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임종옥 기자ㅣ국내 증시가 7월 들어 반도체 업황 둔화와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의 ‘호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추진 계획이 광주·전남 지역 기반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는 7월 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하며 올해 고점 대비 20% 이상 밀리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이어졌던 상승세가 꺾이면서 7000선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하락 종목이 765개에 달한 반면 상승 종목은 125개에 그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다만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 발표 이후 광주·전남 지역 기업들은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하는 종목들이 눈에 띄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토목공사와 기초자재 공급 등 건설·자재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됐다.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클러스터 계획 발표 직후인 지난달 29일 금호전기는 가격제한폭인 29.94% 상승했고, 동양파일과 금호건설, 남화토건 등도 일제히 상한가 수준까지 치솟았다. 다음 날에는 금호건설우와 동양파일이 다시 상한가를 기록했고 금호건설과 금호전기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6월 한 달 동안 시가총액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금호건설은 시가총액이 2653억 원 늘며 증가율 174.9%를 기록했고, 금호건설우는 141.6% 증가했다. 특히 광주 지역 레미콘 업체 서산은 호남 클러스터 수혜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가총액이 308.1% 급증해 코스닥 시장 증가율 1위에 올랐다. 남화토건과 남화산업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어서 9일에도 금호건설은 장중 23%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한국거래소는 투자주의 및 투자경고 종목을 대거 지정했다. 금호건설, 다스코, 동양파일, 남화산업은 투자주의 종목으로, 금호건설우와 금호전기, 남화토건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이후 일부 종목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정부는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하며 종목 상승에 기대감을 불어 넣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8일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가 선정된 만큼 인허가 등 후속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전속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건설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겼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과 주택 외에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부족했던 건설업종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새로운 기회가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실제 사업 진행 속도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력과 용수, 부지, 인력 확보 등이 사업 추진 과정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단기적인 테마보다는 실제 착공과 인프라 구축, 기업 투자 확정 여부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 전반이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호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지역 경제와 건설·소재 업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실제 사업 추진 속도와 투자 집행, 인프라 구축 여부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는 만큼 단기적인 주가 흐름보다는 사업의 진행 상황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대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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