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6·3 지방선거에서 일어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최근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을 ‘시위대’라고 표현하며 미디어상에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현장에서 본 시위 중인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재선거”만을 외치고 있었다.
언론에서는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남아 있는 투표함을 지키기 위해 모였던 시민들에게 처음 시위대라는 표현을 썼다. 이들은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경찰과 대치한 바 있다. 이후 시위가 올림픽공원으로 이어지면서 시위대라는 표현도 함께 따라붙었다.
시위대는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갖고 특정 장소에 모여 자신들의 주장이나 요구를 정부, 기업 등에게 알리거나 위력을 보여주는 무리를 의미한다. 위력을 보여주는 무리’라는 점에서, 언론이 사용한 이 단어가 적합했는지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인싸잇>은 지난 6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았다.
같은 날 핸드볼경기장으로부터 약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시민들의 ‘재선거’ 함성 소리가 들릴 정도로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3만여 명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석했다.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재선거’, ‘Stop the steal’ 등 문구가 적힌 종이를 머리 위로 들며 “재선거”만을 외쳤다. 이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원봉사자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곳 등에서 시민을 인솔했고, 그들 역시 통솔에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눈에 띄었던 사람들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참정권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뛰쳐나온 2030 청년이었다. 시위에 참석한 이들의 대다수가 젊은 청년들이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단이 꾸려졌으며 이들은 참가자들에게 생수와 간식을 나눠주는 등 시민들을 챙겼다.
쓰레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쓰레기통이 여러 군데에 비치해 있었고 쓰레기통이 가득 차면 자원봉사자들이 쓰레기를 묶어 정리했다. 흡연구역 재떨이 주변에도 담배 꽁초는 보기 힘들었다. 또 교대 근무 중인 경찰들에게 고생하셨다며 박수를 치거나 길을 터주는 등 그들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본지가 현장에서 보았던 시위에 참석한 이들의 모습은 언론에서 언급하는 ‘시위대’와는 전혀 달랐다.
물론 ‘시위대’라는 단어는 이번 시위에 나온 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틀린 표현도 아니다. 하지만 논란은 시위대라는 말 대신 쓸 수 있는 단어들이 ‘시민들’, ‘국민들’, ‘유권자들’ 등 다양한 표현들이 많음에도, 굳이 이 단어를 사용해야만 했는가에 있다.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이날 정치인을 위해 공원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그저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됐다고 느껴서 나온 시민들이었다. 참정권이 침해되어 기본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나온 이들은 스스로 질서를 유지하고 남들을 돕는 것은 물론, 정치 이념도 드러내지 않았다. 한 시민은 “정치성향을 막론하고 훼손당한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 모인 이들의 성격이나 참여 형태가 다양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한 단어로 단정 짓는 절대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현장에 모인 이들에게 ‘시위대’라는 표현이 적합했는지는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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