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최근 외환시장 변동과 관련해 투기적 거래가 환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입에서 나온 환율 경고… 시장은 ‘개입 신호’에 주목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3일 오후 참의원 본회의에서 최근 외환시장 동향을 두고 “투기적 거래를 포함해 이른바 실수요에 기반하지 않은 거래가 환율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환율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이나 무질서한 움직임이 경제와 금융 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요국 합의도 함께 언급했다.
이날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달러당 160엔선에 근접하며 시장의 경계감이 커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3일 오전 CME그룹의 EBS 플랫폼에서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기록했고, 오후 6시 14분 기준 159엔 82전 수준에서 움직였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 발언 이후 엔화는 한때 159엔대 중반까지 되돌림 흐름을 보였다.
투기성 거래 겨냥… 특정 환율 방어는 선 그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엔화 약세의 배경에 수출입 결제 같은 실수요뿐 아니라 단기 차익을 노린 거래가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특정 환율 수준을 직접 방어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변동 속도가 빨라지거나 시장 움직임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대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낸 셈이다.
<로이터>도 다카이치 총리가 참의원 본회의에서 환율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언급하며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자민당 하세가와 가쿠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주요 7개국과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확인해 온 외환시장 원칙도 언급했다. 그는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나 무질서한 움직임이 경제와 금융 안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G7·G20 차원에서 확인돼 왔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과 미국 사이에서도 외환 문제와 관련한 연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 연계를 한층 깊게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월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회담 이후 미일 간 정책 조율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과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다.
엔저의 그늘… 물가·가계·기업 비용 압박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의 체감 물가와 직결된다. 수출기업에는 가격 경쟁력과 해외 수익 환산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에너지와 식료품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가격을 끌어올린다. 일본은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 등 주요 원자재를 해외에 크게 의존한다. 엔저가 길어지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이는 전기·가스요금과 식품 가격을 통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은 부담이다. 대기업 수출업체에는 엔저가 이익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에는 비용 상승 압박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엔저의 명암이 수출 대기업과 내수·중소기업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구조다.
다카이치 내각은 성장전략과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엔저가 장기화하면 물가 부담이 커지고 소비 회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환율 대응은 단순히 외환시장 문제에 그치지 않고 물가 관리·기업 수익·가계 부담·금융시장 신뢰와 맞물려 있다.
일본 정부가 실제 대응에 나설지는 향후 달러·엔 환율의 수준과 변동 속도, 투기성 거래 확대 여부에 달려 있다. 엔화 약세가 다시 가팔라질 경우, 다카이치 내각의 외환 대응은 물가 안정과 시장 신뢰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