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첫 월드컵’ 카보베르데, 스페인과 무승부… 대서양 섬나라가 쓴 이변

슈팅 27개 허용하고도 무실점
인구 52만 명 소국, 우승 후보 상대로 승점 1점

인싸잇=전혜조 기자ㅣ월드컵 본선에 처음 오른 카보베르데가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미디어상에서는 “새우가 고래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며 화제가 되면서, 한국에는 작고 생소한 섬나라인 카보베르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스페인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로드리, 페드리, 가비, 페란 토레스, 마르크 쿠쿠렐라 등 주축 선수들을 앞세워 카보베르데를 몰아붙였다. 슈팅 수에서도 27-6으로 크게 앞섰고, 패스 횟수도 800회를 넘겼다.

 

하지만 카보베르데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카보베르데는 수비 라인을 낮게 내리고 페널티박스 주변에 많은 선수를 배치하며 스페인의 중앙 침투를 막았다. 스페인은 측면 크로스와 중거리 슈팅으로 활로를 찾았지만 결정적인 장면마다 카보베르데 수비진과 골키퍼 보지냐에게 막혔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40세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였다. 보지냐는 스페인의 유효 슈팅을 잇따라 막아내며 팀의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보지냐는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있는 섬나라다. 아프리카 서해안에서 약 620㎞ 떨어진 군도 국가로, 수도는 산티아고섬의 프라이아다. 인구는 약 52만 명 수준으로,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서도 규모가 작은 나라에 속한다.

 

나라는 10개의 주요 섬과 여러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다. 살섬과 보아비스타섬은 해변 휴양지로 알려져 있고, 산티아고섬에는 수도 프라이아와 역사 도시 시다드벨랴가 있다. 화산섬 포구는 산악 지형과 화산 풍경으로 여행객들이 찾는 지역으로 꼽힌다.

 

카보베르데는 15세기 포르투갈인들이 정착하면서 식민지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대서양 항로의 중계기지로 활용됐으며 지난 1975년 독립했다.

 

산티아고섬의 시다드벨랴는 카보베르데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다. 이곳은 15세기 포르투갈인들이 세운 초기 정착지로,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대서양 무역과 식민 지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관광지로서의 카보베르데는 유럽 여행객들 사이에서 먼저 알려졌다. 건조한 기후와 긴 해변, 대서양 바람을 활용한 서핑·윈드서핑, 화산과 트레킹 코스가 주요 매력으로 꼽힌다. 축구 역시 해변과 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는 생활 문화에 가깝다.

 

 

그 작은 섬나라가 월드컵 첫 경기에서 만난 상대는 FIFA 랭킹 2위 스페인이었다. 전력 차는 컸지만 카보베르데는 조직적인 수비와 집중력으로 버텼다. 특히 경기 내내 단 1개의 파울만 기록하며 스페인의 맹공을 막아낸 점도 눈길을 끌었다.


페드루 브리투 카보베르데 감독은 경기 후 “스페인이 공을 더 많이 소유했지만, 점유율이 곧 경기 지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조직력과 용기,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조국에 큰 의미가 있다”며 “작은 나라의 대표팀도 강팀과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압도적인 공격 지표에도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며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데뷔전에서 우승 후보를 상대로 무실점 무승부를 기록하며 자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장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