다. ‘도쿄 최후의 날’, 최용우 역, 글항아리, 2018)에서 어니 건더슨이 ‘원폭과 똑같은 핵 폭주로 인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며 2011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상태로 글을 썼다.[9] 조금 인용을 해보겠다. 

“1호기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수소폭발과 달리 3호기는 핵연료를 하늘 높이 뿜어댔으며 다음 페이지의 사진처럼 그 까만 덩어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폭발 영상 때문에 ‘핵폭발로 추정된다’고 해서 많은 일본인에게 충격을 준 원전이다. 실제로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엄청난 양의 플루토늄을 포함한 연료였다.” 


이것이 2015년 7월에 출판한 책의 문장이라고는 도저히 믿기가 어렵다. 기한이 만료된 유언비어라도 계속 쓰면 믿는 독자가 있으리라 판단할 걸까? 물론 그가 쓴 글대로 핵연료를 뿜어냈다는 것은 확실히 사실이 아니다.

크리스토퍼 버스비나 어니 건더슨도 도쿄전력 원전 사고 직후부터 일본 잡지에 자주 등장해서 논평한 ‘전문가’였다. 특히 버스비는 ECRR이라는 조직의 간부를 맡았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일부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얻었다. 그만큼 그들이 영어로 발표한 핵폭발설도 일본에서 즉시 주목받아 인터넷으로 퍼져나간 모양이다.

하지만 이 일로 그들의 기본적인 과학 지식도 의심스러운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그들은 왜 일부러 수소폭발이 아니라고 주장했을까? 그들의 저서나 영상으로 판단하는 한 ‘자신의 눈에는 영상이 평범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을 것이다’라는 억측 외에 근거가 없다.

이번 일로 2001년 9월 11일에 미국에서 일어난 동시다발 테러가 떠올랐다. 세계무역센터 트윈 타워에 여객기가 충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건물이 붕괴하는 영상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그리고 얼마 뒤 ‘영상에서 보이는 빌딩의 붕괴 방법이 이상하다. 비행기가 충돌한 것만으로 빌딩이 저렇게 무너질 리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Truther(진실파)라고 불린 그들은 붕괴 영상이 빌딩 폭파 해체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트윈 타워가 사실은 아프간, 이라크 침공의 구실을 만들기 위해 미국 정부가 손을 써서 폭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연히 그런 거대 빌딩의 붕괴는 아무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수상하다’는 말도 단순한 근거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 트루서(Truther)들은 ‘영상이 심상치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있지도 않은 거대한 음모의 존재를 만들어냈다. 3호기 핵폭발설의 논리와 비슷하지 않은가? 크리스토퍼 버스비와 어니 건더슨, 또 핵폭발을 주장한 다른 사람들도 영상을 본 것만으로 핵폭발설을 만들어냈다. 그들이 고의로 수소폭발을 부정해서 보여준 것은 ‘나만은 숨은 진실을 알고 있다’는 어필이었을지 모른다. 이는 유언비어의 전형적인 패턴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문헌

[1] 리처드 A. 뮬러 ‘지금 이 세계를 살고 있는 당신을 위한 사이언스(今この世界を生きているあなたのためのサイエンス)’(2010, 락코샤(楽工社)), 다다 마사루(多田 将) ‘밀리터리 테크놀로지의 물리학 ’핵병기’(ミリタリーテクノロジーの物理学<核兵器>)‘(2015, 이스트프레스)

[2] https://www.youtube.com/watch?v=x-3Kf4JakWI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영상 -역자)

[3] 크리스토퍼 버스비 ‘봉인된 ‘방사능’의 공포’(2012, 고단샤)

[4] 
http://www.fairewinds.org/nuclear-energy-education/gundersen-postulates-unit-3-explosion-may-have-been-prompt-criticality-in-fuel-pool

[5] 이시카와 미치오(石川迪夫) ‘원자로의 폭주 – 임계 사고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原子炉の暴走―臨界事故で何が起きたか)’(2008, 닛칸코교(日刊工業)신문사)

[6] 어니 건더슨 ‘후쿠시마 제1원전 진상과 전망’(2012, 슈에이샤)

[7] 일본 국회사고조사위원회 보고서 2-2-4 (東京電力福島原子力発電所事故調査委員会 報告書   2.2.4 検証すべきさまざまな課題)
https://warp.da.ndl.go.jp/info:ndljp/pid/3856371/naiic.go.jp/pdf/naiic_honpen.pdf

[8] 나카지마 겐(中島健) ‘재임계에 관하여(再臨界について)’(원자로물리 연구64, 2012)
http://rpg.jaea.go.jp/else/rpd/annual_report/RPDNo64.html

[9] 히로세 다카시 ‘도쿄가 괴멸하는 날 후쿠시마와 일본의 운명’(2015, 다이아몬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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