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강용석 | “왜 안 파느냐” 논란이 무성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가 드디어 팔렸다. 그런데 이후에도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20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공동으로 소유한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전용면적 164.25㎡)가 김 아무개 씨에 공동명의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주목해 볼 부분은 해당 아파트가 29억 원에 팔리며 소유권도 김 씨 측에 넘어갔지만, 여기에 이 대통령 부부 앞으로 무려 17억 7700만 원의 근저당이 설정됐다는 점이다.
이는 매수인(김 씨 측)과 매도인(이 대통령 측)이 약정한 주택 매매 금액에서 매수인이 잔금이 부족할 때, 양측이 협의에 따라 소유권 이전 먼저 진행하되 잔금을 완납할 때까지 매도인이 그 금액에 해당하는 근저당을 해당 주택에 설정하는 방식이다.
소유권이 넘어가더라도 잔금을 납부해야 매도인의 근저당 설정 기록이 말소돼 매수인의 진정한 소유가 될 수 있다. 만약 매수인이 향후 잔금을 매도인과 협의한 대로 치르지 못해 경매 등에 넘어간다면 근저당권자인 매도인이 변제 권리를 가지게 된다.
다시 말해, 등기상 소유권이 이전됐지만, 여전히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이 집에 대한 권리가 완전히 소멸됐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통의 주택 매매거래라면 잔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 이전 등기도 이뤄진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 측의 거래 방식이 이례적이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여전히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 당시가 그랬다. 정부에서 부동산 대출을 틀어막자,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치른 매수인이 갑자기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인다고 하니 잔금이 부족한 처지에 이르렀고, 매도인이 주택에 근저당을 설정하는 대신 잔금 지급을 늦추도록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다만 이번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사례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는 전체 매매대금의 무려 61% 수준을 근저당 금액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엄연히 이러한 거래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잔금 완납일까지 그 잔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빌려준 것과 마찬가지다. 근저당 설정 금액이 17억 7000만 원인 만큼, 그 잔금은 15억 5000만 원에서 16억 원 사이로 추정되는데, 잔금 지급일까지 그 금액을 ‘이재명 사금융’이 매도인에게 빌려주고 소유권을 넘긴 거래라는 설명이다.
은행도 주담대를 일으키면 매수인이 소유한 주택에 근저당권자로 설정되고, 매수인은 주담대를 완납할 때까지 근저당권자인 은행에 원리금을 납부한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 부부 측도 김 씨 측으로부터 잔금에 대한 대여 이자를 받을 권리가 있고, 만약 아무런 대가 없이 김 씨 측에 이런 계약을 용인한 것이라면 일종의 증여에 해당하기에 증여세 납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재명 사금융’이 은행 대출 못 받는 매도인에 돈 빌려준 꼴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 소유한 주택이 없고, 시세보다 싸게 주택을 매도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이번 부동산 거래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에서 대출을 틀어막는 바람에 은행이 주담대 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성남을 포함한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한도가 4억 원으로 줄어들다 보니, 당연히 매수자들은 대출할 곳을 찾지 못해 계약이 도중에 틀어지거나, 제2 금융 또는 사금융에 까지 손을 대 고금리로 잔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입김에 은행에서 대출을 막고 주담대 한도를 축소하며, 매물마저 잠기다 보니 최근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수십억 아파트 집주인 근저당으로 몇억에 입성’ 등의 꼼수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이런 꼼수 방식은 이번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부동산 거래와 유사하다.
은행에서 대출이 나오지 않으니 매수인은 집을 못 사고, 마찬가지로 매도인은 집을 팔고 싶어도 사려는 사람이 돈을 못 구해 못 팔고 있으니 양측이 접점을 찾은 게 ‘잔금은 향후 치르되, 매도인의 근저당 설정’ 방식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앞서 언급했듯이 결국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잔금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하는데, 그 이자 수익은 은행이 아닌 매도인에게 돌아가며, 이는 엄연히 사금융 방식과 다를 바가 없다.
결국 이 대통령이 만든 부동산 정책이 스스로에 이익이 되는 꼴을 만든 것이다. “이쯤 되면 대통령이 부동산 투자의 귀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그것이다.
“‘물딱지’ 피하려는 기가 막힌 거래 타이밍” 비판도
이번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부동산 거래는 매도인의 잔금 지급 불이행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매수인이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다.
사실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졌더라도, 넉넉히 현금을 갖고 있거나 은행에서 4억 원이라도 대출받아 잔금을 마련할 수 있는 이들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에 공인중개사에 맡기고 이러한 매수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서둘러서 시세보다 낮게 매각한 것인지를 두고도 잡음이 나온다. 이번에 이 대통령이 매도한 양지마을 아파트는 대규모 재건축 사업인 1기 신도시 선도 지구로 선정돼 이달 말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분당구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는데, 현행법상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사업의 경우, 사업 시행자 지정 이후 주택 매매 계약이 이뤄지면 매도인이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등에 한해 조합원 지위까지 매수인에 양도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매매거래는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얻지 못해 입주도 못하고 손실만 보상받는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 이런 경우 매수인이 아무런 쓸모없는 ‘물딱지’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1998년 6월 이 아파트를 취득했고, 공동 명의자인 김혜경 여사는 2018년 1월에 이 대통령으로부터 지분 2분의 1을 증여받았다. 때문에 김 여사의 경우 ‘10년 이상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사업 시행자 지정 이후 매도인에게 집을 넘긴다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이달 말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가 이뤄진 뒤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이 아파트를 팔려고 했다면, 매수인 입장에서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효력도 없는 물딱지를 받는 것에 불과하기에, 더 팔기 힘들어졌을 것이고, “시세보다 싸게 내놨다”고 자랑한 29억 원보다 더 낮은 값에 매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가격을 다 받기 위해 서둘러서 집을 매각한 의도가 뻔히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14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부동산 시장을 감독할 조직을 새로 만들고, 의심 거래는 자기 돈으로 산 것이라도 전수조사해 시장 교란행위를 철저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런 부동산 시장 감독 조직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의심스럽지만, 김 실장은 이번 기회에 이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근저당 설정 과정에서 이자 지급에 대한 계약도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 전 주택 매도 과정에서 꼼수는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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