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강용석 | 민주당이 독재·후진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기상천외에 법안을 결국 내놨다. 3일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이 그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가 조작됐고, 그 결과 잘못된 판결이 내려지거나 재판이 진행돼 오고 있는 만큼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법 취지를 밝혔다. 물론 속내는 따로 있어 보인다.
특검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를 취소해 그의 죄를 지워보겠다는 발상이다. 당사자들은 부정하겠지만, 이미 국민들은 다 알고 있으며, 특검법에도 그 의도를 쉽게 엿볼 수 있다.
특검법 제6조에 따르면 특별검사의 직무 범위와 권한에 대해 ‘대장동과 대북송금 등 12개 사건에 관한 수사와 공소제기,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특검이 공소 유지를 포기한다면, 더 이상 재판을 이어갈 필요가 없어진다. 이에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8조에 따라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더 이상 이 대통령에 대해 재판을 진행할 수도 그리고 그를 처벌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법을 공부해 봤다면 알겠지만, 공소 취소가 이뤄지면 신문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그 사례는 매우 드물다. 솔직히 법을 전공한 필자조차 최근 10년간 공소 취소 사례가 있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는 결국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엄연히 법에 명시된 만큼 현실화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이처럼 특정인의 죄를 덮기 위해 노골적으로 특검 법안까지 발의하면서 공소 취소를 시도하려는 건 세계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민주당은 사실상 특검법안의 명분용이었던 국정조사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대장동 및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에서 조작의 증거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나온 건 쌍방울이 필리핀에서 북한 대남공작원 리호남을 만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대가로 돈을 줬다는 것, 이제는 법조인들 사이에서 조롱과 웃음의 소재가 됐을 정도의 ‘검찰청 연어 술파티’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 김성태 쌍방울 회장에게 박상용 검사는 수사를 열심히 한 사람이라는 게 당사자들의 육성을 통해 생생히 국민들에 전달됐을 뿐이다.
당연히 민주당과 이들의 2중대를 제외한 나머지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검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는 “끔찍한 짓이고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개혁신당 조응천 전 의원은 이번 특검법을 ‘사법내란’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이 공소 취소 특검을 밀어붙인다면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형사사법 질서는 형해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정의당마저 이번 특검법안에 대해 “입법권력이 대통령 엄호 목적으로 특검법을 남용하고 사법절차를 뒤흔드는 선례”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상적이라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피고인이 자신의 공소 취소를 이끌 검사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건 판타지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특검법 추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필자가 예언컨대 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을 덮기 위해서는 이번이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6·3 지방선거를 마친 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당 지도부를 뽑을 예정이다. 지금 민주당 내 정청래계와 이재명계로 나뉜 상황에서, 향후 당권을 잡는 쪽이 차기 총선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는다면, 차기 당권도 정청래계가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면 아무리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지금처럼 공소 취소 특검이라는 희대의 법안을 재차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이재명-정청래 단일대오인 것 같아도 결국 권력은 나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재판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정청래계가 당권을 장악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공소 취소는 더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주당의 이번 특검법안 추진이 오히려 지방선거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아무리 현재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높다고 한들, 타인의 범죄를 덮어줄 목적의 불합리한 법안마저 옹호하며 표를 줄 대한민국 국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똘똘 뭉쳐 이번 특검법안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만큼, 지방선거에서 이미 다 이긴 것처럼 행동하는 여당도 결국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코너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집권 2년 차에 부동산 가격과 환율 그리고 유가 상승세가 잡히지 않고, 증시가 지금보다 하락한다면, 바로 지지율 하락에 이어 민심도 동요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반도체와 미국이 좌지우지하는 증시 하나에 기대 60%대의 지지율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주춧돌 하나가 빠지면 나머지가 우르르 무너지기 마련이다.
인도네시아의 희대의 독재자로 악명 높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집권 시기 서방과 결탁해 석유와 가스 산업으로 경제를 부흥시켰고, 물가 안정과 쌀의 자급자족화를 이뤄냈다는 평가와 함께 전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로 당시 우리나라처럼 경제 대위기를 맞았고, 시민들은 뛰쳐나와 수하르토의 하야를 외쳤다. 결국 미국과 군부마저 수하르토 대통령에 등을 돌렸고, 30년이 넘는 권력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바로 수하르토 집권 당시 있었던 측근들의 부정부패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여전히 인도네시아 정계를 수하르토계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었을지라도, 그가 대통령에서 내려온 지 2년 만에 인도네시아 검찰은 그와 측근들의 부정부패 범죄를 강도 높게 수사해 기소에 이르렀다.
인도네시아의 땅과 바다와 하늘조차 영원히 자신의 것일 줄로만 알았던 수하르토도 결국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 지금 세상이 이재명 대통령 자신과 민주당의 것만 같아도, 권력은 그리 길지도 않고 아무리 정권을 연장하려고 기상천외한 입법을 시도하고 발버둥을 쳐봐도, 결국 우리 국민들은 부당함과 무능에 표로 심판한다.
적당함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이 이상 폭주하려 한다면 사법내란과 다를 바 없고, 정권이 바뀌면 국민들의 분노한 얼굴과 법의 단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제 상식과 양심을 가진 법조인들이 침묵을 깨고 나서야 한다. 다들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일원이 되자는 부푼 꿈과 함께 한 손에는 법전을 들고, 매일 토론과 책에 빠져 학교를 다니지 않았는가.
그때 다들 한 번쯤은 근대 사법의 대원칙인 이 말을 접했을 것이다. “NEMO IUDEX IN CAUSA SUA(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 지금 법조인들의 오랜 상식과 대원칙마저 무너뜨리려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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