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0일 美 나스닥 ADR 상장…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인싸잇=이서호 기자|SK하이닉스가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을 앞둔 가운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대규모의 자금 조달과 더불어 상장을 통해 회사가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와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 증권예탁증서(DR) 발행 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DR 발행 총액을 기존 45조 4500억 원에서 약 43조 1400억 원으로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정은 지난 3일 SK하이닉스의 주가 종가 기준인 242만 5000원을 참고했다. 앞서 DR 발행 결정 공시에는 지난달 23일 종가 기준인 255만 5000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발행 규모가 수정된 것으로, 정확한 금액은 오는 10일 확정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위해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인 1779만 주를 신주로 발행할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팹과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등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과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 노광장비 구매에 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두고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적은 더 높아도 한국 증시에 묶여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3조 원이다. 반면 마이크론은 2026년 3분기(3~5월) 실적 발표에서 333억 달러(약 51조 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 실적이 높지만 PER(주가수익비율)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PER은 주가를 EPS(주당순이익)로 나눈 수치를 의미한다.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낸다. 올해 SK하이닉스의 PER 컨센서스는 5.9배, 마이크론은 7.8배다.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비해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업계는 ADR 상장을 통해 저평가 요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류형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ADR 상장은 경쟁사와 동일한 조건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를 받을 기회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경쟁사 대비 사업 경쟁력과 규모에 있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 대비 받고 있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기업가치 평가절하)는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 덧붙였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번 상장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ADR 발행을 통한 신규 조달 자금은 시설투자에 투입될 예정이고 자금 조달로 인한 현금흐름 개선은 향후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디 저우 손버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공모는 한국 주식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투자자를 겨냥한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은 AI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직접적고 마찰 없는 투자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라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알버트 용 매니징파트너는 로이터 통신에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반도체 중심의 좁은 상승장이 마무리되고 시장 주도주가 점차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며 이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고점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AJ벨의 다니엘 코츠워스 시장총괄은 최근 블룸버그 통신에 “이번 상장이 다소 늦은 것은 아닌지”라며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89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최대 실적인 535억 달러(약 81조 6945억 원)을 넘어선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