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권 표심과 부동산 정책 연속성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서울시장 5선에 성공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오 시장은 256만 590표(49.15%)를 얻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250만 7130표(48.13%)를 5만 3460표 차로 앞섰다.
구별 결과만 보면 정 후보가 15개 구에서 승리했고, 오 시장은 10개 구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강남구 65.98%, 서초구 64.68%, 용산구 57.09%, 송파구 54.77% 등 투표자 수가 많고 보수 결집이 강한 지역에서 큰 표차를 만들었다.
특히 강남구에서만 약 9만 9598표, 서초구에서 약 7만 3028표, 송파구에서 약 4만 8016표, 용산구에서 약 1만 9164표를 앞서며 네 지역에서만 약 23만 9806표 차를 벌렸다. 정 후보가 더 많은 구에서 이겼음에도 전체 득표에서 밀린 이유다.
오 시장이 승리한 지역은 중구, 용산구, 광진구,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등 10곳이다. 이들 지역 상당수는 재건축·재개발, 한강변 개발,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서울시 부동산 정책과 맞닿아 있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야당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 이른바 ‘윤어게인’ 논란과 선을 그은 점이 승리 요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선거 현장에서는 공천 과정의 잡음과 보수 진영 내부 갈등이 유권자들의 고민을 키웠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보수층과 중도층 일부가 투표장으로 향한 것은 여당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 개인에 대한 압도적 지지라기보다 서울시정의 균형과 부동산 정책 연속성을 지켜야 한다는 표심이 결집한 셈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서울 부동산 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민간 주도 주택 공급 확대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는 2031년까지 서울 전역에서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제시하며 규제 완화와 인허가 절차 단축을 강조했다.
가장 큰 축은 신속통합기획이다. 신통기획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계획 수립과 심의 절차를 지원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지난 2021년 신통기획을 도입한 뒤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단축해 왔고, 지난해에는 ‘신속통합기획 2.0’을 발표하며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에 나섰다.
올해 2월 기준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선정된 곳은 총 264곳이다. 이 가운데 109곳은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신통기획 체계 안에서 추진되고 있다.
모아타운 사업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노후 저층 주거지가 많은 지역에서는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만큼, 소규모 정비사업을 묶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모아타운에 대한 시민 기대가 적지 않다. 이미 사업을 추진 중인 주민들이 많은 만큼 서울시가 행정 절차와 주민 갈등 조정, 사업성 보완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서초·송파와 용산, 양천 등 주요 정비사업 밀집 지역에서 국민의힘 구청장이 당선된 점도 서울시와 자치구 간 정책 공조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등은 자치구 협조가 중요한 만큼 행정 마찰이 줄어들 경우 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실제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은 선거 결과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시장 교체 시 정비사업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 시장 연임으로 정책 연속성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지에서는 시장 교체 가능성에 대비해 구역 지정이나 시공사 선정 일정을 앞당기는 움직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업성 문제는 여전히 변수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이주비 대출 규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공공기여 확대, 임대주택 비율 등은 중앙정부와 여당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있어 서울시 단독으로 풀기 어렵다. 서울시가 용적률 완화와 인허가 단축을 추진하더라도 조합이 체감하는 사업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도 핵심 쟁점이다. 오 시장은 용산을 서울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지만,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 개발 방향과 공급 규모를 둘러싼 시각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오 시장에게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숙제를 남겼다. 여당 견제 심리와 개발 기대감으로 모인 표심을 실제 성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5선 서울시장이라는 정치적 자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과 모아타운,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굵직한 사업들을 더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시민들이 요구한 것은 공약의 반복이 아니라 실제 변화다. 향후 4년은 서울 개발 정책의 연속성을 실제 성과로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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