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서호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비용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1000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이 산업 성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미국 테크 전문 플랫폼 ‘식스파이브미디어’와 인터뷰에서 “현재는 반도체 가격이 너무 높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공급 능력을 확대하려면 일정한 리드 타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 프로젝트에 약 1000조 원을 투자해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단순한 AI 인프라 확장이 아닌 더 낮은 비용으로 AI 토큰을 효율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AI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 효율화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SK하이닉스의 나스닥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은 재무적 선택지 확보와 경영구조 개선, 투자 기회 확대 등 3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주식이 거래되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를 유치할 수 있고, 주식을 활용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주주들이 새롭게 참여함에 따라 거버넌스 체계 역시 재정비했다”며 “이제 단순한 한국 기업이 아니라 AI와 에너지 분야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생산능력을 2배 수준까지 확대하려는 목표 시점인 향후 5년의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위험과 막대한 자금 문제를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위험과 관련해 “갑작스러운 사건이 에너지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 AI가 발전하는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짧은 기간이라도 성장 모멘텀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AI에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충분한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거대한 모멘텀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현재의 AI가 아직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봤다. 다만 5년 뒤에는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해 생산성 향상의 선순환을 이끌 것이며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에 도달할 때까지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자금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최 회장은 SK그룹이 글로벌 AI 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이 된 배경으로 위기와 역경에 맞서 도전 정신을 꼽았다.
그는 "아버지는 살면서 수많은 위기와 역경을 마주하더라도 피하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르쳐주셨다"며 "그 역경을 오히려 자신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또 "저도 위험 자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도전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도전한다. 그 과정 자체를 즐겼다"며 "저희는 거의 15년간 메모리 사업에 도전해 왔고, 범용 상품으로 여겨지던 메모리 제조업을 지금의 전략 사업으로 변화시켜왔다"고 설명했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