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전혜조 기자|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간담회를 두고 각 언론마다 장동혁 대표 사퇴론과 지도부 거취 및 한동훈 전 대표 복당 문제의 신중론을 조명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지난 9일 열린 초·재선 의원 공동 주최 간담회가 언론사마다 다른 방향으로 보도됐다. 같은 행사, 같은 참석자, 같은 발언을 다뤘지만 <한국경제>는 ‘장동혁 사퇴론’을, <뉴시스>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목으로 내세웠다.
언뜻 보면 단순한 제목 선택의 차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는 편집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 가깝다. 같은 사실을 놓고도 무엇을 핵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기사의 방향과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 김도읍 후보는 “장 대표 사퇴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방법이 과격해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일종 후보 역시 “지선 패배에 대해 책임지는 게 우파 정치의 품격”이라면서도 “억지로 쫓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한국경제>는 이 발언의 앞부분에 집중했다. 「[단독] “장동혁 사퇴해야”… 국힘 원내대표 후보 3인 한목소리」라는 제목을 달고, 세 후보가 장 대표 사퇴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점을 기사 중심에 놓았다.
반면 <뉴시스>는 같은 발언의 뒷부분을 주목했다. 「국힘 원대 후보들, 장동혁 거취·한동훈 복당 문제에 “서두르지 말아야”」라는 제목으로, 급진적인 지도부 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후보들의 속도 조절론을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 복당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경제>는 별도 기사에서 김도읍 후보가 “한동훈 복당은 최소 1년 후 논의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하며 사실상 복당 제동론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뉴시스>는 세 후보 모두 복당 문제를 서둘러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하며 전체적인 신중론의 연장선에서 다뤘다.
두 기사 중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언론 모두 실제 발언을 근거로 기사를 작성했다. 그러나 무엇을 기사의 중심에 놓았느냐에 따라 독자가 받아들이는 정치적 메시지는 크게 달라진다.
<한국경제> 기사를 읽은 독자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사퇴론과 한동훈 복당 제동론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뉴시스> 기사를 읽은 독자는 당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도부 거취와 복당 문제를 시간을 두고 정리하려는 분위기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정치 기사에서는 같은 결과를 두고도 원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면서 전혀 다른 기사들이 만들어지곤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승리 해석만 보더라도 그렇다. 일부 언론은 오 시장이 야당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 이른바 ‘윤어게인’ 논란과 선을 그은 점을 승리 요인으로 분석한다. 오 시장이 독자 행보를 보이며 중도층을 흡수한 결과라는 것이다.
반면 다른 시각에서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공천 과정의 잡음과 보수 진영 내부 갈등으로 유권자들의 고민이 컸지만, 그럼에도 보수층과 중도층 일부가 투표장으로 향한 것은 여당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 개인에 대한 압도적 지지라기보다 서울시정의 균형과 부동산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표심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같은 사실이라도 원인을 어디에서 찾고 어떤 대목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기사의 방향은 달라진다.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간담회 보도는 독자가 뉴스를 볼 때 기사에 담긴 사실뿐 아니라, 그 사실을 어떤 관점에서 배열하고 해석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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