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만 첫 총통 탄핵안 표결 ‘부결’… 라이칭더, ‘정족수 고비’ 넘겼다

재정수지구분법 충돌서 비롯
제1야당 국민당·제2야당 민중당 주도 탄핵안 추진
찬성 56표·반대 50표… 가결 정족수 76표에 미달
취임 2주년 앞둔 라이칭더 정부… 여소야대 갈등 지속 전망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대만 입법원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가결 정족수에 미달해 부결됐다. 현직 총통 탄핵안이 본회의 표결까지 오른 것은 대만 헌정사상 처음으로, 라이 정부와 야권이 장악한 입법원 간 대립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 중앙통신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은 19일 라이 총통 탄핵안에 대한 기명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56표, 반대 50표로 탄핵안을 부결 처리했다.

 

대만 헌법상 총통·부총통 탄핵안은 전체 입법위원 과반의 발의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입법원 재적 의원은 113명으로,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최소 76명의 찬성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날 찬성표는 56표에 그치면서 가결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표결에는 국민당 소속 한궈위 입법원장 등을 포함해 총 7명이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탄핵안은 제1야당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이 공동으로 추진했다. 야권은 줘룽타이 행정원장이 입법원을 통과한 재정수지구분법에 서명하지 않은 것이 헌법상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라이 총통에 대한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표결을 앞두고 국민당과 민중당은 라이 총통의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집권 민진당은 야권의 탄핵 추진이 정치적 반대를 위한 공세라고 맞섰다.

 

입법원 의석 구조상 탄핵안 부결은 표결 전부터 예상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재 입법원은 국민당 52석, 민중당 8석, 무소속 2석 등 야권이 62석을 차지하고 있고, 집권 민진당은 51석을 보유하고 있다. 

 

야권이 입법원 과반을 확보하고 있지만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여당 내 이탈표가 대거 나오지 않는 한 가결은 어려운 구조였다.

 

다만 이번 표결은 현직 총통 탄핵안이 본회의 표결까지 진행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작지 않다. 라이 총통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두고 표결이 이뤄지면서 대만 정국의 여야 대립도 한층 부각됐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총통 선거 이후 집권 민진당이 행정부를 맡고, 입법원에서는 국민당과 민중당 등 야권이 다수를 차지하는 여소야대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예산과 법안 처리,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한 문제를 둘러싼 충돌도 계속돼왔다.

 

이번 탄핵안 부결로 라이 총통은 일단 정치적 고비를 넘겼지만, 야권 주도의 입법원과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과 미중 관계 변화 속에서 안보·외교 현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 내부 정치의 교착도 라이 정부의 주요 부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