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6·25전쟁 당시 미8군 소속 공연병으로 한국에 파병돼 최전방을 누비며 100여 차례 위문 공연을 했던 미국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이 타계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지난달 30일 미국 메인주 다마리스코타의 한 요양원에서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1927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태어난 번스타인은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15세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다.
1950년 군에 입대한 뒤 6·25전쟁에 공연병으로 참전했다. 1951년 4월 인천에 도착한 그는 미8군과 연합군 장병들을 위해 최전방을 누비며 300차례 가까이 위문 공연을 했다. 아울러 지역 음악학교에서 야마하 피아노를 빌려 최전선에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전쟁 이후에도 번스타인의 한국과의 인연은 이어졌다. 그는 1960년 미국 국무부 후원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으나 4·19 혁명으로 콘서트 일정이 취소되자 병원에서 부상 학생들을 위해 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0년대에도 자신의 책 한국어판 발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다. 번스타인은 2016년 6월 ‘6·25 전쟁 제66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 참석차 한국을 다시 찾았다. 당시 그는 참전용사들 앞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위안’ 등을 연주했다.
그는 당시 한국에 처음 도착해 부대로 향하던 기차 안에서 파괴된 건물과 희망을 잃은 사람들을 보며 “내 주된 임무는 한국과 한국인들을 지켜야 한다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한편, 연주자로 활동하던 번스타인은 1977년 무대 공포증을 이유로 공개 연주 활동을 접고 피아노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뉴욕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뉴욕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작은 스튜디오 아파트는 음악가들이 찾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아노 교육자로서도 여러 저서를 남겼다. 국내에는 ‘자기 발견을 향한 피아노 연습’, ‘피아노 주법의 20가지 포인트’,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쇼팽 연주해석: 악보 기호와 페달링’ 등이 출간됐다.
배우 에단 호크가 연출한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는 번스타인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연주자에서 교육자로 전환한 번스타인의 삶과 음악관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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