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벌어들인 돈, 집 사는 데 썼다”... 증시 투자수익 70% 부동산 유입

국내 주식 수익 소비 효과 1.3% 그쳐
주가 1만 원 상승으로 인한 자본이득 중 겨우 130원 소비로
무주택 가구, 주식 자본이득 70%가 부동산으로

인싸잇=윤승배 기자 | 코스피가 7000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 상승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효과는 주요 선진국보다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주식 투자 저변이 아직 넓지 않은 데다, 주식 투자로 얻은 자본이득이 소비보다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계는 주가가 1만 원 상승해 자본이득이 발생하면 약 130원(1.3%) 가량을 소비재원으로 활용했다.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주요국의 주식 상승으로 인한 자본이득의 3~4%가 소비로 이어지는데 비하면, 국내의 경우는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국내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이 비교적 낮고, 주식자산이 고소득·고자산 층에 집중한 것을 배경으로 꼽았다. 지난 2024년 기준 국내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주식자산의 규모는 77%로, 미국(256%)이나 유럽 주요국(184%)을 크게 밑돌고 있다.

 

또 국내 증시가 그동안 수익률이 낮고 변동성이 높았던 만큼, 가계가 증시 투자로 인한 자본이득을 영구적 소득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으로 인식한 점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다시 말해, 가계의 증시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식으로 벌어들인 소득이 소비가 아닌,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점도 자산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이 분석한 결과, 무주택 가구는 주식 자본이득의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서울 주택매매 자금출처 조사에서도 주식·채권의 매각대금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은은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등에 따라 코스피가 지난 2024년 말 대비 지난해 말 75.6% 상승하면서 가계의 주식 보유가 크게 늘고, 청년층과 중·저소득층의 주식 시장 참여가 활발해진 점은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향후 증시 호조에 이은 소비 여력 확대 그리고 증시 투자로 인한 수익이 전체 자산효과를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의 주식 자본이득은 429조 원으로, 2011~2024년 평균의 22배에 달했다.

 

다만 한은은 주가가 조정이 발생하면, 역자산 효과가 맞물려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민수 한은 차장은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가계 전반의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 투자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고, 가계의 주식 장기보유 유인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