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 원·달러 환율이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며 다시 1530원선을 넘어섰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 3월 말 이후 두 달여 만이며, 개장가 기준으로 1530원을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53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1530.8원까지 상승한 뒤 1520원 대 중반으로 밀렸으나 다시 상승폭을 키우며 1530원 선 재돌파를 시도했다. 오전 11시 30분 현재는 152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 이상에서 출발한 것은 2009년 3월 10일(1554.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도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말~1998년 초 49거래일 연속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미국 관세 리스크 확대가 꼽힌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이에 따른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는 관세 부담이 국내 수출과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도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7일부터 1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순매도 규모는 약 60조원에 달한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초부터 전쟁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 및 글로벌 금리 상승,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에 환율 상방 압력이 높은 국면에서 관세 리스크가 더해졌다”며 “환율 진정을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종전과 함께 유가 하락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란의 쿠웨이트 공습으로 종전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며 “코스피 내 외국인 순매도세도 재차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동 리스크 해결 전까지 원화 약세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 및 위험 요인을 논의하면서 “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쏠림에 필요시 즉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