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 사업 위기 돌파구... 신임 수장에 ‘콘텐츠·마케팅 전문가’ 발탁

이원진 신임 사장, 구글 광고 솔루션 총괄 및 구글 코리아 대표 역임
콘텐츠·마케팅·서비스 전문가... AI 전환·콘텐츠 플랫폼 강화 기대
삼성전자, TV 포함 가전 사업 전반 재편 나설 듯

인싸잇=이서호 기자 |삼성전자가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 부문 사장을 ‘콘텐츠·마케팅 전문가’로 교체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 브랜드 경쟁이 격화되면서 최근 삼성전자의 TV 사업 부문이 적자를 면치 못했고, 이에 신속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4일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신임 디바이스솔루션(DX) 부문 VD 사업부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존 용석우 VD 부장은 DX 부문장 보좌역에 배치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원진 사장은 구글 북미 광고 솔루션 총괄 및 구글 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한 콘텐츠·마케팅·서비스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삼성전자로 이직해 VD 사업부를 담당하면서 TV와 모바일 서비스 사업에 공헌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 TV의 OTT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와 삼성 TV 전용 아트 구독 서비스인 ‘아트 스토어’ 등도 이원진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연말 정기 인사 시즌에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에 이번 이원진 사장에 대한 인사 단행은 전격적이며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두고 중국산 저가 가전제품의 수요 확대와 이로 인한 가전 브랜드 경쟁 심화로 인해 삼성전자의 TV 사업 성적이 다른 사업 부문에 비해 고전했고, 이런 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TV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 우려가 여전하다. 삼성전자의 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총 약 7000억 원의 영업손실(3분기 –1000억· 4분기 –6000억)을 기록했다.

 

당연히 연간 실적에서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전 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VD·DA 사업부가 유일하다.

 

올해 1분기에도 VD·DA 사업부는 매출 14조 3000억 원에 영업이익 2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역시 전 사업부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 가전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 OLED TV와 AI 가전 등 프리미엄 영역에도 뻗어 나가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존의 대형 가전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고관세 문제도 수익성 제고에 여전히 골치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DX 부문은 올해 초부터 사실상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지난 3월 말에는 TV 사업부 인력 일부를 삼성디스플레이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연내 중국 시장에서 TV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일본 매체를 통해 흘러 나왔다.

 

이원진 사장에 대한 이번 전격 인사 단행도 이런 위기의식 속에서 TV를 비롯해 가전 사업 전반의 재편을 목표로, 글로벌 서비스 마케팅과 AI 전환·콘텐츠 플랫폼 강화 등을 통해 신속히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무적이게도 삼성전자의 TV 사업부는 올해 1분기 프리미엄 및 대형 TV 판매 실적 등으로 인해 전년보다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 ‘더 퍼스트 룩 서울 2026(The First Look Seoul 2026)’에서 올해 TV 신제품을 공개했고, 기존 프리미엄 TV 제품에 집중된 AI 기능을 중·저가 라인업까지 확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원진 사장이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이끌게 되면서, 지난 2006년 이후 21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매출) 1위를 달성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