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검찰

警, 서소문 고가 붕괴 시공사 관계자 4명 입건… 과실 여부 수사

시공사 현장소장급·안전관리 책임자 등 피의자 전환
고용부, 시공사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입건
경찰 “초기 증거 확보 중요”… 선거개입 논란엔 반박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철거공사 시공업체 관계자 4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고용노동부도 시공사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면서 수사가 철거 과정의 과실 여부와 안전관리 적정성을 확인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시공사 흥화의 현장소장급 직원과 안전관리 책임자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 감식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며 사고 발생 과정에서 시공사 관계자들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수사의 초점은 철거 작업 과정에서 안전관리 기준이 지켜졌는지, 구조물 이상 징후 확인 이후 현장 통제와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도 별도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부는 서울시 발주로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를 맡은 시공사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이번 사고로 현장 관계자 3명이 숨진 만큼, 고용부 수사는 시공사의 안전보건 관리체계와 경영책임자의 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경찰 수사가 현장 대응과 업무상 과실 여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고용부 수사는 경영 책임과 안전보건 관리체계 전반을 들여다보게 된다.


안전진단 중 무너진 상판… 철도 운행도 차질


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2시 33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했다. 철거 중이던 고가차도 상판 일부가 무너지면서 현장에 있던 감리단장, 현장관리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새벽 시간대 슬라브 절단 작업 이후 상판 일부가 내려앉는 현상이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공사는 중단됐고, 오후에는 관계자들이 합동 안전진단을 진행했다. 붕괴는 이 안전진단 과정에서 발생했다.

 

구조물 일부와 공중비계 등이 무너지면서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철거 현장이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구간에 위치해 있었던 만큼 사고 여파도 컸다. 구조물이 철로 쪽으로 떨어지면서 경의중앙선과 KTX 일부 구간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서울시와 시공사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시공사 관련 사무실 등이 포함됐다. 사고 발생 사흘 만에 강제수사가 이뤄지면서 수사에도 속도가 붙었다.


다만 압수수색 시점이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과 겹치면서 정치권에서는 선거개입 논란도 제기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측은 서울시에 대한 강제수사가 선거를 앞둔 정치적 수사라는 취지로 반발했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선거개입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고 초기 증거 확보가 중요하다며, 압수수색은 수사상 필요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민 생명이 희생된 중대 사고인 만큼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 관리·감독 여부도 변수


수사가 시공사 관계자 입건에서 출발했지만, 발주처인 서울시 관계자 조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경찰은 현재 서울시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 결과에 따라 발주처의 관리·감독 책임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시의 관리·감독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경찰은 현재 서울시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보고 있지만,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 결과에 따라 발주처의 관리·감독 책임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확인 대상은 서울시가 철거공사 과정에서 안전관리와 현장 감독을 적절히 했는지다. 특히 구조물 이상 징후가 확인된 뒤 작업 중단과 안전진단, 현장 통제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다. 또 고가차도 붕괴 직전까지 하부 철도 운행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던 점도 경찰이 들여다보는 부분이다.

 

실제 인명피해가 철도 운행 중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사고 직전까지 열차가 통과했다는 점에서 철도 구간 인접 공사장의 안전관리 체계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철도와 도로, 도심 교통망이 맞물린 구간에 있고, 구조물 절단과 해체 과정에서 작은 이상 징후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에 따라 시공사 관계자의 형사 책임과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 책임, 발주처의 관리·감독 책임 여부가 함께 다뤄질 수 있다. 사고 수사는 시공사 관계자 입건을 시작으로 현장 대응, 안전관리 체계, 발주처 감독 책임을 확인하는 단계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