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G7서 석유·희토류 비축 제안… 中 견제·호르무즈 리스크 대응

석유 비축 확대·희토류 공급망 강화 제안 전망
중동 정세 불안 속 호르무즈 항행 보장 강조
中 수출 규제 겨냥해 핵심 광물 비축 공조 추진
日, 비축 지원 모델 확산… 한국도 에너지 안보 변수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5일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서 석유 비축 확대와 희토류 비축 제도 강화를 제안할 전망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가능성이 맞물리자, 일본이 에너지·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 문제를 G7 의제로 끌어올리고 에너지 안보 공조에 나서는 모습이다.

 

 

석유는 호르무즈, 희토류는 중국 리스크


<요미우리신문>과 등 일본 언론을 인용한 국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G7 정상회의에서 에너지 안보 3원칙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3원칙은 자유롭고 투명한 무역 확보, 국제에너지기구, IEA와 연계한 석유 비축 확대 지원, 산유국과 소비국 간 협력 강화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이 같은 3원칙을 G7 정상회의 성과문서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동 정세 관련 관계 각료회의에서도 해당 방침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항행과 부당한 수출 제한 반대, 대체 수입선 확보 등을 통해 석유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LNG의 주요 해상 수송로다. 이 해협이 사실상 봉쇄될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아시아 국가들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며 에너지 안보 논의를 주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정세가 G7 정상회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일본은 에너지 수급 안정과 해상 교통로 보호 필요성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G7서 ‘에너지 안보 3원칙’ 제안 전망


일본은 각국이 비상 상황에 대비해 석유 비축 제도를 구축할 수 있도록 G7 차원의 지원 강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IEA는 회원국에 순수입량 기준 최소 90일분의 비상 석유 비축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참고해 아시아 수입국들의 석유 비축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이번 제안에는 자국이 주도해 온 에너지 조달 지원 틀인 ‘파워아시아’를 국제사회로 확장하려는 구상도 담겼다. 일본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석유 비축 제도 구축 지원을 강화해 왔다. 파워아시아는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하는 동남아시아 국가 대상 금융 지원 프로젝트로, 일본 정부는 이를 에너지 안보 협력 모델로 제시할 전망이다.

 

<TV도쿄>에 따르면 희토류 비축 제도도 G7 무대에서 거론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일본의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 JOGMEC가 시행 중인 희토류 비축 제도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방산 장비, 첨단 전자제품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망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수출 제한 가능성을 겨냥해 G7 차원의 핵심 광물 비축과 공급망 분산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 비축이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라면, 희토류 비축은 중국발 공급망 불안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일본이 석유와 핵심 광물 비축을 함께 꺼내 드는 것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안보를 같은 의제로 묶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日, 비축 지원 모델 확산… 韓에도 에너지 안보 변수


한국에도 관련 영향이 적지 않다. 한국 역시 원유와 가스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에너지 수입국이다. 중동 해상 수송로의 안정성은 정유, 석유화학, 제조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맞물려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커질 경우 일본뿐 아니라 한국 산업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일 양국은 모두 자원 빈국이자 제조업 기반의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동 정세 불안, 해상교통로 보호, 비축 체계 확충, 대체 조달망 확보는 양국 모두에 중요한 과제다. 앞서 한일 정상 간 에너지 안보 협력 논의에서 원유와 LNG 협력 필요성이 거론된 만큼, 일본의 이번 G7 제안이 역내 에너지 협력 의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제안은 일본이 에너지 안보를 경제 문제를 넘어 외교·안보 현안으로 다루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석유는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희토류는 중국의 수출 통제 리스크와 맞물려 있다. 일본이 G7 무대에서 석유와 희토류 비축을 동시에 꺼내는 것은 에너지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정부가 G7 성과문서에 3원칙을 반영하는 데 성공할 경우 일본은 중동 위기 대응과 아시아 에너지 안보 논의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도 일본의 구상이 역내 에너지 안보 협력 의제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