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외교 돋보기] 美 인태 정보망 첫 가동… 韓 빠진 명단에도 “문제없다”는 정부

발리카탄 2026서 인도태평양사령부 임무 네트워크 첫 운용
美·比·日·豪·加·뉴질랜드 병력 연동... 명단서 빠진 한국
政 “한미 정보협력 문제 없다” 해명 속 안보라인 신뢰 관리 과제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미국이 필리핀 연례 연합훈련 ‘발리카탄 2026’에서 동맹·파트너국 간 작전정보와 전장상황을 공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 임무 네트워크(IMN)를 처음 운용한 가운데, 일본·필리핀·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이 포함된 연동 명단에서 한국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가 한미 정보협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미국도 인도태평양 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자 정보공유망 운용 명단에서 한국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현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대미 신뢰 관리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美 주도 ‘인태 정보망’ 첫 실전 운용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와 군사전문매체 <네이벌 뉴스>(Naval News)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8일까지 필리핀 전역에서 진행된 ‘발리카탄 2026’ 훈련에서 인도태평양사령부 임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국적 공통작전상황도(COP)를 운용했다.

 

발리카탄은 미국과 필리핀이 매년 실시하는 대표적 연합훈련이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과 필리핀을 비롯해 호주·일본·프랑스·캐나다·뉴질랜드 병력 등이 참여했으며 전체 규모는 1만 7000여 명에 달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올해 훈련에서 8개국이 접근 가능한 공통작전상황도가 처음 운용됐다고 밝혔다. IMN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주도하는 네트워크 체계로, 동맹국과 파트너국 군이 작전자료와 정보, 전장 상황을 사이버 보안이 유지되는 환경에서 공유하도록 설계됐다.

 

<네이벌 뉴스>는 IMN을 ‘제로 트러스트’ 기반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폐쇄형 정보망을 넘어, 다국적 병력이 같은 작전 그림을 보며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지휘통제 체계라는 의미다.

 

日·필리핀·호주 연동… 韓은 명단 밖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발리카탄 폐막식에서 이번 훈련을 통해 IMN이 다국적 병력의 주된 지휘통제 네트워크로 처음 운용됐다고 밝혔다. 파파로 사령관은 필리핀 아기날도 기지에 새로 마련된 통합조정센터(CCC)를 포함해 다국적 병력이 해당 구조를 함께 활용했다며, 위기 대응에 필요한 신뢰와 상호운용성을 구축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공개된 연동 명단에서 한국은 확인되지 않았다. <네이벌 뉴스>가 전한 IMN 연동 병력 명단에는 미국·필리핀·호주·일본·뉴질랜드·캐나다가 포함됐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공개한 ‘발리카탄 2026’ 참여국 명단에도 미국·필리핀·호주·캐나다·프랑스·일본·뉴질랜드가 포함됐지만 한국은 언급되지 않았다.

 

한국이 이번 훈련 자체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다자 정보망 첫 운용 과정에서 한국이 확인되지 않은 것은 단순한 명단 누락으로만 보기 어렵다. 한미 정보협력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에서 동맹·파트너국 간 지휘통제와 정보공유 체계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외교·안보라인의 대미 신뢰 관리 문제와 맞물려 주목된다.

 

政 “문제 없다”… 다시 떠오른 정보공유 논란

 

정부는 최근 한미 간 정보협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7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전체적으로 한미 간 정보 협력, 북한 관련 정보 교류 협력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위 실장은 “부분적인 영향은 있지만 그 부분도 해소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이 한국과의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과 관련해 영변, 구성, 강선을 언급했다. 이후 미국 측이 한국과 공유한 민감 정보가 공개된 데 불만을 표시했고,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미 정보협력에 구조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IMN 참여 명단에서 한국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까지 겹치면서 정보공유 체계와 동맹 내 신뢰 문제는 다시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명단 밖 한국’ 커지는 동맹 역할론

 

이번 훈련은 남중국해와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미국이 동맹·파트너국과 지휘통제·정보공유 체계를 넓히는 과정에서 진행됐다.

 

특히 필리핀 팔라완 지역의 상륙저지 실사격 훈련은 IMN이 실제 작전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활용된 사례로 꼽힌다. 감시·정찰 센서는 통합 지휘통제 체계에 연결됐고, 이를 통해 확보된 전장 정보는 전투기와 박격포, 기관총 등 여러 전력 운용에 반영됐다.

 

미국·필리핀·호주·뉴질랜드 병력은 팔라완에서 다국적 상륙저지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며 해상 접근 차단과 연합 대응 절차를 점검했다. 이는 단순한 병력 참가를 넘어, 각국 전력이 하나의 지휘통제망 안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도 올해 발리카탄에 전투 병력을 보내며 참여 범위를 넓혔다. 일본의 필리핀 내 군사훈련 참여는 미일·미필리핀 협력을 넘어 남중국해와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둔 다자 안보협력의 성격을 띠고 있다.

 

앞서 일본 영자지 <재팬타임스>는 지난달 28일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중국·러시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일본·필리핀의 군사 역량을 다층적으로 연계하는 ‘킬 웹’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동맹·파트너국과 작전정보를 공유하고 전력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인도태평양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한·일·필리핀 정보 연계 필요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해온 상황에서 한국이 이번 IMN 연동 명단에서 확인되지 않은 점은 대미 신뢰 관리 문제와 맞물려 주목된다.

 

이에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안보 협력이 단순 연합훈련을 넘어 지휘통제와 정보공유 체계 구축 단계로 확대되는 만큼, 정보공유 제한 논란과 다자 정보망 명단 미확인 문제가 겹친 이재명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대미 신뢰 관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