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국무회의 ‘입틀막’에 일타강사 자처한 오세훈… 유튜브로 옮겨간 정책 토론

서울 부동산 논의하면서 정작 서울시장 정책 제안은 서면으로
국무회의서 못한 말, 27분 유튜브 영상으로 정부 정책 비판

인싸잇=전혜조 기자ㅣ국가 최고 정책 심의기구인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려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유튜브에서 ‘일타강사’를 자처했다. 국무회의에서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정책 분석을 27분짜리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정책 토론의 무대가 회의장이 아닌 개인 미디어로 옮겨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는 ‘부동산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계획’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오 시장은 토론 말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기 위해 발언을 요청했지만, 한성숙 국무총리는 “시장님 의견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회의 말미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축하와 함께 간단한 인사말 기회를 주자, 오 시장은 준비한 부동산 정책 건의안을 언급하며 설명을 이어가려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죠”라며 발언을 정리했다.

 

오 시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국무회의 규정」에 따라 국무회의에 배석하는 서울특별시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서울시장은 의결권을 가진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국무회의에 배석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결국 오 시장은 회의 직후 서울시청에서 정부에 제출한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공개했다. 건의안에는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까지 높이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과 함께,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와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어 다음 날인 15일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국무회의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27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가 분석한 주택 거래 자료와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 공인중개사 660명의 의견을 근거로 정부의 수요 억제 중심 부동산 정책이 매매·전세·월세 상승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또 이주비 대출 제한이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즉각 비판에 나섰다. “천만 서울시민에 대한 입틀막”이라며, 서울의 부동산 문제를 논의하면서 정작 서울시장의 정책 설명을 제한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의 부동산 해법이 옳은지 여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정책과 수치로 반박하면 됐다. 국가 최고 정책 심의기구인 국무회의는 서로 다른 의견을 검증하고 조율하는 자리이지, 특정 의견을 회의장 밖으로 밀어내는 공간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국무회의에서는 서울 부동산 문제가 논의됐음에도 정작 서울시장의 정책 설명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회의장에서 다뤄지지 못한 정책 제안은 유튜브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됐다. 국무회의가 해야 할 정책 토론을 개인 미디어가 대신한 셈이다.

 

국무회의는 이미 정해진 결론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공간이다. 서울시장의 주장이 틀렸다면 그 자리에서 반박하면 됐고, 타당한 부분이 있다면 정책에 반영하면 됐다. 그러나 토론보다 발언 자체가 제한됐다는 인상을 남긴 순간, 논란은 부동산 정책을 넘어 국무회의 운영 방식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회의장에서 하지 못한 말을 유튜브에서 해야 했다면, 이번 논란은 ‘일타강사 오세훈’의 등장보다 국무회의가 왜 그런 상황을 만들었는지를 먼저 돌아보게 한다. 정부가 듣기 불편한 의견까지 공개적으로 토론하지 못한다면, ‘입틀막’이라는 비판은 정부 스스로 만든 불통의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