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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다이비즈니스] 후쿠시마 토산주가 ‘세계적인 일본술 유행’ 쾌조 지속하는 이유

‘친근한 술’이 매우 맛있다 ... 일본술은 지역의 보물이며 문화의 다양성 그 자체이며 후쿠시마 토산주는 특히 그렇다



※ 본 칼럼은 일본의 대표적인 주간지인 '겐다이비즈니스(現代ビジネス)' 온라인판에 2019년 6월 7일자로 게재된, 하야시 토모히로(林智裕) 기자의 ‘후쿠시마의 토산주가 ‘세계적인 일본술 유행’ 중 쾌조를 지속하는 이유(福島の地酒が「世界的日本酒ブーム」の中で快進撃を続ける理由)’ 제하 기사를 본인의 허락을 얻어 완역게재한 것이다. 아래 첨부한 일부 사진과 캡션은 미디어워치 편집부가 덧붙인 것이다. (번역 : 박재이)




최근 일본술의 해외 수출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서 미식(和食) 열풍에 뒤따르는 형태로 수요가 높아지기 시작해 2007년에 약 80억 엔이었던 사케 수출량이 점진적인 성장을 계속해서 2017년에는 약 187억 엔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8년 연속으로 과거 최고액을 갱신하고 있다(참고 : 일본 국세청 ‘2017년 주류 수출 동향에 관하여(平成29年 酒類の輸出動向について)’).

그 속에서 지금 후쿠시마현의 일본술이 계속해서 쾌조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아는가? 후쿠시마 현의 일본술은 작년 전국 햅쌀로 빚은 술 감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6년 연속으로 일본 최고를 차지하며 메이지 시대부터 이어진 감평회 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얼마 전 5월 17일에 발표한 최신 감평회에서도 후쿠시마현은 금상 수상 횟수 1위를 차지하며 기록은 마침내 7년 연속으로 갱신되었다.


엄격한 검사를 이겨내고

물론 감평회에서 일본술의 모든 매력이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 햅쌀로 빚은 술 감평회는 개최 요항에도 있듯이 “제조 기술과 주질의 현상 및 동향을 밝혀서 사케의 품질과 제조 기술의 향상에 기여함과 동시에 국민의 사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금상은 “일본술이 갖는 다채로운 매력의 일면과 술을 만드는 사람의 높은 기술이 표현된 술”이라는 평가의 증거로 파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전국 신주 감상회에서 금상을 얻는 것은 역시 쉽지 않다. 출품하는 술은 한 제조장당 1점뿐이다. 올해는 857점이 출품되었는데 입상주는 416점. 금상은 그 입상주 중에서 뽑힌 237점으로 출품주 전체의 약 27.6%였다.

출품수(出品数)에 대한 입상과 금상의 비율은 예년과 거의 다를 바 없으며 전국의 양조장에서 최고의 술 한 병만 모으지만 최종적으로는 해마다 출품주(出品酒) 네 병에 한 병 정도만 금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심사도 엄격하게 이뤄진다. 상표 뿐만 아니라 색도 알 수 없도록 모든 술이 호박색으로 착색된 똑같은 잔을 사용해 눈을 가려 심사하고 자의적인 판단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이 정도로 수준 높은 감평회이므로 평가의 차이는 모두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금상의 단골인 양조장이라고 해도 매년 금상을 받는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술은 왜 금상 수상 횟수가 많을까?

꾸준한 연구 개발의 결과물

⑴ 주조 기술 연구, 공유화와 인재 육성 시스템을 확립했다

일본 주조는 종종 “원료가 30%, 기술이 70%”라고 할 정도로 고도의 양조 기술과 탁월한 관리가 필요하다. 후쿠시마가 약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로 오랜 세월에 걸친 기술 연구의 성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유례없는 힘을 자랑하는 후쿠시마의 술이지만 사실 한때는 다른 현에 비해 크게 뒤쳐지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쯤 전인 1990년 감평회[1989년, 헤이세이 원년 양조]에서는 금상을 수상한 후쿠시마의 술이 하나도 없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후쿠시마현은 1992년에 사케 아카데미 직업능력개발학교(清酒アカデミー職業能力開発校)를 설립했다.

물론 후쿠시마에도 그 당시부터 품질 높은 일본술을 만드는 대형 주조는 여러 곳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소규모 양조장이라서 지역에 기인한 개성이나 문화를 가지면서도 각각 해마다 주조 성과의 안정성, 기술의 공유와 계승, 후계자나 인재의 부족 등이 문제가 되기 쉬웠다.

사케 아카데미가 탄생한 것은 이러한 문제의 개선과 양조장의 존속에도 크게 기여해서 오늘날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1995년 감평회에서의 금상 수상 수 증가를 목표로 한 고품질 사케 연구회, 통칭 ‘가네토리카이(金とり会)’를 발족하자 그전까지는 경쟁 상대였던 현내 주조장들이 서로의 비법 기술을 저마다 공유하고 분석, 연구를 거듭하는 등 매우 높은 수준에서의 기술 교류가 이루어졌다.

장인들이 사케 아카데미나 ‘가네토리카이’에서 함께 배우고 협력하며 서로 절차탁마해서 각 양조장의 기술이 향상된 것과 동시에 횡적 관계도 매우 견고해졌다. 후쿠시마의 모든 주조장에서 강한 협력 체제가 구축되었다.

이렇게 해서 후쿠시마의 술은 전체 현에서의 수준이 향상되었고 각 양조장이 목표한 대로의 맛과 품질을 안정화해서 만들기 쉬워지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그 결과 각 양조장이 옛날부터 지켜온 맛과 개성의 다양성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후쿠시마현은 일본술의 원료인 술쌀이나 효모도 꾸준히 개발해왔다. 감평회 출품주는 대부분이 후쿠시마를 포함해서 전국적으로 효고현산 야마다니시키(山田錦)가 지금도 원료쌀의 주류이기는 하지만 후쿠시마에서는 이를 뛰어넘는 술쌀을 만들어내려고 오랫동안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예를 들면 후쿠시마현 고유의 술쌀인 ‘유메노카오리(夢の香)’는 그 이름처럼 온화한 미향이 감도는 부드러운 맛의 술을 빚어내서 후쿠시마 주조의 매력과 개성을 한층 더 살릴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러한 지속적인 연구가 후쿠시마산 술을 앞으로 더욱 뛰어난 품질로 향상시킬 것이다.

‘친근한 술’이 우승한다

⑵ 쌀의 잡맛을 감칠맛으로 바꾸는 기술이 뛰어나다

후쿠시마의 술은 예로부터 “일상적인 술이 몹시 맛있다”고 알려졌었다. 그 비결은 ‘원래 잡맛(雑味)이었어야 할 성분을 감칠맛(旨味)으로 바꾸는 기술’에 있다. 부정적인 요소가 되기 쉬운 잡맛을 잘 제어해서 ‘풍미’, ‘개성’ 등의 긍정적인 요소로 변환시킬 수 있다.

후쿠시마의 술은 원래 이 기술이 특기였는데 각 양조장의 기술력이 향상됨에 따라 최근에는 그 경향이 더욱더 높아졌다.

일본술을 제조할 때는 식용 쌀에 비해 쌀을 많이 깎아야 한다. 중심부에 가까이 갈수록 순수한 전분질(デンプン質)의 비율이 높아지며 이를 양조해서 잡맛이 적고 투명한 느낌이 있는 풍미를 얻을 수 있다.

한편 바깥쪽에 가까운 부분에는 단백질(タンパク質)과 지질(脂質)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이 다양한 맛의 요소가 된다. 이 바깥쪽 부분이 너무 많으면 일반적으로는 술에 어울리지 않은 잡맛과 악취도 심해지므로 필요에 따라 제거해서 양조한다.

쌀을 깎는 비율을 정미율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깎느냐에 따라 각각 ‘다이긴조(大吟醸 정미율 50% 이하)’, ‘긴조(吟壌 정미율 60% 이하)’, ‘혼조조(本醸造 정미율 70% 이하)’ 등으로 구별해서 특정한 명칭이 있는 술의 조건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쌀을 깎을수록 고급품이 되는데 그중에서도 감평회에 출품하는 술은 정미율 40% 이하 등 ‘다이긴조 중의 다이긴조’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상에는 심지어 20%대, 10%대, 일부는 1%까지 깎는 일본술도 존재한다.

물론 후쿠시마에서도 일본 전국과 마찬가지로 감평회 출품주는 원료 쌀을 상당한 비율로 깎은 술뿐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 뛰어난 ‘잡맛 제어력’이 발휘되어 투명한 느낌이 있는 최상급의 풍미 속에 ‘더욱 훌륭한 맛’의 개성이 더해진 술을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이 요소가 감평회의 종이 한 장 차이의 승부 속에서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 품평회 IWC 2018 일본술 부문에서도 일어났다.

예전에 최다 456개사 1,630종목이 출품한 가운데 정점인 ‘챔피언 사케’에 빛난 것은 후쿠시마 현 니혼마쓰(二本松) 시에 있는 오쿠노마쓰(奥の松) 주조의 ‘아다타라긴조(あだたら吟醸)’였다.

이 술은 정미율 60%이며 ‘다이긴조’도 아니다. 후쿠시마현에서는 4홉병(720㎖) 1,000엔 정도로 시판되는 일상적으로 친숙한 술이다.

쌀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매력으로 바꾸는 후쿠시마 술의 특기 분야가 세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일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넓은 수비 범위

⑶ 지역마다 맛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보인다

후쿠시마현은 넓은 토지에 다양한 지형과 표고(標高) 차이, 기후 풍토를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아이즈번(会津藩)과 니혼마쓰번(二本松藩), 시라카와번(白河藩), 소마나카무라번(相馬中村藩) 등의 웅번(雄藩) 외에도 중소 규모의 번(藩)과 현(県)외 번령(藩領)의 관할 지역까지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현재는 하나의 현으로 정리되었지만 후쿠시마현은 마치 합중국과 같은 다양성의 도가니였다.

이러한 배경이 같은 현 내에서도 음식과 문화의 차이를 키웠으며 술도 지역별로 개성이 커졌다. 이 다채로운 개성이 모인 것이 ‘후쿠시마의 술’이기 때문에 모든 식재료와의 페어링이나 수요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른바 ‘수비 범위가 매우 넓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기술이 향상된 최근에는 그러한 강점이 더욱 강해져서 주옥같은 ‘더욱 훌륭한 맛’을 가진 다채로운 술들이 감평회에도 집결했다. 나는 이런 사정도 후쿠시마의 술이 약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내 지역별 특색의 차이는 다른 매체에 실린 저자의 기사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후쿠시마 술이 전국 신주 감평회에서 금상 수상수 7년 연속 일본 제일을 달성!(福島のお酒が、全国新酒鑑評会で金賞受賞数7年連続日本一を達成!)’

하지만 PR이 서투르다

다양한 실적으로 보면 후쿠시마는 이미 세계적인 일본술 유명 양조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 후쿠시마에 있는 아이즈 지방에 일본술을 구하러 간다”는 말은 와인으로 비유하면 “프랑스 지롱드에 있는 보르도, 메독 지구에 와인을 구하러 간다”는 사치에 필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역사적 황금기를 맞은 후쿠시마의 술이기는 하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바로 이미지 전략이다.

일본 국내외의 여러 감평회에서 좋은 성적이 이어지는 반면 그러한 사실은 아직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대다수의 소비자 중에서는 일본술과 후쿠시마를 함께 떠올리지 못한다.

예부터 PR이 서툴렀던 후쿠시마현 자체에 수수한 이미지가 크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지만 애초에 후쿠시마의 술이 현외로 많이 나돌지 않았다는 점도 클 것이다. 작은 양조장이 많기도 하고 금상을 수상한 양조장이라도 생산량의 대부분이 현은커녕 기초자치단체에서만 소비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다양한 일본술 문화를 다음 세대에게 전하자

최근에는 드디어 후쿠시마의 술을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시도에 관민이 함께 힘을 쏟기 시작했다.

도쿄 니혼바시(日本橋)에 있는 후쿠시마현 안테나숍(antenna shop, 신상품을 시험적으로 판매하는 소매 점포)에서는 대부분의 토속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민간에서는 저자도 칼럼을 연재하는 곳인데 fukunomo라고 해서 구입하기 어려운 후쿠시마 비장의 토속주와 지역 안주의 페어링 세트를 정기적으로 택배로 전하는 서비스가 호평을 얻고 있다(※ 현재 fukunomo에서는 8년 연속 일본 최고를 기념한 캠페인이 선착순으로 실시되고 있다. 신청할 때는 이 기사를 읽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리기 바란다).


후쿠시마의 술은 개성의 폭이 크지만 전부 맛이 부드럽고 마시기 쉬운 술뿐이다.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베일처럼 매끄러운 입맛, 신선하고 고운 향기, 입안에서 피어나는 잔잔한 감칠맛 등의 공통적인 특징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잡맛’에서 변환된 풍부한 감칠맛이다. 단순히 ‘쌀로 만든 술’이라기보다도 ‘갓 지은 밥을 그대로 술로 바꿨다’고 하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술이다.

일본술에는 양조장마다 오랜 역사와 이야기, 기술이 있다. 이번에 소개한 후쿠시마가 그랬듯이 전국 각지의 양조장에도 특별한 기술과 독자적인 개성, 또 식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독특한 매력이 가득하다.

여러분의 지역 양조장에도 꼭 한 번 관심을 가져 보기 바란다. 일본술은 지역의 보물이며 문화의 다양성 그 자체다. 그런 것을 찾는다는 것은 각 문화 자체를 발견해서 음미하는 것과도 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매력이 알려지기 시작한 이 귀중한 문화가 일본에서는 완전히 바뀌어서 소비량이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다. 존속이 위태로운 양조장도 흔히 보인다.

예부터 이어져 온 귀중한 문화를 다음 세대에게 남기기 위해서라도 일본인이 스스로 그 가치를 다시 보고 앞장서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거기에는 친근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매력 넘치는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분명히 여러분의 일상의 한때를 화려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런 흥취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후쿠시마의 술도 가끔 함께 즐겨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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