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천·전남 사전투표 곳곳서 ‘데칼코마니 득표수’ 나왔는데… 선관위 “우연의 일치”

인천 송도1·2동서 박찬대 3030표·유정복 1440표 동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10곳서도 같은 득표수
선관위 “세부 데이터 달라”… 정치권은 진상규명 요구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인천과 전남 일부 지역의 관내사전투표 개표 결과에서 주요 후보들의 득표수가 동일하게 나온 것을 두고 선관위가 “우연히 발생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같은 유형의 사례가 여러 지역에서 확인되면서 ‘데칼코마니 득표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전투표서만 맞아떨어진 송도1·2동 득표수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 관내사전투표 개표 과정에서 연수구 송도1동과 송도2동의 주요 후보 득표수가 동일하게 나타났다.

 

송도1동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030표,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1440표를 얻었다. 송도2동 역시 박 후보와 유 후보의 득표수는 각각 3030표와 1440표로 집계됐다. 서로 다른 두 개 동에서 1·2위 후보의 득표수가 나란히 같은 숫자로 나온 것이다.

 

다만 두 지역의 전체 투표자 수와 무효표, 기권표, 다른 후보 득표수는 달랐다. 송도1동은 투표자 수 4546명, 무효표 15표, 기권표 2표였고 송도2동은 투표자 수 4539명, 무효표 22표, 기권표 1표였다.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도 송도1동에서 61표, 송도2동에서 47표를 얻었다.

 

이 같은 현상은 본투표 결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송도1동 본투표에서는 박 후보가 5139표, 유 후보가 7692표를 얻었고, 송도2동에서는 각각 4322표와 6660표로 집계됐다. 관내사전투표에서만 두 후보 득표수가 동시에 일치한 셈이다.

 

인천선관위는 조작 가능성을 부인했다. 송도1동과 송도2동 사전투표함은 개표소 도착 이후 서로 다른 투표지분류기와 인력을 통해 독립적으로 처리됐고, 합계 수치가 우연히 같을 뿐 집계 오류나 이상은 없다는 설명이다.

 

 

전남 10곳서 반복된 동일 득표… 선관위 “세부 데이터 달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사전투표에서도 주요 후보 득표수가 동일하게 나온 유사 사례가 확인됐다.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관내사전투표 개표 결과 10개 지역에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수가 동일하게 집계됐다.

 

고흥군 금산면과 광주 광산구 송정1동에서는 민 후보가 각각 1401표, 이 후보가 각각 120표를 얻었다. 장성군 북하면과 함평군 엄다면에서는 민 후보 606표, 이 후보 57표가 나왔다.

 

여수시 삼일동과 신안군 하의면은 각각 민 후보 506표, 이 후보 42표를 기록했다. 보성군 노동면과 신안군 팔금면은 민 후보 356표, 이 후보 42표로 같았고, 화순군 이양면과 강진군 병영면에서도 민 후보 444표, 이 후보 46표로 집계됐다.

 

전남선관위는 해당 지역들의 선거인 수와 다른 후보 득표수, 무효표 수 등 전체 개표 데이터는 모두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정 후보의 득표수 일부만 일치했을 뿐 전체 개표 결과가 같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해당 10개 사전투표함은 각각 다른 개표소로 이송돼 독립적인 경로로 개표됐다고 밝혔다. 사전투표 종료 후 참관인 입회 아래 봉인된 투표함은 각 시·군 선관위에서 보관된 뒤 선거일 개표소로 옮겨졌고, 투표지분류기 분류와 심사·집계부의 수작업 검증을 거쳐 최종 집계됐다는 설명이다.

 

전남선관위는 각 정당과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이 개표 전 과정을 참관했다며, 확률적으로 희박하다는 이유만으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거나 확산하는 행위는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5억 9000만 분의 1” 주장까지… 커지는 진상규명 요구

 

선관위의 해명에도 정치권에서는 진상규명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인천 송도1동과 송도2동 관내사전투표 결과를 두고 “유정복 후보와 박찬대 후보의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렇게 유 후보와 박 후보의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할 확률이 5억 9000만 분의 1”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광주·전남통합시장 선거에서도 두 후보의 득표수가 같은 지역이 10곳 있었다며 “선관위는 우연의 일치라는 말만 할 뿐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검 추진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유정복 후보도 해당 결과에 대해 “확률적으로 극히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지적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통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유 후보는 선관위 조직 개편, 외부 감사 의무화, 사전투표제 폐지와 본투표 2일제 도입 필요성도 주장했다.

 

선관위는 동일 득표 사례가 전체 개표 데이터의 일치가 아니라 일부 후보 득표수의 우연한 일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천과 전남 사전투표 곳곳에서 유사 사례가 확인된 만큼, ‘우연’이라는 해명만으로는 개표 전 과정과 사전투표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