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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서부지법 사태’를 교사했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언론과 정치권의 ‘보석 취소’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 목사가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련 법과 사실관계를 따져봤을 때,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취소 사유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장관에 전광훈 목사의 보석에 관해 질의했다.
박 의원은 최근 전광훈 목사가 건강상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난 뒤 광화문 집회 참석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접견 등의 행보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보석 조건을 어기고 있는 만큼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전광훈 목사) 스스로가 ‘나는 중환자’라고 하신 분이다. 그런데 집회에 나가서 모든 잡소리를 다 하고 다니는데, 사법부 결정을 일탈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거지 일탈을 한다면, 잡아서 법원에 보석 취소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성호 장관은 “검찰에서 전광훈 목사의 보석 조건 위배 관련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전광훈 목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접견 내용도 저희가 확인해 봤는데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7일 법원은 전광훈 목사에 대해 당뇨병에 의한 비뇨기과 질환으로 주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점, 얼굴이 널리 알려져 도주하기 쉽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 조건으로는 ▲보증금 1억 원 현금 납부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 ▲사건 관계자와 직·간접 접촉 및 의사소통 금지 등이 포함됐다.
전 목사는 보석 이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연설에 나섰고, 지난달 30일에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일반 접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은 전 목사에 대한 광화문 집회에서의 발언 내용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접견 사실 등 그의 보석 이후 행보에 관한 보도를 다소 비판적 시각으로 쏟아냈다.
전 목사의 집회에서의 일부 발언을 꼬집어 문제시하거나, “아프다고 해서 보석을 허가했는데 예배와 집회, 접견까지 활동에 나선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의 보석 재검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보도도 이어졌다.
“주거 제한한다고, 주거지에만 있어야 하는 건 아냐”
앞서 언급했듯이 전광훈 목사의 보석 조건에는 자택으로의 주거지 제한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주소지와 거소(居所) 그리고 그 인근 지역을 의미할 뿐, 도주나 증거인멸 등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준의 이동까지 제한한다는 건 아니다.
지난 2023년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씨가 뇌물·부정처사후수뢰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났고, 그해 7월 검찰은 그가 거주지 제한에 대한 보석 조건을 어기고 주요 공범이나 참고인을 만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재판부에 관련 사실조회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정 씨에 대한 주거 제한 조건에는 거주 지역(성남시)에서 벗어나는 외출 시 신고하고, 사건 관련자를 접촉할 수 없다는 점 등이 포함됐을 뿐, 이동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당시 재판부는 “통상적 (보석) 주거 제한은 외출 제한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며 검찰의 신청을 기각했다.
다시 말해, 박지원 의원의 지적한 집회 참여와 윤 전 대통령 접견을 위한 이동을 주거지 제한 조건 위반 사항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이날 정성호 장관도 박 의원의 주장에 “주거를 제한한다고 해서 주거지에만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범 또는 사건 관계인도 아닌 일반인’의 접견 정보를 어떤 경위로 누설했는가
언론은 현재 전 목사의 광화문 집회 참석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그의 보석 조건 중에는 여기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전 목사에 현재 주어진 특수건조물침입교사, 특수공무집행방해교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의 공범이나 관련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전 목사가 윤 전 대통령을 접견한 게 보석 조건인 ‘사건 관계자와 직·간접 접촉 및 의사소통 금지’ 사항을 위반한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주목해 볼 점은 전 목사가 윤 전 대통령을 접견한 사실이 알려진 경위다. 이는 지난 1일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드러났는데, 보도에서는 해당 정보를 제공한 이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국회의원으로 지목했다. 이를 토대로 여타의 주요 매체들도 이 사실에 관한 보도를 이어갔다.
일반인에 해당하는 전광훈 목사가 수감 중인 공적인 인물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접견한 사실은 엄밀히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제62조에 따르면, 수용자의 접견 정보 취급자는 직무상 알게 된 접견 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처리하거나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해당 접견기록을 제공할 수 있는 경우는 법원의 재판 업무 수행과 범죄의 수사와 공소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할 때 가능하며, 이 역시 외부에 공표하는 건 제한적으로나마 가능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 목사가 윤 전 대통령과 혐의의 공범 관계도 아닌 이상, 접견 사실 및 그 내용에 관한 외부에 누설하는 건 과잉금지원칙 위배 또는 사생활의 비밀 침해 등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소송법 제102조에 따라, 피고인의 보석 취소는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에 따라 법원만이 결정할 수 있다. 언론이나 정치인이 강요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 사유도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때 그리고 소환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때, 피해자 등에 해를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때, 기타 보석 조건을 위반했을 때로 제한된다.
과연 전광훈 목사의 집회 참석과 여기서 나온 그의 발언, 윤 전 대통령 접견 등의 행보가 보석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반문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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